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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Magazine

현대, '신데렐라 맨' 시리즈는 계속된다.

by ♥Elen_Mir 2014. 5. 23.

[OSEN 2006-05-03 08:59]

 

 

 

 

 

[OSEN=박선양 기자] '투수:박준수 장원삼 이현승, 야수:김승권 이택근 유한준 지석훈 차화준'.

 

올 시즌 개막 이전까지만 해도 웬만한 야구팬들에게는 낯설었던 이름들이다. 올해 프로무대에 데뷔한 신인들 혹은 '중고 신인'이거나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던 무명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현대 유니콘스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주인공들로 당당히 명함을 올리고 있다. 개막전 최약체로 꼽혔던 현대에서 이들은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상위권에 올려 놓고 있다. 현대가 이들 덕분에 2일 현재 11승 9패로 한화와 함께 공동 3위를 달리며 1위 SK, 2위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올 시즌 초반 현대에서는 '신데렐라 맨'시리즈가 계속되고 있다. 무명 선수들이 잇달아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신데렐라 맨' 시리즈는 먼저 투수쪽에서 시작됐다. 좌완 신인 장원삼(23)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하더니 안정된 구위로 연일 쾌투,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현재 2승 1패에 방어율 1.27의 '짠물 피칭'을 펼치고 있다.

 

이어 2번째 '신데렐라 맨'은 프로 6년차인 사이드암 투수 박준수(29)다. 그동안 볼은 조금 빠르지만 컨트롤이 불안한 평범한 투수였던 박준수는 올해 불펜투수로 출발했다. 그러나 수술 후 재활 중인 마무리 조용준을 대신해 소방수를 맡았던 황두성이 부진에 빠지면서 박준수가 떠올랐다. 황두성 대타로 마무리에 기용된 박준수는 이전보다 볼구속은 줄었지만 안정된 코너워크와 변화구로 소방수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현재 2구원승 5세이브에 방어율 0.49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대졸 신인 좌완 이현승(23)도 장원삼이나 박준수만큼 돋보이지는 않지만 구원진에 안정된 '좌타자 킬러' 구실을 해내며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빠른 볼과 든든한 배짱으로 신인이지만 당당히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약하고 있다.

 

야수쪽 '신데렐라 스토리'는 투수쪽보다는 조금 늦게 쓰여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야수쪽 '신데렐라 맨' 이야기는 4월 30일 LG전서 맹활약한 30세의 '떠돌이' 김승권부터 비롯됐다. 한화에 입단해 삼성을 거쳐 현대에 둥지를 마련하기까지 올해로 프로 12년차에 접어드는 김승권은 이날 지명타자 겸 8번타자로 깜짝 출장해 홈런 한 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에 혼자서 5타점을 기록하며 현대의 대승(12-5)을 주도했다.

 

김승권의 깜짝 활약에 이어 이번에는 프로 3년차 유한준(25)이 일을 냈다. 2군 홈런왕에 1루수 후보였던 유한준은 올 시즌 외야수로 전환한 뒤 개막전 엔트리에 자리를 잡더니 2일 롯데전서 마침내 빛을 발휘했다. 유한준은 이날 2회 프로 데뷔 2호 홈런이자 시즌 1호 솔로 홈런을 날린 것을 포함해 2안타 4타점으로 팀승리에 기여했다. 수비에서도 4차례 점프 캐치를 보여줘 진가를 발휘했다.

 

이들 외에도 아직 '화끈한 신고식'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지만 튼실한 활약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는 '신데렐라 후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포수로 입단해 내야수 수업을 쌓은 데 이어 이제는 외야수로 자리를 잡고 있는 톱타자 이택근(26)을 비롯해 고졸 2, 4년차 유격수들인 차화준(20) 지석훈(22)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만만치 않은 공수 기량으로 현대 야수진의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는 투타에 걸쳐 무더기로 '신데렐라 맨'들이 쏟아져나와 프로야구계를 놀라게 만들고 있다. 대형 주전들이 프리에이전트 혹은 부상으로 대거 빠지면서 이들 신인 혹은 무명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튼실한 현대의 선수 육성 시스템도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꾸준히 좋은 선수를 뽑아내는 스카우트팀과 선수를 보석으로 만들고 있는 2군이 있기에 살림 형편이 전보다 못해진 현대가 꿋꿋이 버티며 한국시리즈 4회 챔프다운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누가 현대의 '신데렐라 맨' 시리즈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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