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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Escape/Elenism

한국야구 참...;;;

by ♥Elen_Mir 2015. 3. 18.

올시즌 정호가 MLB 진출한 김에 나도 함께 MLB만 응원하려고(텍사스도 있으니) 노력한 이유가 이 한국야구의 답 없는 현실 때문이었는데 어째 이 나라는 위부터 아래까지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만 계속되고 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솔직히 말하면, 난 김기태 감독에 대한 감정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나쁘지는 않았던 게 내가 그나마 한국에서 응원했던 넥센이 항상 우위를 보여왔고, 그 선봉장에 계신 분이었으니 우리 입장에서는 나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지인의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고, 실망스러운 면은 없지 않았지만 어차피 내 응원팀 감독 아니었으니 크게 여길 건 없었다......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윤석민 선수를 마무리 투수로 박아두길 원하는 것 같다. 일단 그렇게 밑밥 깔아두고, 선수가 어쩔 수 없이 결정하게끔 만드는 그런 수순으로...... 사실 언론플레이 하면 기아 구단이 최고이기는 하나, 김기태 감독도 만만치 않게 언론플레이를 잘 이용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게다가 똥고집도 엄청난데 사람은 안 변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보면 아마 누가 뭐라고 한들 귀에 안 들어오겠지...


한국 사회에서는 참 자기 의견 말하기가 쉽지 않다.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면 이기적이라며 혼을 내고, 핀잔을 주는데 그 욕을 먹었으면 그대로 해줄 수도 있는 것, 그래도 결국은 윗대가리들이 원하는 대로 굴러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건 야구 뿐만이 아니라 이 사회 전반적으로 그런 부분이 일상화 되어있고, 나도 사회 생활하면서 겪지 않은 일은 아니다. 내 의견을 피력한 적은 좀 있지만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된 적은 거의 없었으니까......


윤석민 선수도 아마 선발 투수 보직을 당연히 맡고 싶을 것이지만 아마도 분명히 제대로 의견 피력을 못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일단 많은 돈을 받고 계약했으니 팀에 미안한 마음도 있을 것이고, 아직 야구판이 21세기가 아니기도 하며 군대보다 더한 조직이라고도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가는 또 다른 보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건 팬들이 이렇게 여론을 형성해 주는 게 좋아보이기는 하나,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김기태 감독 성향이다.



이미 김기태 감독은 엘지 시절 준수한 1~2선발급 투수들을 마무리로 돌리려는 시도를 해왔다. 레다메스 리즈가 그랬고, 봉중근이 그랬고, 그 이전에 박현준도 있었다.(박현준이야 이미 퇴출된 마당이니 어쩔 수 없지만;;)

리즈가 초반에 준수하게 막아줬다고는 하지만 내가 볼 때는 그 때도 시한 폭탄이었던 것이 자기 공을 제대로 던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괜히 16구 연속 볼을 던진 게 아니란 말이지..... 

봉중근은 수술 후 나이도 나이인지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부분은 이해가 안 가지는 않는다.


사실 그 이전에 삼성 선동열 감독때인가, 윤성환을 불펜으로 돌리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하는데 윤성환은 시의적절하게 제대로 폭망해주셔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것......



솔직히 팬들에게나 팀에게나 잔인한 이야기라 일부러 맞아주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윤석민이 마무리로 훌륭히 안착한다면 앞으로 그 자리로 굳어져버리게 되고, 만약 다시 MLB 진출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손치면 그때는 진짜 불펜으로밖에 못갈 것이고, 훨씬 더 못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게다가 나이는 훨씬 더 많아지는데......


사실 이런저런 부분 다 떠나서 난 대체 에이스급 투수를 왜 마무리로 돌리려고 감독들이 그렇게 안간힘을 쓰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내가 볼 땐 파리목숨인 자신들의 처지때문에 무리하게 쥐어짜는 것이라고밖에 안 보이는데 본인들은 자신들의 수명을 위해 이기적으로 굴어도 되고, 선수들은 그러면 안되는 것인가??


만약 정말 에이스급 투수를 마무리로 전환시켜야 한다면 전제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그 팀이 4강도 아닌 우승을 다투는 컨텐더 팀이어야 한다는 점(메이저는 포시 진출이겠지만 한국은 팀이 적으니까), 둘째, 제대로된 선발투수가 최소 4명은 있어야 한다는 점(작년이라면 3명이겠지만 144경기로 늘어났으니 최소 4명은 되어야 운용이 될 것임), 셋째, 강력한 불펜 셋업맨이 있어야 한다는 점...


이 점을 봤을 때 기아가 과연 저 세 가지 조건에 충족되는가를 살펴보면 지금 단 하나도 충족하지 못한다. 만약 윤석민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면 마무리투수로 누굴 시키려고 했던 것인가? 심동섭? 시범 경기 얼마나 길다고 고작 10경기쯤 내보내고 이 선수가 통한다 안통한다는 것을 어찌 알지? 일단 그렇게 정했으면 본인이 리즈 그렇게 몰아붙인대로 해봐야 할 거 아닌가? 정 불안하다면 외국인 투수 한 명을 마무리로 데리고 오던가.....


그리고 애초에 마무리투수로 외국인 선수 안 뽑은 게 들인 비용에 비해 효용성이 별로 없어서 아닌가? 귀족 마무리는 원치 않았을테니... '윤석민' 이름 석 자 다 빼고 보면 4년 90억(1년 22.5억) 지금 특급 외국인 선수 몸값 정도인데 그 외국인 투수 중에 마무리로 쓰는 선수가 누가 있단 말인가...... 이건 프런트에서도 막아야 할 일이다. 프런트에서 돈 실컷 써놨더만 그 돈으로 효용성이 떨어지는 자리를 쓰겠다는데 왜 가만히 있는 것인가...... 팀의 방향을 설정하고 감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때는 프런트가 막아줘야지, 다 참견하지 말란 이야기는 아니다. 왜 자꾸 자신들의 역할 설정을 잘 못하는지... 진짜 프런트가 머리가 안 돌아가나?


또한 김기태 감독 불펜 혹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 아니었나? 수술만 3번 한 선수 낭떠러지에 몰아놓고 맞으니까 그때서야 안 쓰기 시작하지 않나, 마무리인지 중무리인지 8회부터 나와서 잘 던지니까 계속 그 수만 쓰고 앉아있어... 작년 초중반에 왜 봉중근이 부진했을까... 이동현도 마찬가지고......




뭐 솔직히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아직 넥센에 좋아하는 선수들이 남아있는만큼 타팀팬 혹은 타팀 선수 입장에서 땡큐인 상황이다. 양현종-윤석민-외국인1-외국인2라면 숨이 막혔을텐데 일단 한 명 빠져버리면 1경기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는 다 해볼만한 상황이 되니까 말이다. 아마 이건 신생팀 KT도 그렇게 생각할걸... 물론 외국인 선수가 어찌될지 모르지만 두 명 다 터져주는 확률이 높진 않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윤석민 선수가 우리 응원팀 선수가 아니라고 해서 그 선수가 희생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속 좀 풀어본다.. ㅜㅜㅜㅜ 석민이 참 신인때부터 불펜으로 나와서 뼈빠지게 던져주고, 선발로 오니까 불펜들이 승리 다 날리면서 불펜 알바까지 뛰었는데 포스팅(팀의 권리라고는 하나, 트리플 크라운도 한 마당에 시도까지는 해볼 수 있었는데... 그래서 나중에 양현종 어쩔 수 없이 해줄 수 밖에 없었잖아?)도 안해줘, 부상 안고 WBC 뛰어서 폼 잃어버려, 그래서 결국 그거 회복 못한 상태로 MLB 도전까지 참 이 녀석만큼 박복한 녀석도 없는 것 같다.


그러게 이 녀석아... 올해 기회 얻기 힘들었다고 해도 일단 마이너 캠프 참가해서 보여주고, 또 마이너 경기 뛰면서 더 보여줬어야지 왜 왔니.. ㅜㅜㅜㅜ 그렇게 유례없이 준비도 열심히 했고, 몸 상태도 좋다면서.......

어디서 들으니 SK에서 오퍼도 왔다던데 SK가면 더 낫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어차피 정우람도 있고, 김용희 감독은 원래 선수들 관리 잘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튼 정말 그래선 안되는 것을 알지만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면 너무 잘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희생만 할 것인가. 서로 윈윈해야 좋은거지, 한 쪽만 일방적으로 당하는 건 정말 못할 짓인 것 같다. 그리고 제발 한국 감독들 선수들 혹사시킬 생각 그만하고, 선수들 좀 키웠으면 좋겠다. 본인들 능력 없음은 깨닫지 못하고, 언제까지 선수 한 명에 매달릴건지, 언제까지 구시대적인 유물만 답습할건지 답답해 죽겠다..... -_-;;


선수들 키우려면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한 법, 차분하게 그 자리에 적절한 선수를 찾아야지 왜 잘하고 있는 선수를 빼서 다른 자리에 넣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몸 상태가 별로 안좋다고 하면 클로저로 쓰지도 못하고......



진짜 이렇게 하나하나 질리면서 한국 야구를 내려놓게 될 것 같다. 최소한 미국 야구는 팜이 좋아서 그런가 이런 비정상적인 일들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물론 로리아 단장은 경계하고 있기는 해야 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나처럼 한국 야구 떠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암흑기가 도래하고 나서야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말고, 제발 좀 제대로된 가치관을 가지고 팀을 운영해나가길 바란다!!!!!! 팬들이 뭐 시간 남아서 그런 쓴소리도 해주는 게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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