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7 작성]
Mar. 9th fourth day in Tokyo
이 날은 도쿄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인 동시에 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그래서 아침에 나도 모르게 눈이 일찍 떠지기도 했고, 도쿄에서 필수로 들러야 할 코스인 오다이바와 도쿄타워를 가기로 결정한 뒤라 그럴 수 밖에 없는 날이기도 했다. 그렇다해도 시간상 어차피 오다이바도 다 돌아볼 수는 없을 거 같아서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만 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첫 번째 코스는 오다이바 해변공원이었다. 일단은 도쿄역 방향으로 JR을 타고 신바시역까지 간 후 이 날 처음으로 역 안에서 환승이 아닌 역 밖에서 환승을 하게 되었다. JR역을 빠져나온 후 유리카모메 방향으로 도보 3분간 이동을 해서 찾아갔고, 스이카 카드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아서 지하철 패스를 구입해야 했다.
유리카모메선은 다른 지하철이나 사철, JR역의 전차에 비해 매우 아담하고, 칸도 적었으며 관광 열차처럼 좌석이 마주볼 수 있게끔 되어있었다.
오다이바 가는 길의 어느 정도 지점에 이르면 원형으로 쭉 돌아서 방향전환을 한 후 직진으로 쭉 이동하는 코스가 나오는데 좀 특이하다 싶었다. 아마 이 곳이 레인보우 브릿지였던 듯......
<오다이바 해변공원 입구에 들어서서 본 전경...>
그렇게 오다이바 해변공원역에 도착하니 일본도 이 날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역시나 공원답게 주로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조깅하는 사람도 가끔 눈에 띄었다. 오다이바 해변공원의 형태를 보니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는다 싶더니 우리나라 부산 해운대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었다. 오다이바 같은 경우 반원형으로 쭉 돌아갈 수 있는 구조이고, 어느 정도 가면 육지가 끊기기 때문에 배로 이동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있으나 해운대는 거의 일직선으로 쭉 늘어서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랄까....
<공원 안에서 만난 할머니와 그녀의 강아지... 사진 한컷 부탁드렸더니 기꺼이 찍혀주셨다..^^>
한바퀴 쭉 돌아보다보니 교사의 통솔 하에 한 그룹의 어린이들이 공원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줍고 있었고, 풍경 좋은 곳을 컨택해서 촬영준비를 하는 남녀도 보였으며 벤치에 앉아 사색에 잠겨있던 사람들도 간혹 눈에 띄곤 했다. 중간에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시는 할머니께서 나를 보고 무슨 말씀을 하셨는데 일본어에 약한 나로서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는 없었고, 그냥 “가와이” 라고 몇 번 말씀하시는 것만 알아들었다. 나한테 하신 말씀인가... ^^;;;
어느 정도 가다보니 여행가이드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자유의 여신상이 보였다. 미국에 가 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미국보다는 여기 자유의 여신상이 훨씬 작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셔터를 열심히 눌러대기도 하고, 마침 지나가시던 분 중에 한국분을 만나서 자유의 여신상과 오다이바 해변을 끼고 찍은 독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오다이바 호텔 및 쇼핑몰 쪽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과 레인보우 브릿지...>
그 후 바로 이동한 곳은 후지TV 본사이다. 공사 중이라 다 돌아볼 수가 없어 아쉬웠지만 후지TV의 건물은 마치 우주에서 건설된 거대한 요새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너무 멋있고 이채로웠다. 가볼 수 있던 곳이 쇼핑몰 뿐이라 들어가보았는데 정말 아기자기하고 이쁜 사무용품, 소품들 특히 캐릭터로 만든 쿠키, 과자, 모나카 같은 간식 종류가 상당히 많았다. 아기 턱받이가 너무 이뻐서 출산을 앞두고 있는 친구 선물로 하나 구입했고, 진영이를 위해서도 후지TV만의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진 타올도 구입했다. 너무 요긴할 거 같아 사실 내 것도 하나 사긴 했지만.... 사실 이 날부터 엔화를 좀 쓰기 시작하여 결국 간식 거리도 하나 사오고 말았다....^^
<후지 TV 본사... 꼭대기층 쪽에 있는 구형이 참 인상적이다...>
다음 코스는 덱스도쿄비치라는 쇼핑몰이었다. 사실은 키티상품 중 특이한 게 있으면 친구 딸 선물로 사주고 싶어 갔던 건데 그것보다 나의 눈을 더 띄게 만드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윌리 웡카 초콜릿...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주요 소재가 되었던 윌리 웡카 초콜릿이 있었고, 그 안에 여러 식료품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국 식품이 유독 눈에 띄었다. 역시 가격은 후덜덜 그 자체.....ㅡ,.ㅡ
<덱스도쿄비치 내부 인테리어 컨셉....^^>
윗층으로 올라가니 옛날 거리의 컨셉에 맞춘 인테리어와 상가들이 눈에 띄었다. 마침 점심시간이 된 터라 바로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갔는데 이 곳은 학교 교실을 컨셉으로 잡은 듯 했다. 들어서서 바로 정면에는 음식을 주문하는 곳이 있고, 오른쪽 옆으로 칠판에 글이 써져 있었으며 테이블은 예전에 우리가 학교다닐 때 썼던 책상과 걸상으로 사용되어지고 있었다.
일본 돈까스를 먹어봤는데 솔직히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지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우리나라보다는 튀김옷이 바삭바삭하다는 느낌은 들었다. 게다가 일하는 직원이 참 잘생겼었더라는...ㅋㅋ ㅡ,.ㅡ
<어릴 적 다녔던 학교 교실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음식점. 이 곳은 원하는 메뉴를 쿠폰으로 뽑아 직원에게 주면 주문이 이뤄진다.>
원래는 비너스 포트도 가보려고 했었다가 시간상 도쿄 타워를 갈 수 없을 거 같아 아쉬움을 접고 다시 유리카모메를 타고 시오도메역으로 갔다.
시오도메역은 다행히 환승이 역 안에서 이뤄지긴 했으나 걸어가는 길이가 길었고, 오에도선을 타고 롯폰기 역에서 내린 다음 다시 히비야센을 타고 가미야초 역에서 내렸다. 도쿄 타워는 롯폰기 역에서는 좀 거리가 있는 거 같았고, 그나마 가야바초 역이 가장 가까운 듯 했다.
그렇게 도착한 도쿄타워... 대낮의 도쿄타워는 철제건물 뿐이라 별로 멋이 없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나름 거대하고 깔끔하고 멋있는 느낌을 주었다. 전망대에서 야경을 보는 것이 필수 코스라고는 하는데 경기 시간 때문에 야경을 볼 수가 없었다. 우리가 다 이겨서 패자부활전을 안했으면 그 날 오전에 오다이바, 오후에 롯폰기, 밤에 도쿄타워 이런 코스로 갔었을텐데 아직도 이 점이 너무 아쉽긴 하다.
<도쿄타워... 우리나라의 N타워와 비견되는 높이의 일본의 상징과 같은 곳...>
사실 내가 도쿄타워를 따로 가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전에 지현이가 야구배트, 공, 글러브가 함께 달려있는 열쇠고리를 준 적이 있었는데 이 열쇠고리가 너무 좋아서 일본에 한번 가면 꼭 사오고 싶었다. 그 열쇠고리는 아직도 나의 가방 한켠에 튼튼하게 달려있다. 사인이 조금 희미해지긴 했지만... 그래서 결국 이 열쇠고리를 10개를 사서 4개 정도는 선물로 주거나 줄 예정이고, 나머지는 내가 사인받아서 보관하려 한다.
아무리 봐도 이거 너무 잘 만들어 놓은 거 같단 말이지....ㅋㅋ
<이 열쇠고리를 사기 위해 도쿄타워까지 다녀왔다. 난 이게 너무 좋다...^^>
이것으로 도쿄에서의 관광 일정은 모두 마무리지었다. 너무 아쉽긴 했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곧바로 미타센을 타고 도쿄 돔구장으로 출발을 했고, 이것저것 구입한 것들을 숙소에 두고 다시 나와 야구장으로 향했다. 역시 한일전이라 많은 사람들이 일찍 자리를 잡고 있긴 했으나 그래도 평일이라 그런지 토요일보다는 좀 한산해보였다. 이 날은 일본 선수들이 먼저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고, 현대팬 미녀 3인방은 순위 결정전 경기까지는 볼 수가 없어 이날 입국하는 터라 혼자 여기저기 누비며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같은 야구팬에 사진 찍기 좋아하는 주옥 언니를 만나게 되었으니 역시 마지막까지 참 운이 좋은 일정이 이어졌던 것 같다. 비록 응원하는 팀은 다를지라도 뭔가 많이 통한다는 느낌?! 앞으로 주옥 언니도 이닝 사진팀의 일원으로 합류하게도 됐고...^^
<택근이와 신수... 택근이 타격감도 좋아보였는데 출장 기회가 별로 없었고, 그에 반해 신수는 클블의 오버때문에 안타까웠다-_-;;>
< 용큐 1루 출루해서... 강렬한 눈빛과 집중력....ㅋㅋ>
대망의 한일전... 우리나라는 봉중근, 일본은 이와쿠마 히사시가 선발투수로 출전하였다. 봉중근은 빠른 속구와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일본 타자들의 헛방망이질을 유도하고, 이와쿠마도 빼어난 제구력을 통한 다양한 구질로 우리 타자들의 땅볼 타구를 많이 생산해낼 정도로 엄청난 투수전이 계속되었다. 결국 4회 1사 1,2루에서 김태균이 몸쪽 공을 끌어당겨 2루타를 쳐내면서 결승점을 뽑았고, 양팀을 통틀어 뽑아낸 유일한 점수였다.
봉중근이 어깨 수술 후 생각보다 재활이 빨리 잘 되었다고 하더니만 작년부터 본래 가지고 있던 그의 포스를 보여주기 시작해 이번 WBC 때는 완전히 꽃을 피운 듯 하다. 봉중근이라는 새로운 일본 킬러의 탄생을 알리는 경기였고, 내가 본 WBC 경기 중에는 솔직히 이 경기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 (물론 결승전이 어쩌면 평생 기억에 남을 정도로 감동적인 경기임은 분명했지만 계속 끌려가는 상황에서 따라가기를 반복했기에 재미보다는 감동이 훨씬 더했다고나 할까... 나카지마의 더티 플레이만 제외하고...ㅡ.ㅡ;;;)
<일본 선발투수 이와쿠마 히사시 투구 중... 5개의 구질을 원하는 코스로 다 넣을 수 있다는 제구력의 달인...>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봉타나와 광현이.... 광현이가 참 마음 고생이 심했을텐데 선배가 설욕해주니 얼마나 안심했을지...^^>
경기가 끝난 후 식사를 하고 며칠 전에 갔던 일행 한 그룹이 묶는 호텔을 또다시 가서 일행들과 주옥언니, 또 새로 알게 된 최절정동안 두산여성팬 4인방과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이어진 수다 속에서 일본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정말 이번 도쿄라운드 내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야구를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안락하고 좋은 시설에서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었으며 평소에 가고 싶었던 관광지도 가볼 수 있어서 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다.
'Elen's Baseball > Baseball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문스크랩] [MLB] 만약 야구선수가 아니었다면? (5부) (0) | 2014.07.20 |
---|---|
한국야구의 위대한 도전!! WBC 그 현장에 가다!! - Tokyo Round 5 (0) | 2014.07.04 |
한국야구의 위대한 도전!! WBC 그 현장에 가다!! - Tokyo Round 3 (0) | 2014.06.27 |
한국야구의 위대한 도전!! WBC 그 현장에 가다!! - Tokyo Round 2 (0) | 2014.06.27 |
한국야구의 위대한 도전!! WBC 그 현장에 가다!! - Tokyo Round 1 (0) | 2014.06.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