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하이라이트 : http://blog.cyworld.com/dkvm8094/7951242]
한국 시간으로 2015년 3월 4일 새벽 3시(미국 시간 : 2015. 03. 03 PM 1:00)...
바로 전날 스케쥴이 있어 10시 넘어서 귀가했고, 꾸물꾸물 하다보니 어느덧 12시... 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지만 그래도 오늘의 출근을 위해 약 2시간 조금 넘게 잠을 청한 후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났다. 사실 잠을 잔 건지 그냥 누워만 있던건지 잘 모르겠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시간만 보낸 것 같은 느낌이고, 이 글을 쓰는 현재도 많이 피곤하지만 이상하게 졸음은 오지 않는 듯 하다. 아마 기분이 좋아서 그런 것일까... ^^
올해 정호가 MLB에 진출하면서 덩달아 나도 내 자신에게 다짐한 것이 있다. 바로 지난번 플로리다에서 그에게 주고 온 MLB REPORT 같은 자료를 앞으로도 꾸준히 만드는 것이고, 매일 이렇게 내 블로그에 그 내용을 일기처럼 적어놓고 일정 주기별로 정리해 주려고 한다.
물론 난 야구를 직접 해본 적도 없고, 그냥 보기만 하는 일개 팬일 뿐이지만 혹시나 내가 본 경기 모습이나 선수들의 플레이가 그에게 단 2%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작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어찌보면 항상 일을 벌리는 스타일이라 참 피곤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사실 회사에서의 내 업무도 한가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쉬는 시간을 쪼개가며 이 글들을 써나가야 하겠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이 작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그것으로 된 것 같다.
| Pittsburgh Pirates | Toronto Blue jays |
1 | Decker, CF | Reyes, SS |
b- Diaz, E, PH-C | Travis, 2B | |
2 | Rodriguez, S, 2B | Martin, R, C |
c- Lombardozzi, PH-2B | 1- Alford, PR | |
Thole, C | ||
4- Smith, PR-LF | ||
3 | Polanco, G, RF | Bautista, RF |
d- Garcia, W, PH-RF | 2- Diaz, J, PR | |
Gindl, LF | ||
Jimenez, A, C | ||
4 | Marte, S, DH | Encarnacion, DH |
e- Morel, PH-DH | a- Barton, PH-DH | |
1- Nunez, G, PR-DH |
|
|
5 |
Alvarez, P, 1B |
Donaldson, 3B |
Lambo, 1B |
b- Valencia, D, PH-3B |
|
Hague, 3B-1B | ||
6 |
Kang, SS |
Smoak, 1B |
Florimon, SS |
c- Colabello, PH-1B |
|
3- Nay, PR-3B | ||
7 |
Tabata, LF |
Izturis, M, 2B |
Broxton, K, LF |
Goins, SS |
|
8 |
Romero, D, 3B |
Pillar, LF-CF |
Sellers, 3B |
Carrera, CF |
|
9 |
Sanchez, T, C |
Pompey, CF-LF |
a- Rojas Jr., PH-CF | Dickerson, RF | |
P | Sadler (W) | Sanchez, A (L) |
Caminero (H) | ||
LaFromboise (H) | ||
Scahill (H) | ||
Lincoln (H) | ||
Beckman (S) |
오늘 경기에 나왔던 모든 선수들 이름과 포지션만 정리해봤는데 토론토는 거의 정예 타순으로 경기를 치뤘고, 피츠버그는 후보 선수들 위주의 라인업을 꾸렸다. 정호도 정호지만 토론토 공포의 3-4-5번 라인이 정상 가동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관심을 끌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MLB.com 기사에서 보니 내일 맥케크니 필드에서 열리는 시범경기 때 주전 선수들을 가동한다는 것 같고, 그렇게 되면 아마 정호는 나와봤자 후반에나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내일은 MLB TV 피츠버그 중계가 없어서 나와도 볼 수가 없다. -_-;;;
토론토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역시 공포의 3-4-5 라인 중 에드윈 엔카나시온이었다. 괜히 4번타자가 아닌 원체 장타력이 있는 선수이기는 하지만 볼을 고르는 능력, 즉 선구안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과는 크게 좋지 않았다지만 어차피 spring training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기때문에 크게 여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정호도 많이 본받아야 하는 호세 바티스타는 위용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던 것 같다. 바티스타도 역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크게 여길 것은 없지만 볼에 배트가 나가는 모습을 보노라니 아직 워밍업 단계인 것 같아 보였다.
토론토 선발투수였던 애론 산체스는 제구 안되는 전형적인 강속구 투수라고 하던데 일단 결과보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패스트볼 자체가 좀 싱킹성을 띄고 있는 것 같다. 만약 그 패스트볼을 받춰주는 변화구(내가 봤을 땐 체인지업, 커브 정도 던지는 것 같던데)만 하나 제대로 받춰준다면 공략이 쉽지 않은 선수로 보인다. 아마 팀에서도 잘하면 선발, 안되면 마무리로 생각한다는 것 같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늘 정호의 경기에서 가장 주안점으로 뒀던 부분은 적응 과정을 어떤 식으로 가져갈까란 점이었다. 모든 것이 낯선 환경이고,시범경기라지만 처음으로 치뤄보는 MLB 수준의 경기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과정을 보고 싶었다.
일단 수비에서도 KBO보다 훨씬 빠른 타구 처리와 포구부터 송구까지의 동작들, 중계플레이, 백업, 더블 플레이, 시프트 등등 주의깊게 보려고 노력했다.
확실히 화면으로 보기에도 우리나라보다 메이저리그가 타구가 빠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평균적으로 타자들 배트 스피드가 우리나라 타자들보다 훨씬 빨라 보였고, 당연히 그 빠른 뱃스피드로 공을 맞추니 더더욱 빠르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1회에 첫 타구가 빠른 타구로 보였는데 조금 긴장한 모습이 보였지만 포구부터 송구까지 자연스럽게 처리했고, 역시 미리 공부를 많이 한 것인지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주루플레이를 감안해서 빠른 송구로 가져간 점이 좋았다. 역시 글러브에서 공 빼는 속도가 빠르다보니 더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것 같고...
더블플레이 처리, 시프트로 인한 호수비까지 오늘은 무난한 수비를 펼친 것 같다. 다만 아직 중계플레이 들어갈 때와 백업 들어갈 때 좀 빠릿빠릿 들어간다는 느낌은 아니던데 이 부분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싶다.
어쨌든 사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난 정호의 수비를 걱정하지는 않는 것이 기본적으로 원래 레인지가 좁은 녀석이 아닐 뿐더러 상황에 맞는 수비도 펼칠 줄 안다는 점이다. 목동구장과 그 외 구장에서의 수비 모습을 보면(목동은 정말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들의 그 레인지까지는 힘들다고 해도 어느 정도 적응 마치고, 여러가지 데이터가 쌓이면 그것을 토대로 평균 정도는 보여주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타격 부분은 아무래도 오늘 홈런으로 이슈가 많이 되었지만 난 타석에 임한 자세를 칭찬해주고 싶다.
직접 물어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데이터를 보면서 연구를 많이 한 것 같은 것이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 설정(메이저리그에 맞게)을 하고, 그 존 밖으로 벗어나는 공에는 배트가 전혀 나오지 않았으며 자신의 존 안에 들어왔다 싶은 공은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첫 타석에서 만난 산체스의 강속구에는 오히려 타이밍이 조금 빨랐던 것으로 보였고, 홈런을 만든 타석에서의 상대 투수였던 에스트라다의 느린 패스트볼에는 타이밍이 조금 밀린 것처럼 보였다. 아직 낯선 투수들을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은 있다. 다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음에도 홈런을 만든 것은 좋은 밸런스에서 그 공을 무리하게 당기지 않고, 상황에 맞게 밀어치면서 볼에 힘을 온전히 실어줬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타석은 3번째 타석이다. 그 전 타석의 홈런을 의식했는지 상대 투수가 좋은 공을 주지 않으려고 하면서 제구가 잘 되지는 않았고, 2번째 공을 제외하면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이 없었는데 그 볼들을 잘 골라내면 볼넷을 만들었던 것이다. 일단 서두르지 않고, 눈야구를 바탕으로 해서 출루한 점이 좋았고, 상황에 따라 레그킥 높이(이건 사실 국내에서 2아웃 이후에는 줄이긴 했다.)도 조절하며 상황에 맞는 타격을 했다.
내일은 중계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주전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해나가는지 잘 보고, 많이 배우는 시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제 한 경기 했을 뿐이고, 이것도 정규시즌이 아닌 말 그대로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기분은 좋을지언정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밀어서 넘긴 홈런이라는 점, 컨택에 집중하는 모습과 인내심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 수비 기본기 등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으면 별로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항상 겸손된 자세로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피츠버그의 우승에 일조할 수 있도록 본인의 한계를 더 넘어서줬으면 좋겠다. 분명 그럴만한 능력이 있고, 그럴만한 지능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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