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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Diary/Diary Book

행복과 꿈의 상관관계...

by ♥Elen_Mir 2014. 8. 3.






"흔히 꿈은 이뤄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것이 있고, 또한 그 꿈이 행복과 직결된 것은 아니다.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지에 대해서 신은 관심을 두지 않지만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니까 꿈을 이룬다는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 케이블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신해철님 -




언젠가부터 먹고 사는 문제와 결부시켜 꿈과 현실적인 벽에 대한 화두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 이건 대중적인 프로그램 외에도 내 주위 친구들이나 지인들과도 자주 논하게 되는 이슈이다.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어느 정도 먹고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지기 시작하면서 드는 이상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와 반대로 나아지지 않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면서 먹고 살아야 하나 싶어 그에 대한 탈출구로 이 이슈들이 여기저기서 반복되고 있는 듯 하다.


솔직히 나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내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때문에 산업 전선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너무 싫어 어릴때는 이 직업을 어떻게든 탈피해보려고 노력해봤으나 다시 이 길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았고, 기회조차도 거의 없었으니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 도전해봤다는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랬는지 예전보다는 일이 재미있어졌고, 알아가는 즐거움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꿈에 대한 도전을 해봐야 나에게 어떤 길들이 펼쳐져있고, 그 길들 중 나에게 맞는 길이 어디인지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후회라는 것을 남기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미처 생각지도 못한 다른 새로운 세계로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내딛을 수 있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틀에서 벗어났을 때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그것들을 어떤 식으로든 발산하기 때문이다.



물론 직업적인 면에서의 내 꿈은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 다른 꿈까지 실패한 것은 아니다. 꿈이라는 건 한가지 분야로 한정지어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만 벌면서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매일 저녁 메이저리그 구장에 가서 야구를 보는 꿈도 있고, 그것이 안되면 여기서 생활비를 세이브하면서 시간이 될때마다 조금씩 한미일 야구장 투어를 하는 꿈도 있으며, 다시 편입하여 영문학과 심리학 공부를 해서 학위를 취득한 후 나중에 심리학에 대한 책도 쓰고, 강의도 해보고 싶은 꿈도 있다... 또한 그렇게 좋아하는 야구도 더 심도깊게 공부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세이버 매트릭스 세미나도 참석해보고 싶고, 나도 그런 통계를 모두 익히면 한두개쯤은 내 이름이 들어간 기록도 만들어보고 싶다. 예를 들면 세이버 매트릭스의 창시자 빌 제임스가 가장 많이 거론되는 '윈쉐어' 같은...


어쨌든 이 모든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서 꿈만 쫓아갈 수도 없는 것이고, 그것때문에 과연 내가 행복한 것인지 아닌지 가끔 의문이 들 때도 많다. 정말 그 꿈들을 이루게 되면 많이 행복할 것 같지만 그 과정들이 험난하기에 좌절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난 그래서 강정호가 부럽다. 물론 10년동안 지켜본 정호는 재능도 뛰어나고, 생각외로 똑똑하며 꿈을 이루기 위한 목표가 생기면 그것을 향해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나가는 추진력도 있는 아이이다. 정말 말도 못하게 피나는 노력을 해서 전문 유격수도 아닌 녀석이 수비만 따져도 국내 최고의 유격수가 되어가고 있고, 어쩌면 모든 야구 선수들의 꿈인 MLB라는 무대에 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질 수 있다.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해봐야 아는 것이지만 어쨌든 기회가 주어지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것이고, 더 성장할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 정호의 모습을 보고 완성형 선수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정호는 아직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찬양할 때 난 더 비판하고 채찍질하게 되는 것이다.


일단 내 직업적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정호는 이 좋은 기회를 꼭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녀석은 나를 무서운 누나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악역을 맡고 있는 건 그만큼 이 녀석을 아끼기 때문이다. 녀석이 정말 바라마지 않던 성공 가도를 달린다고 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사실 거의 없다. 그냥 오랫동안 응원해왔던 녀석이 내가 바라는 길을 가고 있다는 어찌보면 부모님들이 느끼는 만족감 정도밖에는 없을 것이다.


나의 깊은 뜻을 어린 이 녀석이 알리 만무하고, 솔직히 요즘 이 녀석 응원해주는 게 많이 힘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아무도 가보지 못한 그 길을 꼭 가서 많이 배우고, 결국엔 성공한 MLB 선수가 되길 바랄 뿐이다. 일본 내야수들이 다 실패했지만 가와사키를 보면 희망이 없는 것 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언제 붙들고 진솔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 이 녀석이 너무 커져버리기도 했고, 일개 팬이 무슨 자격으로 붙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다...



어쨌든 정호와는 별개로 나도 내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그 꿈을 이뤘을 떄의 행복감을 생각하며 지금은 힘들어도 조금씩 조금씩 준비를 해나가려 한다. 정호 없어도 MLB에 좋아하는 선수들도 있고, 좋아하는 팀도 있으며 내 문화적인 코드가 꽤 잘 맞는 나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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