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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Escape/Elenism

MLB 스카우트와의 추억...

by ♥Elen_Mir 2014. 9. 5.





때는 2010년 11월... 우리 정호가 국가대표로 선발된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보기 위해 정말 중국 광저우로 날아갔다. 원체 모험심이 투철한 나도 혼자가는 중국땅이 꺼림직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어 이 일정을 취소할까말까 계속 고민했었고, 친오빠도 나에게 미쳤다고까지 말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 없이도 베이징 올림픽, 2회 WBC까지 갔었고, 정호도 이걸 다 알고 있었는데 내가 안간다고 하면 내심 서운해할 것 같아서 그냥 그 생각 하나로 갔다는 사실.

멍2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생각......가족




중국 암표상들의 악명을 베이징 때 이미 겪어본터라 첫 경기 대만전은 볼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출국일도 사실 그 다음날이었고...

현지에 가서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암표 가격이 상상을 초월했더만... 거의 1,000위안 이상은 다 줬다는 이야기와 어떤 분은 2,000위안에 샀는데 위조티켓이었다는 엄청난 이야기에 김명성 선수 어머니도 티켓값이 너무 비싸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셨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었다. 역시 나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각설하고, 그 다음날 홍콩전부터 나도 암표를 사서 들어가야 했었고, 경기 시작 후에 사는 게 더 유리해서 계속 버팅기는 방법으로 하면서 티켓을 구입했다. 그래서 나중엔 환전한 돈도 남았다는... ㅎㅎㅎㅎㅎ


그 중 하루... 아마 파키스탄과의 경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티켓을 공짜로 얻었었다. 이 날도 암표를 사려고 거기서 알게된 분들과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암표상들과 밀당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도중 어느 미국인이 우리에게 무더기로 표를 주겠다고 했고, 소정의 현금이라도 드리려고 했지만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였던 것. 그 미국인이 바로 당시 추신수가 속해있었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스카우트였다.


암표상한테 티켓을 샀으면 최소 150에서 200위안은 줬었어야 했던 것을 공짜로 얻었으니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으랴. 그래서 같이 계셨던 분들 중 남자분들이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서 드리는 것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이런 좋은 기억을 가슴 속 깊이 묻고 있다가 다시 이렇게 꺼내든 이유는 어제 또 다시 스카우트와의 즐거운 추억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내 생일을 기념하여 난희 언니와 함께 목동구장에서 야구를 보기로 했다. 미리 테이블석 앞자리로 예매를 해둔 후 어제 들어갔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우리 주위는 다 스카우트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스카우트들에게 둘러싸여 경기를 보게 되었다... ㅋ


난희 언니가 케이크에 오징어까지 사와서 배불렀던 나는 언니에게 양해를 구하고 작은 마카롱 하나 드리는 건 괜찮겠다 싶어 내 옆에 계신 스카우트 분께 드렸는데 처음엔 안 받으시려고 하더니 나중에는 받으셨다. 미국인이라 마카롱에 대해서 잘 아실지 알았는데 잘 모르셨는지 먹는 제스처까지 취하시며 이렇게 먹는 거냐고..... ^^;;




그렇게 경기를 보고 있는데 그 스카우트가 내 가방을 보더니 웃으면서 "Texas? No~~~" 이러시는 거다.

올해 성적이 워낙 안 좋으니 응원하는 내가 안쓰럽기도 했을거고, 본인의 소속팀이 텍사스는 아니었으니 더 그러면서 장난을 치셨던 듯 하다.

그래서 난 그냥 박장대소했는데 계속 텍사스는 아니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어느 선수 좋아하냐, Shin-Soo Choo?" 이러시는데 난 당당하게 "아니다, 난 다르빗슈 팬이다" 그랬더니...

"와우, 다르빗슈는 좋은 선수" 라며 가방에서 종이 조각을 꺼내더니 자신의 소속이 어디임을 나에게 보여주셨다. ㅋ

바로 볼티모어 스카우트였고, 난희 언니 옆에 계신 재미교포로 보이시는 분은 미네소타 스카우트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정호가 안 나와서 심심하셨나보다. 그래서 다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영어를 알아듣고, MLB 팬을 만나니 신나셨던게지... ㅋ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내가 볼티모어는 참 강한 팀이라고 칭찬하면서 넬슨 크루즈도 좋아한다 했더니 저 텍사스 가방의 마크를 가리키며 텍사스 출신이니까 그런 반응을 보이셨다. "텍사스가 MLB에서 제일 좋아하는 팀이고, KBO에서는 넥센 히어로즈를 가장 좋아하냐" 그래서 맞다고 했더니 "그럼 NPB에서 제일 좋아하는 팀이 어디냐" 고 하셔서 사실 잘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호감이 있는 "후쿠오카 소프트뱅크를 좋아한다" 고 했다. 


또 내 폰케이스를 보여주었더니 이거 직접 만든거냐며, 멋지다고 하셨음... ㅎㅎㅎㅎㅎ



또 조금 시간이 흐르고, "KBO에선 누굴 제일 좋아하냐" 고 해서 "난 강정호 선수를 좋아한다" 고 했는데 사실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 이름을 어려워해서 잘 못 알아 듣는 경향이 있고, 이 분도 그러셔서 "No.16" 이러니까 "아" 이러시면서 "그가 오늘은 플레이를 안한다" 고 하시더라. 이거 들으니까 왜 못 나오는지는 안내를 못 받으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가 "정호가 경미한 손가락 부상이라 오늘 못 나왔다" 고 말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엄지손가락 단어가 생각이 안나서 우물쭈물하니 옆에 "미네소타 스카우트가 한국인이니 물어보라" 고 하셔서 그 분이 대신 전해주셨다.


그러면서 "아마도 내년에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플레이 할 것이다" 라는 대답을 주셨다. 

"maybe" 와 "will"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기에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언론에 나온 것처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다. 그 분이 "아마 볼티모어에서 뛸 수도 있고, 저기 미네소타에서 뛸 수도 있고, 텍사스에서 뛸 수도 있고, 다른 팀에서 뛸 수도 있다" 라고 하셔서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정호가 희망을 가지는 정도는 괜찮지 싶다. 물론 과제들은 산적해 있지만......



경기가 끝나고 그 분이 오늘 반가웠다며 악수를 청하셔서 나도 반가웠다고, 잘가라고 인사하니 또 텍사스는 아니라며 장난을... ㅎㅎㅎㅎㅎㅎㅎ

내 다르빗슈가 소속팀을 옮기면 생각해보겠소!!! 그래도 이를 어쩌나... 내 세컨팀은 요즘 잘 나가는 내셔널리그의 강자 워싱턴 내셔널스인데!!! 브라이스 하퍼가 있으니까.. ㅋ 


원래 난 얼빠 아닌데 이상하게 MLB에서 좋아하는 선수들은 다 잘생긴 것 같다. 잘생기지 않은 선수 중에 좋아하는 선수가 이안 킨슬러, 카를로스 벨트란, 트레버 로젠탈 정도인가... 하긴 이 분들도 완전 잘생긴 게 아니라서 그렇지 이 정도면 준수하지... -_-;;




어쨌든 일요일 대구 경기에 이어 어제 내 생일까지(그나마 대전 2경기 다 갔던 것이 불행 중 다행!!) 정호가 경기뛰는 것을 못봐서 내심 서운했는데 다른 추억으로 그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하면서 느낀 건 정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부분이었고... 역시 발음이 정확한 외국인(브랜든 나이트 정도?)이 아니면 잘은 못 알아 듣겠다. 그나마 어렵지 않은 말들이었고, 아는 단어들이 많이 들려서 짧게나마 대답이 된거지 조금 더 문장 길이가 길어지려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이번 비시즌에 무척이나 할 일이 많다. 영어 공부부터 다시 제대로 시작해야 하고, 운전 연수도 많이 해놔야 한다. 달력은 이젠 그냥 필수... -_-;;;

정호가 혹시 내년에 MLB 진출하면 대도시에 있는 메이저리그 구장 아니면 다른 구장은 차로 가야 하고, 도로 교통법(정말 법에 엄격한 나라다, 미국이란 나라는;;)도 숙지해야 하며 거기 가서 생길 돌발 변수들까지 대응하려면 영어와 운전은 필수다. 혹여나 마이너리그 게임을 가야 하는 거면 더더욱이 차가 필요하고... 

물론 정호가 진출 못한다고 해도 한번은 다르빗슈를 보러 가지 않을까 싶다~~ ㅋ



아무튼간에 빅리그 진출을 위한 준비를 정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같이 해야 한다는 이 아이러니가 참 웃긴 것 같다. 정호, 그러니까 나한테 잘하라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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