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Kang Jung Ho) 최종 입찰팀은 피츠버그 파이리츠...!!!

[출처 : MLB.com]

강정호의 비딩에 성공한 구단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피츠버그 파이리츠(Pittsburgh Pirates)였다. 2013 NL MVP 앤드류 매커친이 뛰고 있고, 최근 포스트시즌 진출 단골팀인만큼 전력이 강하며 대부분의 선수들이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이다. 페이롤이 뒤에서 4번째로 적은 팀이고, 그나마 최근 컨텐더를 유지하기 위해 페이롤을 늘리고 있는 과정이라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점이 주전 내야수들이 모두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팀이고, 내외야 백업까지 가능한 션 로드리게스를 데리고 온데다 외야라인은 더 빵빵하기 때문에 과연 이런 팀이 왜 강정호에게 5M나 비딩을 했을지 의문인 것이다. 물론 콜로라도나 텍사스, 볼티모어, 미네소타 등등 더 비집고 들어가기 힘든 내야라인을 가진 팀이 아니라는 게 불행 중 다행이겠지만(그러나 우리 JD 단장은 관심왕답게 비딩은 하신 듯!!!) 이 팀의 3-유 주전 선수들이 최저연봉을 받고 있는 고효율의 선수들이라는 점이 마음에 안 걸릴 수가 없고, 2루수 닐 워커는 해적네 프랜차이즈 스타 겸 밀어낼 수 없는 벽으로 보인다. 일단 타격이 너무 좋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적네는 왜 정호에게 5M에 추가로 연봉까지 최대 3y -12M 까지 들여 이 녀석을 영입하고자 하는 것일까...

위장입찰은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이 그럴 의도였으면 안정된 금액 8~10M를 써버리지, 애매하게 5M로 입찰하지 않을 뿐더러 뒤에 2015달러라는 의미있는 액수를 적어낼 필요가 없다.(카즈가 매우 아까워하는 것을 보니 웬지 2000달러 차이로 밀린 듯?) 짜투리 금액을 쓰는 이유는 같은 금액을 써낸 팀보다 더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마쓰자카, 다르빗슈, 류현진 등의 선수들에게 의미있는 짜투리 금액을 써낸 것이다.

김형준 위원 말대로 후에 누군가를 트레이드 블록에 올려놓고, 그 자리에 정호나 정호 경쟁자들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해적네는 지금도 리빌딩 팀이 아닌 컨텐더 팀이라서 저연봉과 서비스타임이 많이 남은 선수들은 물론 타선의 핵인 선수들을 지금 시점에서 굳이 팔 필요가 없고, 아마도 빠르면 내년 중후반이나 내후년 정도에 움직일 것이다.

2루수 닐 워커가 FA까지 2년밖에 남지 않아서 팀에서는 장기계약으로 묶어두고 싶어하고 있지만 워커가 더 큰 돈을 원하고 있다고 하고, 이미 금액에 대해 꽤 이견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내년에 정호든 션 로드든 누구든 2루 대체자가 확고해지고,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지거나 혹은 더 전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좋은 투수를 데리고 올 때 워커를 트레이드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내년에는 정호가 주전으로 들어갈 자리가 없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몰마켓팀이 5M를 써냈다는 것은 그만큼 정호의 실링을 우리 생각만큼이나 높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더 높게 봤으면 10M도 가능했겠지만 일단 최근 몇년간 일본 내야수들의 실패로 인한 디버프가 있었기에 많은 구단이 투자하기 꺼려하고 있는 상태에서 게다가 주전도 굳건한 스몰마켓팀(최근 중계권으로 인해 페이롤을 늘리고 있다고는 함)이 저 정도의 금액을 써냈다는 건 우리 팬들이 보는 정호의 포텐셜을 해적네 스카우트도 본 게 아닐까 싶다.

백업도 여유가 있는 상태라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가열찬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급하게 모든 걸 잘하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저 수비시 타구 속도나 바운드가 어떤지, 타격시 투수 구속이나 제구력, 다양한 구종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전체적으로 어떤 스타일들의 야구를 하는지, 이동거리나 음식, 문화 등에 서서히 적응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듯 하다. 마이너리그는 버스로 9~10시간을 이동하는 것 같던데 보통 체력이 아니면 안될 듯... -_-;; 

설사 초반에 성적이 신통치않아 트리플A에 내려간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야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런 시간도 일정 부분 있어야 할 것 같고,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텍사스&워싱턴 팬이라 이 쪽 경기는 잘 보지는 않지만 매커친때문에 살짝살짝 들려온 해적네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매력적인 팀이란 생각이 든다. 절대 돈낭비를 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전력을 유지하고 있고, 쉽게 지지 않는 끈끈한 팀인데다 매커친을 중심으로 클럽 하우스 분위기도 좋다는 것 같다. 게다가 구장도 아름답고, 유니폼도 이쁘고, 피츠버그 도시 자체도 조용하면서 깔끔하며 사람들도 친절하다는 듯. 동부 쪽과 가까워 겨울에 좀 추워서 그렇지(그렇다고 시카고처럼 추운 건 아니고, 우리나라 정도;;;) 조용히 살기 좋고, 유서 깊은 지역이라고 하는 것 같다. 직항은 없지만 정말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인 듯~~!!!

일단 계약 협상이 중요하긴 할텐데 앨런 네로가 워낙 경험이 많은 사람이니 알아서 전략을 잘 짜줄 것 같다. 포스팅 기간 중에 가이드 라인도 제시했고 그 점을 비딩에 참여한 팀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많이 후려치려고 하지는 않을까 싶은데 일단 어떤 태도로 나오는지는 봐야겠지... 그렇다고 해도 보통 포스팅비와 연봉이 1:1~1:1.8 정도 되기 때문에 조금 더 금액 차이를 좁히는 건 필요할 것이고, 그 하한선은 에이전트와 알아서 잘 상의하리라 믿는다.

다만, 금액에서 양보하면 계약 기간을 좀 줄인다거나 계약기간이 길면 금액을 좀 늘린다거나 옵트 조항을 넣는 등 옵션 부분까지 감안하면 간단하게 생각할 건 아닌 것 같다. 너무 돈에 얽매이지 말고, 서로 win-win이 되는 계약을 잘 끌어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 해적네로 결정된 건 아니지만 정호가 지금 나오는 일련의 부정적인 시각들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어느 팀이든 이 정도의 경쟁은 해야 하고, 오히려 잘 헤쳐나간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유격수 자리를 꿰찰 기회도 될 수 있다. 콜로라도의 툴로나 워싱턴의 데스몬드, 카즈의 페랄타, 볼티의 하디 등등 경쟁 위치에 넘사벽이 있는 것보다는 그나마 벅스의 머셔가 더 해볼만한 선수임은 분명하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정호를 유격수로 보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난 정호가 생각 외로 수비에서도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은 뭔가 보여줄 수 있을것이라 믿는다.

사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하고, 개막전부터 몇 경기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다가 2군에 내려갔을때 난 다시는 정호를 유격수로 보지 못할지 알았다. 어차피 원래 3루수였으니까(포수, 투수, 1루수는 어차피 광주일고 팀 사정에 의해서 본거고 이 당시 주전 유격수는 SK 김성현임.) 3루수로 볼 수 있을지 알았는데 당시 김재박 감독은 2군에서 유격수 경험을 쌓게 만들었던 것이다. 당시 조동찬도 비슷하게 2년동안 2군에서 훈육을 받고 올라와서 성공했었고, 이를 본 현대 구단은 정호에게도 시간을 주기로 한 것 같았다.

정호는 저 시간이 끔찍했겠지만 2년동안 2군에서 교육받은 시간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모습이 없었을 것이고, 그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으니 MLB도 마찬가지로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더 힘든 상황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본다. 어차피 그런 각오쯤은 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말이다.

5M은 단순히 정호를 백업으로 보는 금액이 아닌 준주전 정도로 보는 듯 싶다. 백업으로 시작해서 향후 주전으로 쓰려는 의도. 더욱이 스몰마켓팀에서도 단순 보험으로 넣을만한 금액도 아니고, 일단 내년 정도는 적응할 겸 시간을 주고 후반기 정도부터 팀 성적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내후년에는 어느 포지션이든 주전이 될 가능성이 있어보이고(아마 본인이든 다른 경쟁선수든 가치가 높은 선수나 워커 등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을 듯), 바로 그런 것을 팀이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고, 스스로 잘해나간다면 결국은 성공한 메이저리거가 될테니까~~!!! 

나도 이 녀석을 위해 미쿡 입성하면 나름 도움을 줄 방법을 생각하고 있으니 혼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일단 협상부터 잘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