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야구 시즌이 끝난 후 그 다음해 쓸 달력을 만들게 되는데 이 작업을 시작한지도 벌써 7년째이다.
작년, 재작년에도 마찬가지였지만 하도 오랫동안 디자인을 하다보니 아이디어가 고갈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없었어서 그런지 이 작업에 필요한 여러가지 스킬을 배우지 못한 탓도 있다. 공부를 좀 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집에 오면 피곤하기도 하고, 건강때문에 평일에는 거의 운동을 하니 시간도 많지 않을 뿐더러 영어 공부도 해야 해서 정말 하루 24시간이란 시간이 항상 부족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나마 이번에는 시간이 좀 있기는 했으나, 시간 문제라기보다는 스킬 부족과 아이디어 고갈이 더 크게 다가왔다. 물론 누가 해달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내가 쓸 달력을 만드는 것이라 더 느긋하게 한 것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달력을 완성했고, 나름 실수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뿌듯함도 느껴진다.
어차피 야구 시즌이 시작하는 달이 나에게 실질적인 1년이 시작되는 날이고, 야구 시즌이 끝나는 달이 1년이 끝나는 날이기 때문에 앞으로 매년 3월 ~ 익년 3월로 단위 기간을 바꾸기로 하고 대충 1월 중순에 작업을 시작했으나, 진행이 되지 않아 중간에 손놓고 다른 것 하다가 또 다시 시작하는 이런 패턴을 반복하여 지난주에 디자인을 완성시켰고, 일단 하나씩만 먼저 제작 후에 실물을 확인한 후 또 다시 몇 개 더 주문을 넣느라 어제쯤 모든 작업이 끝난 것 같다.
[벽걸이 달력과 탁상형 달력 앞표지와 뒷표지(A front cover and back cover of wall calendar and desk calendar)]
[2017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의 페이지(Some pages from March, 2017 to February, 2018)]
[2018년 3월 페이지와 추가 페이지(Some pages of March, 2018 and adding pages)]
[추가 페이지(Some adding page)]
역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다 기획하여 디자인했고, 모두 다 내가 찍은 사진으로 만든 작품이다. 만들 때는 항상 힘들지만 이렇게 만들어놓고 보면 또 한번 나의 한계를 이겨냈다는 것에 대해 대견한 마음이 들면서 나름 괜찮은 아마추어 디자이너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다.
당연히 프로에 비교하면 너무나 조잡한 작품이기는 하나, 그냥 취미로 만드니 이 정도면 나름 괜찮을 것 아닐까 하며...... ㅎㅎㅎ
[2017년 3월부터 10월까지 실물(The real things from March to October in 2017)]
원래는 항상 스마일캣이라는 곳에 인쇄를 맡겼었는데 이번에는 이런 스케치북형 벽걸이 달력 사이즈 포맷이 사라져서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을 알아봐야했다. 포토몬이라고 직접 디자인한 달력을 주문할 수 있는 곳이고, 사이즈도 다양했으며 경선이가 하는 곳이라고 해서 일단 믿고 한번 맡겨봤다.
원래 하던 사이즈보다 약 4cm 정도 작기는 한데 사실 그닥 큰 차이는 없어서 크기에는 별 불만이 없었고, 인쇄 품질도 RGB 색상으로 빠져서 색상도 거의 내가 작업한 그대로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러웠는데(약간 흐릿한 부분은 있었지만) 단 하나 아쉬운 부분이 제일 앞 커버에 뭔가 두꺼운 보조 표지가 없다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못에 걸어보니 종이가 얇아서 중력으로 인해 종이 위쪽이 좀 찢어지던데 월을 넘어갈수록 종이가 두꺼워져서 같이 지탱해주는 힘이 있을테니 나중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처음엔 이 부분이 좀 불안한 것 같다. 그래서 앞에 좀 두꺼운 커버를 대주는 게 좋았을텐데 이건 스마일캣이 더 좋았던 듯......
뭐 저 부분 빼고는 스마일캣과 별 차이는 없고, 가격은 여기가 조금 더 싼 것 같다. 할인이 되어서 그런 것 같고, 종이 품질도 스마일캣 종이가 조금 더 두꺼워서 좋은 것 같기는 하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실물(The real thing from November, 2017 to March, 2018)]
항상 동일한 디자인으로 레이아웃만 맞춰서 벽걸이 달력과 탁상 달력 2개를 만들지만 개인적으로는 벽걸이 달력을 더 좋아한다. 크기가 커서 시원시원한 것도 마음에 들고, 내가 찍은 사진 중 잘 나온 사진들은 그 맛이 좀 더 느껴진다고나 할까...... 물론 반대로 생각보다 별로 못 나온 사진들은 더 크게 부각되기도 하는데 MLB 팬이니 야구 일정을 넣으려면 이렇게 시원시원한 크기의 벽걸이 달력이 더 깔끔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 탁상 달력은 좀 지저분해보여서......
[추가 페이지 실물과 표지들(The real thing of adding pages and covers)]
벽걸이 달력은 배치상 넣을 수 없고, 탁상 달력에만 들어갔던 사진들을 저렇게 추가 페이지에 따로 넣어주고, 나머지는 모두 여행 컨셉으로 잡아 디자인했다. MLB 야구장 투어를 하면서 각 도시의 관광지도 한두곳은 돌아보고 왔는데 이런 추억도 한번 넣어보고 싶었고, 가끔 이 여행의 추억들을 떠올리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나름 야구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닌 여행 사진도 많이 찍고 이걸 가끔 꺼내보며 혼자 키득키득거리는 시간을 좋아하는데(정리는 귀찮지만... ㅜㅜ) 그래서 그런지 사진 촬영 스킬은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이것도 나름 뿌듯한 부분이랄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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