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매력을 갖춘 원석' 히어로즈 김성현 [루키 스토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팬들 입에서 쉽게 이름이 나오는 선수 되고 싶다"
우리 히어로즈 신인 투수 김성현. 그가 밝힌 프로선수로서의 최종 목표는 소박했다. 어쩌면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는 말 속에 자신의 목표가 모두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 히어로즈 투수코치인 정명원 코치를 연상시키는 훤칠한 키와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인터뷰에 묻어나는 그의 말 속에서 김성현은 이미 기억하고 싶은 선수가 되고 있었다. 히어로즈와 SK의 경기가 열린 13일 목동구장에서 김성현을 만나봤다.
▲ 결코 순탄치 않았던 아마추어 시절, 그리고 프로 입단
김성현은 인터뷰 중 "덤덤했다"는 표현을 자주 썼다. 하지만 김성현이 프로에 입단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중학교 당시 투수로 거듭나기 위해 선택한 유급, 대구고 1학년을 마친 뒤 자신이 자라온 고향 대구를 떠나 제주관광고(현 제주고)로의 전학까지.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그를 뽑은 팀 역시 지난해 팀 사정이 가장 불안정했던 현대 유니콘스였다. 결국 김성현은 현대와 한 번, 히어로즈와 한 번, 두 차례 계약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김성현 자신이 말하는 대로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활발한 성격 덕분에 지금까지의 어려운 과정들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왔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성격은 인터뷰 도중에도 여러차례 나타났다. 김성현은 2차 1번(전체 6번)으로 프로에 지명됐을 당시 기분에 대해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덤덤했다"며 "당시 현대의 어려운 팀 사정도 잘 몰랐고 주변에서 2차 1번으로 뽑혔다고 축하하기에 고맙다고만 했다"고 밝혔다.
개막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40세이브를 달성하며 신인왕이 되고 싶다"고 말한 내용이나 첫 세이브 기록 후 "다른 건 모두 정찬헌(LG)이 앞서지만 자신감만은 내가 앞선다"고 말한 부분 역시 김성현의 성격을 알 수 있는 한 마디다. 자칫 거만하거나 지나친 당당함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발언이지만 속삭이듯 조용조용하게 말하는 그의 어투 속에서 이러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그저 낙천적이고 활발한 성격을 지닌 20살 소년이 밝힌 속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언제나 낙천적인 김성현이지만 제주관광고로의 전학 후 야구협회 규정으로 인해 6개월간 출전하지 못할 때에는 답답한 마음이 그를 짓눌렀다. 그는 "경기에 나가지 못하니까 답답했고 '내가 나가면 잘 던질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니까 금지규정이 풀릴 때까지 몸이 근질근질 거렸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도가 운동하기에 좋은 부분들도 있지만 시설이 열악해 제대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점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 "내 장점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몸, 아주 큰 단점은 컨트롤 불안"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시범경기 전부터 김성현을 마무리 투수 후보 1순위로 올려놨다. 2005년 이후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조용준의 공백으로 인해 붙박이 마무리투수가 없는 것도 한 이유였지만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과 대담한 성격을 가졌다는 점도 마무리투수 후보 1순위가 된 이유였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시범경기에서는 3이닝 동안 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타자를 압도했지만 "구위가 오히려 더 떨어졌고 좋아질 줄 알았던 제구력도 그대로다"라는 이광환 감독의 말처럼 김성현의 현재 모습은 기대 이하다.
김성현의 13일까지의 성적은 8경기 등판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6. 6⅓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잡아내며 빠른 공을 마음껏 뽐냈지만 사사구도 5개를 내주며 불안한 제구력을 드러냈다. 결국 김성현의 현재 보직은 중간계투로 변경된 상태다. 김성현은 최근 부진한 이유에 대해 "시범경기 중간에 허리가 아픈 이후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지금 페이스가 떨어져있는 상태라 올려야하는데 계속 떨어지는 이유를 나도 잘 모르겠다"며 미소지었다.
역시 가장 큰 문제점은 고질병인 들쭉날쭉한 제구력. 김성현은 "내 장점은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몸을 가졌다는 점이고 아주 큰 단점은 컨트롤이 안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불안한 제구력은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성현은 "예전부터 제구력에 많이 신경쓰고 있다. 다른 분들에게 제구를 잘하는 방법을 물어보면 던지는 목표만 끝까지 보고 던지라고 하는데 그래도 잘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컨트롤 좋은 선배님들한테 여쭤보곤 한다"고 밝혔다.
▲ "우상 조용준 선배처럼 가장 자신있는 공은 슬라이더"
김성현의 롤모델은 소속팀 선배인 조용준이다. 김성현은 "처음부터 선배님을 잘 알았던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조용준처럼 돼라'고 말들을 하도 많이 해서 중학교 때 처음 알게 됐다. 그 이후에 조용준 선배님을 목표로 삼고 '나도 그렇게 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용준은 전성기 시절 '조라이더'란 별명처럼 국내 최고 수준의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김성현의 가장 자신있는 공 역시 슬라이더다. 김성현은 누구나가 부러워할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지지만 정작 자신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던질 수 있는 공은 슬라이더"라고 밝혔다. 김성현의 슬라이더 구속은 한 때 140km를 넘나들었지만 컨디션 난조인 최근에는 130km대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성현의 롤모델이자 우상인 조용준은 닮은 점도, 다른 점도 많다. 과정은 다르지만 프로 데뷔 첫 해 한 팀의 마무리투수를 경험했다는 점, 상대 타자들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슬라이더를 던질 줄 아는 부분이 흡사하다. 하지만 컨트롤이 불안한 김성현과 달리 조용준은 안정된 컨트롤이 맹활약의 바탕이 됐다.
강속구와 위력적인 슬라이더, 그리고 낙천적인 성격까지. 지금까지는 비록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 불과하지만 삼성 선동열 감독조차 여러차례 탐낸 바 있는 김성현은 될성 부른 떡잎이다.
"잘하든 못하든 끝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는 김성현의 말처럼 팬들이 기다리는 사이 그가 겪을 앞으로의 성공과 실패, 다양한 경험과 배움은 그를 빛나는 보석으로 점차 다가가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원하는대로 많은 프로야구 팬들의 입에서 김성현이란 이름이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히어로즈 신인 투수 김성현. 사진=고동현 기자, 마이데일리 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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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까운 재능이 불미스러운 일로 이렇게 졌다는 게 아직까지 안타깝다...사실 이 녀석 집안 사정 대충 알고 있었어서 이해가 안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그런 유혹은 물리쳤어야 했다.
이 녀석 고2때부터 알고 있었고, 지켜보던 녀석이라 잘되었으면 했는데 솔직히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써는 이 죄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스포츠의 본질을 망각은 행동이었기 때문에...
어찌되었던 블로그 옮기면서 오랜만에 이 녀석의 기사를 보니... 그래도 야구 외에 다른 일 하면서 잘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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