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7 작성]
Mar. 10th Fifth day in Tokyo & Return home
항상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은 우울하고 쓸쓸한 기분이 든다. 베이징올림픽을 다녀와서도 그랬고, 이번 WBC 예선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도 마찬가지였고... 아마도 본선까지 따라갈 수 없는 내 상황에 대한 자괴감과 후회, 부러움 등등의 복잡한 감정들이 나 자신을 더 센티멘탈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휴가를 길게 쓸 수 있는 상황이 되거나 이직 준비 기간이거나 혹은 많은 돈이 있었다면 당연히 미국까지 따라갔겠지만 그러기에는 여의치 않았을 뿐더러 도쿄라운드 다녀온 것만으로도 몇 달 굶어야 한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 판이니... ㅡ,.ㅡ
<일본에서 구입한 품목들에 대한 영수증.. 항공권, 호텔, 티켓, 기타 비용 등 대강 220만원 정도 들었던 듯....ㅡ,.ㅡ>
숙소에서 나온 후 도쿄돔구장과 이미 미국으로 떠난 선수들이 묶었던 호텔을 지그시 한번 바라봐준 후 공항을 향해 출발하였다. 올 때는 리무진 버스를 탔었는데 시간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 해서 스카이라이너나 타고 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지하철을 탔다. 일단 닛포리역까지 JR선을 이용하였고, 여기서 스카이 라이너를 갈아타려고 하는데 우연히 두산여성팬 4인방 중 막내 성은이와 주옥 언니를 역에서 만났다. ㅋㅋ 이것도 우연인가...
그래서 나리타 공항까지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었고, 이 두 사람은 JAL을 타는지라 제2청사에 먼저 내려 입국수속을 밟은 후 제1청사로 이동하였다.
제1청사 가는 길을 물어보기 위해 공항 직원한테 물어봤는데 평소에 배운 영어가 왜 가는 날 되니까 그나마 술술 나오는지...ㅡ.ㅡ;;; 영어 공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는게 머리속에서 곧바로 나올 수 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단 것을 또 새삼 깨닫기도 하였으니 말이다.
확실히 제2청사는 국내선쪽이라 1청사가 크기도 컸고, 상가나 면세점도 많이 있었다. 일단 항공권을 발권받은 후 잠깐 정선언니를 만나서 이야기한 후 언니 먼저 입국하시고, 성은이도 출국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제1청사로 이동하였다. 주옥언니와 나는 면세점을 한바퀴 쭉 돌아본 후 마침 식사시간이 조금 넘어버린 터라 식사를 하러 푸드코트에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우동을 못 먹어보고 가는 거 같아 우동을 주문했는데 뭐 맛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일본에서 직접 먹은 우동과 저게 무슨 덮밥이었는데 기억이 잘 안난다... 어쨌든 뭐 맛은 괜찮았다.>
이제 출국할 시간이 되어 주옥언니는 2청사로 이동하고, 난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정말 이 시간이 일본에서 머무는 마지막 시간이었고, 웬지 모르게 슬퍼져서 역시나 나리타 공항도 담아보았다. 그 전에 친구들한테 줄 선물을 다 못사서 면세점에서 급하게 구입을 한 후 말이다. 선수들 따라서 미국을 갔었어야 하는건가 하는 현실성 없는 생각에 괴롭기도 했고, 막바로 출근하기도 싫었고....
<나리타 공항의 모습... 별다를 건 없었지만 그냥 아쉬워서 담아보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탑승을 하는데 아무래도 한일전을 이긴 후라 스포츠신문들이 봉타나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안그래도 그 전에 일본 신문도 몇 개 사왔는데 비행기 안에서 그것들을 보자니 다시한번 뿌듯하고 기쁘고... 특히나 아시아나항공 안에는 한국으로 여행을 가는 일본인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에 더 보란듯이 본 지도 모르겠다. 애국심이 별로 없는데도 참 이럴 때 보면 애국심이 그닥 없는 것도 아닌 거 같고.. ㅋㅋㅋ
<우리나라 스포츠 신문들.... 기내에서 얻은 것들....>
<일본에서 사온 스포츠 신문과 기내에서 가져온 신문...>
나리타 공항을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해서 거의 6시 다 된 시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선언니의 전화를 받고 커피숖에서
성훈이, 정선언니와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주옥언니도 1시간 후에 도착하는지라 주옥언니 얼굴까지 보고 서로의 홈그라운드로 출발하였다. 다음날 바로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매우 우울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본선 경기가 남아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이 위기를 잘 넘겼던 것 같다.
결국 제2회 World Baseball Classic은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한국은 1회 대회보다도 더 열정적이고 멋진 경기를 보여주며 준우승을 차지하였
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야구에서 그것도 우리 나라가 이런 큰 일을 해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고, 힘껏 싸워준 우리 선수들이 너무 대견할 뿐이
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야구팬이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할 것이고,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운이 좋은 것 같다. 우리는 정말 축복받은 세대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세대들은 더 축복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야구의 위대한 도전... 그 현장에 일부라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다음 3회 대회때는 어차피 본선 자동진출이기도 하지
만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우리 선수들과 함께할 것이다. 그때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서 대한민국이 우승하는 현장에서 함께 감격을 누려보길 기원한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 정말 눈물겹도록 행복했습니다. 또 다른 위대한 도전을 위해 다시 한번 시작해봅시다... ^.^
# 에필로그...
<영민이 스트레칭... 역시 표정 항상 한결같다.....ㅡ.ㅡ;;;>
<캐치볼하는 종욱이... 이번에는 부진했다지만 정말로 노력파....!!>
<3루 수비훈련도 해보는 민호... 그냥 재미로 해본 거겠지...ㅋㅋ>
<별명이 스트레칭 중... 이번 대회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 알린 별명이...>
<택근이의 시선은....... ^^ 아무래도 오래 지켜봐와서 그런지 몰라도 타격감은 좋았었는데 안타깝다...>
<경기 전 페퍼 중인 용규... 정말 수난이 많았던 용규지만 그만큼 나를 비롯해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수비 준비 중인 현수... 직업도 야구선수, 취미도 야구... 야구를 위해 태어난 듯한 현수... 진짜 4할찍을 거 같다...>
<박진만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준 기혁이... 정호는 기혁이도 넘어서야 하는구나... 정말 흥미진진해지는 유격수 싸움..^^>
<원삼이 투구 중... 원삼이의 과제는 더더욱 분명해진 거 같다. 제구력 보완과 함께 무브먼트도 중요해진 듯...>
<광현이도 슬로우 스타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더 열심히 하자.. 광현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신수... 클리블랜드의 중심이 되어주길 바란다... ^^>
<또 다른 일본킬러 이진영... 우리 성훈이도 이진영과 함께 좀 더 큰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영아.. 성훈이 좀 잘 부탁한다^^>
<대호의 수비모습... 엄청난 견제로 큰 활약은 볼 수 없었지만 너도 정말 잘했어...^^>
<꽃범호 2루에서... 솔직히 범호도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한화팬들한테는 너무 가혹하겠지...>
<석민이 런닝 중... 석민아 FA되면 넌 꼭 MLB로 진출하거라... 넌 분명 성공할거야..^^>
<임창용 투구 중... 미안해하지 말길... 야구하다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어떤 것이 진실이든 당신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봉중근의 시선은 또 어디에... 2009 WBC 최고의 투수, 일본킬러 봉중근... 같은 80년생으로 자랑스럽다...ㅋㅋ>
<정현욱 투구 중... 삼성노예에서 국민노예로 전격적인 상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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