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5. 05 작성]
언제부터인가 이맘때쯤이면 어딘가로 떠나야한다는 주체할 수 없는 역마살에 사로잡히는 것을 내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세워두게 된다. 하지만 올해는 2013 World Baseball Classic이 열리는 해이기도 했고,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어려운 회사 사정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쿄로의 3번째 여행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그럴리가-_-;;) 도쿄는 갈 필요가 없어져서 급하게 다른 루트로 계획을 변경했다.
어떤 방식으로 여행을 할까 고민하다가 케어를 잘 못해주는 우리 오빠와 아빠때문에 미르를 홀로 집에 오랫동안 있게 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2주에 걸쳐 여행 계획을 세웠으나, 다녀와서보니 정말 이 계획이 좋았던 것 같다. 가까운 일본이라서 가능한 일정이기도 했고, 저가 항공이 취항하면서 금액적으로도 부담없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의 메리트가 있었다.
#1. 2013.03.12 ~ 14 2박 3일 : 오사카 여행 및 야구장 투어
(1) 오사카성 공원(大阪城公園,おおさかじょうこうえん) - 오사카성 천수각(大阪城天守閣,おおさかじょうでんしゆかく)
(2) 우메다 스카이빌딩 공중정원(梅田スカイビル 空中庭園, うめだ スカイビル くうちゅうていえん) - 쿄세라 돔구장(京セラドーム)
#2. 2013.03.19 ~ 22 3박 4일 : 후쿠오카 여행 및 야구장 투어
(1) 후쿠오카 야후 돔구장(福岡,ヤフオクドーム) - 텐진(天神,てんじん)
(2) 후쿠오카 야후 돔구장(福岡,ヤフオクドーム) - 후쿠오카 타워(福岡タワー ,ふくおかタワー)
(3) 후쿠오카 야후 돔구장(福岡,ヤフオクドーム) 투어 - 커낼시티(キャナルシティ)
이번 여행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어지는 여행의 주된 목적은 야구장 투어가 될 것이며, 재시작점인 오사카 여행 중 오사카성 공원과 오사카성 천수각 코스부터 다시 회상해보려고 한다.
3월 12일 이른 아침, 오전 9시 2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에서 면세품을 찾고,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기내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한 사이 간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하였고, 역시나 두번째로 와 본 곳이라 그런지 별로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아갈 수 있었다.
이번에도 내가 묶은 곳은 호텔 일쿠오레 남바(Hotel Ilcuore Namba, ホテル イルクオーレ なんば)이다. 난바역 5번출구로 나오면 바로 작은 횡단보도가 나오는데 그 곳을 건너서 딱 10미터(?) 정도만 걸으면 이 호텔의 주차장이 나오고, 주차장 옆길로 들어서면 내부로 들어가는 문이 나온다.
<Photo by Iphone 5...>
이 문을 들어서서 왼쪽 길로 쭉 돌아가면 오른편에 휴게실이 있고, 왼편에는 호텔 로비가 보인다. 이 호텔 외부만 보면 조금 오래된 곳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부 모습은 다르다. 건축물 관련한 디자인상을 받았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저 구조물들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예술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하고, 로비부터 휴게실, 엘리베이터, 화장실, 레스토랑 등 내부 인테리어까지 참으로 깔끔하다.
<Photo by Iphone 5...>
도착한 당시 체크인 시간(15:00)이 되지 않아서 일단 짐을 맡겨둔 후 이 날의 여행 첫 코스를 소화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첫번째 코스는 오사카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오사카성 공원(大阪城公園)과 오사카성 천수각(大阪城天守閣). 주목적은 야구장 투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왕 간 거 한 두 코스는 주변 명소나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았고, 아마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코스를 계획할 것이다.
난바(なんば)역 지하철 미도스지선(御堂筋線)을 타고 혼마치(本町)역에서 주오선(中央線)으로 갈아탄 후 2번째 역인 다니마치욘초메(谷町四丁目)역에서 하차하여 9번 출구로 나오면 오사카 역사 박물관(大阪城 歴史 博物館)과 NHK 오사카 방송국이 보인다. 오사카 역사 박물관과 NHK 오사카 방송국이 함께 붙어있다고 보면 되는데 약간 뒤로 돌아가면 저렇게 이채로운 구체 모양의 연결 통로가 있다.
<Photo by Iphone 5...>
역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모습들. 시간적 여유와 자금의 여유가 되면 오사카 역사 박물관 내부도 한번 둘러봄직도 하나, 그런 상황이 안되어서 대충 외부만 훑고 지나가다가 전통적인 일본의 가옥이 눈에 띄었다. 이름이 Hoenzaka Warehouse이라 하니 창고라는 것 같고, 5세기 중후반경에 지어진 이 창고는 오사카의 북쪽에 있는 규모가 방대한 우에마치 고원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의복이나 특이한 우편물들을 정리해둔 장소인 것 같은데 강력한 왕의 권력을 보여주기 위해 지어진 것 같다고 안내문에 쓰여져 있는데 정확한 해석인지는 잘 모르겠다.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이 곳을 지나고 모퉁이를 돌면 횡단보도가 보이는데 대각선 방향이 바로 오사카성 공원(大阪城公園)이다. 작은 호수, 여러 유물들과 천수각, 정원, 산책로 등 공원 전체의 규모도 방대하다. 일단 신호등을 건너 공원에 들어서면 교육탑이 자리잡고 있고, 작은 호숫가가 보이는데 그 호숫가가 천수각을 둘러싼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호수를 오른쪽으로 끼고 몇 미터 걸어 들어가면 바로 천수각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이고, 이 곳에 "오테몬" 이라는 성문이 버티고 있다.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오테몬을 지나 다시 공원 산책로가 이어지면서 다몬 아구라 망루와 로쿠반 야구라 망루 등이 보이고, 슈도칸(무도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사카성 입구에 들어서게 된다. 슈도칸과 호코쿠 신사 바로 건너편이 그 입구.
오사카성 입구에는 "사쿠라몬" 이라는 문이 있고,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옆에 우물(물이 없는 해자)이 눈에 띈다. 길을 따라 쭉 가면 바로 역사책에서 접하던 천수각이 그 위용을 뽐내고 있는데 그 옆에 고풍스러운 건물은 예전에 역사 박물관으로 사용했던 건물이었던 듯 하다.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오사카성(大阪城)은 셋쓰(セトス)국 히가시나리(東成) 군 오사카에 있었던 아즈치 모모야마(安土桃山) 시대부터 에도 시대(江戸幕府)의 성이라고 한다. 1583년 우리의 역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정권 때 혼간지 절터에 오사카성을 쌓기 시작하여 그 업적을 기리는 커다란 성곽을 완성시켰으나 히데요시 사후 정권을 도쿠가와(徳川) 가문이 잡게 되고, 1615년 오사카 여름 전투에서 낙성되면서 도요토미 가문이 멸망하였다. 그 후 도쿠가와 히데타다(徳川秀忠)의 명령에 의해 1620년부터 약 10년에 걸쳐 전면적으로 재축되었다고 한다. 천수각(天守閣)은 1665년에 낙뢰때문에 소실하고 말았으나, 오사카성은 에도 시대를 통해 도쿠가와 막부(徳川幕府)의 서일본지배의 거점 역할을 계속하였다고 한다. 막부가 멸망하여 내전이 시작된 1868년에는 많은 건조물들이 소실되었고, 근대의 오사카성은 군사시설로 사용되다가 1931년 오사카 시민들의 기부에 의해 현재 천수각이 부흥되어 박물관 시설로서 오늘날에 이어지고 있다. 오사카성 일대는 제2차 세계대전의 폭격때문에 큰 손해를 입었으나 전후는 사적공원으로서 정비되었다.
여기까지 간 이상 내부를 둘러보지 않을 수는 없어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기로 했다. 역시 천수각 입구에 들어서면 긴메이스이 우물(長い名水井戸) 지붕이 있고, 내부 입구 옆에는 큰 대포가 조형물로 설치되어 있다.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Photo by Iphone 5...>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천수각은 총 7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층 입구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오사카성에 관련된 방송프로를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자막이 나오도록 상영하고 있으며 기념품 판매점이 위치해있다. 2층은 오사카성과 성의 전반적인 기초 지식 패널과 현재 천수각에서 사용되고 있는 샤치(용마루 양끝에 다는 장식 동물상), 후세토라(호랑이 릴리프) 등 실제 크기의 복제품을 전시하고 있고, 에도 시대 말기와 메이지 이후의 오사카성 역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또한 3층은 황금다실 실제크기 모형(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만든 조립식 다실), 도요토미 시대의 오사카성 혼마루의 복원 모형, 도쿠가와 시대 오사카성의 복원 모형이 있으며, 에도 시대 오사카성의 역사를 제공한다. 4층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그 시대에 관련된 유물과 역사 자료를 전시하고 있고, 도쿠가와 막부가 재건축한 오사카성 역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리고 5층에는 오사카 여름 전투도 병풍의 세계를 미니어처 모형을 통해 알기 쉽게 소개해주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오사카성 역사를 설명해주고 있다. 6층은 숫자 표기상 생략한 것 같고, 7층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대기와 이사야마 혼간지 절의 시대 때 오사카성의 역사를 소개해주고 있으며 마지막 8층은 전망대가 위치해있다. 전망대는 지상 약 50미터 떨어져 있으며, 천수각을 중심으로 오사카성과 오사카의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다.
사실 우리의 역사도 아니고, 내가 아무리 애국심이 별로 없는 보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남의 나라 역사에도 그닥 관심이 없어서 그냥 대충 눈으로 훑고 지나갔을 뿐이다. 이 자료는 그나마 천수각에서 챙겨온 자료를 다시 한번 꺼내본 것이고......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대충 둘러본다고 해도 내부에서만 1시간이란 시간을 돌아봤던 것 같고, 다리가 너무 아파 조금 휴식을 취했더니만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 다시 조금 서둘러 천수각 외부로 나왔다. 아마 옆쪽으로 내려갔으면 니시노마루 정원에 들어섰을텐데 이 당시 책자를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아서 들어갔던 방향으로 되돌아간 후 사쿠라몬을 나왔다. 그렇게 다시 오사카성 공원으로 빠진 후 슬슬 마실하든 걸어가다보니 타임캡슐을 지나치게 되었고, 다른 길로 접어드니 너무나 이쁜 사쿠라 나무들이 눈에 띄는 것이다. 바로 이곳이 매화림이라는 정원인 듯 하다.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이 당시 아직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목련과 사쿠라 등의 매화과 꽃나무들이 만발한 것을 보니 따스한 봄내음의 향기가 물씬 묻어나서 우울했던 기분이 좀 풀렸었던 것 같다. 게다가 봄이 되면 야구장을 가지, 특별히 꽃놀이를 가는 것이 아니기에 약간의 행운도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말이다.
이 곳에 묘목 시장도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던데 게으른 나는 누가 가꿔놓은 거 보는 건 좋지만 직접 키우는 건 싫어서 그냥 지나쳤다. ㅋ
<Photo by Nikon D80 + TAMRON SP AF28-75mm f/2.8 XR DI LD ASPHERICAL (IF) MACRO...>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다시 활기를 찾은 터. 이 기념비적인 상황을 맞이하여 그래도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고 셀카도 몇 장 찍어두었다. 사쿠라와 목련을 낀 모습과 천수각을 낀 모습까지 찍어두기는 했으나, 역시 찍사로만 활발히 활동하는 나에게 사진발이란 사치에 가까운 대상인 것 같다. ㅋ
<Photo by Iphone 5...>
이른 오후 오사카에 도착하여 나름 바쁘게 움직인 끝에 오사카성을 거의 다 둘러보았지만 니시노마루 정원처럼 아무래도 빠진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나름 돌아볼 곳들은 거의 다 돌아본 거 같고, 어차피 오사카 다시 안 갈 것도 아니니까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 본다.
나의 베스트 프랜드들과 함께 이렇게 볕 좋은 봄에 날 잡아서 오사카 여행을 함께 했음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으나, 아직 아이들이 다 어려서 조큼 시간을 두고 기다려줘야 하겠지...
물론 결혼에 관심없다고 외치고 다니는 나도 어쩌면 이 모든 자유를 일부라도 희생하고픈 사람을 만날지도 모르고, 그렇게 가정을 꾸리면 이런 시간이 못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건 확률상 떨어지는 일이니까 가능하다고 보여진다. ㅎㅎㅎㅎㅎ
아무튼 이 날은 다음 날의 야구장 투어를 위해 여기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어찌보면 오사카성과 천수각이 신사와 함께 우리 나라에게는 민감한 역사적인 장소일 듯 한데 올바른 개념을 가지고 남의 역사를 조금 알아가는 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무리 보편주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잘못된 역사는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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