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07. 12 작성]
내 야구 인생의 첫 시작은 1998년 어느 여름날 TV 중계방송을 보기 시작한 이후부터이다.
당시 TV에서 현대 유니콘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중계해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유니콘스 선수들의 똑똑하고 현명한 플레이에 반하면서부터 난 이 팀의 팬이 되기 시작했다. 알고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연고팀이었는데 사실 애향심, 애국심 이런 것과는 담쌓고 살아와서 그런지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고, 순전히 이 팀의 야구스타일에 반했던 것이다. 이 후 연고지를 옮기긴 했지만 워낙 가치관 자체가 개방적이어서 그런지 그런 것은 별 상관없이 야구장가기 너무 멀겠다는 걱정만 했던 기억이 난다.. ^^;;
그렇게 1999년에 인천 도원구장을 처음 방문했고, 2000년은 수원구장과 잠실종합운동장 야구장, 2003년은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 인천 문학구장, 2004년은 대전 한밭야구장과 부산 사직구장,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2005년은 제주 오라구장과 군산야구장, 2006년은 청주종합운동장 야구장, 2008년은 서울 목동구장, 2010년 현재는 처음으로 마산구장을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로써 우리나라 프로야구팀의 경기가 열린 야구장은 모두 다 찍은 셈....ㅋㅋㅋ
그리하여 그 기념으로 경상남도 마산시와 마산야구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7/7 ~ 8일의 일정으로 마산 원정경기를 계획하였고, 항상 여행을 다닐 때 시간이 맞으면 기차타는 것을 선호하는지라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출발하게 되었다. 직통 노선이 있긴 하지만 다 완행기차라서 시간관계상 환승 노선을 알아볼 수 밖에 없었고, 서울역에서 12:00에 출발하는 KTX를 타고 가다가 밀양역에서 14:39에 순천행 무궁화호로 갈아탄 후 15:33 언저리 쯤 마산역에 도착하였다. 소나기가 그친 후 막바로 내린터라 경기가 못 열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조금 앞섰더랬는데 다행히 이미 비구름은 지나가고 해가 조금씩 나고 있었다...^^
<현재 마산역은 한창 공사중이어서 좀 어수선한 감은 있으나 공사가 끝나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기대된다. 저 분수도 연관된 거 같고...>
마산역 광장 바로 앞에 나가면 한 쪽에는 버스정류장이 늘어서있고, 우측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택시승강장이 있다. 역시 초행길인만큼 버스보다는 택시를 타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는데 가는 길에 신호가 좀 걸리고 차도 생각보다 많았던터라 택시비가 3,300원정도 나왔던 걸로 기억이 난다. 네이버 길찾기 검색했을 때는 2,400원이 나왔는데...;;;;
내가 묶었던 '사보이 호텔' 은 관광호텔 중 하나로 이 지역에서 리베라 호텔, 마산로얄관광호텔, 아리랑 호텔 등과 함께 가장 유명한 곳 중 한 곳이다. 가격도 역시 다른 메이저 지역에 비해 저렴했던 터라(1박당 \78,000) 큰 부담없이 묶을 수 있었으나 뭐 호텔 시설이 그닥 좋고 그런 건 아니니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는 수준인 듯 하다. 나야 뭐 가격때문에 별 기대를 안하고 갔으니... 그래도 세면대랑 화장실·욕실이 따로 있어 2명이 함께 묶을 경우 씻는데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고, 현관의 공간이 큰 만큼 현관 옆 쪽에 옷장, 화장실, 세면대까지 적절히 배치되어 있으며 현관과 침실·응접실이 분리되어 있어 여자들만 가도 안전하게 묶을 수 있는 느낌이었다. 뭐 나야 홀로 외로이 갔기 때문에 혼자 묶긴 했지만(나 은따같아-_-;;)
<호텔 외부와 내부의 모습들... 야구장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바로 앞에 홈플러스가 있기 때문에 야구보러 오는 사람들한테는 최적의 장소>
호텔에 대강 짐을 풀고, 카메라를 미리 셋팅한 후 야구장으로 바로 출발했다. 호텔에서 양덕광장, 종합운동장 사거리 방면으로 쭉 나오면 바로 앞에 마산종합운동장이 나오고, 바로 건너편에 홈플러스가 있다. 야구장에서 뭔가 많이 요기하는 분들은 홈플러스에 잠깐 들렀다가 가도 될 듯 한데 나 같은 경우는 원래 집중할 때 잘 먹지 않는 습관이 있어서 그냥 종합운동장으로 바로 들어섰다.
종합운동장은 축구장과 육상트랙이 있는 다목적 운동장이고, 옆으로 들어가면 야구장이 나오는데 사실 종합운동장만 들어서도 야구장이 바로 보인다.
듣자하니 경상남도 마산시와 창원시가 통합되면서 야구장 명칭도 '창원마산야구장' 으로 바뀌는 듯......
<종합운동장 입구에 들어선 후 야구장쪽으로 쭉 걸어가며 찍어보았다......>
종합운동장 매표소에서 예매한 야구관람티켓을 수령한 후 지정석인 P석 입구 쪽으로 가다보니 마산 mbc 건물도 보이고, 바로 오른편에 생뚱맞게 시계탑도 보여서 찍어보았다. 지정석 입구 쪽으로 가니 바로 옆에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버스와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 버스가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었다. 더 일찍 왔으면 애들 들어가는 것도 봤을테지만 요즘 너무 일찍 가는 건 선호하지 않는 터라 훈련 시작할 시간에 딱 맞춰서 이동하였다...ㅎㅎㅎㅎㅎ
<마산야구장 입구의 모습....>
드디어 개인적으로 국내 원정관람의 마지막 종착지인 마산야구장에 들어섰다. 지정석에서 계단을 2번을 더 올라가면 입구가 나오는데 아무리 야구장 안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하다 싶은 시설이었다. 그나마 화장실은 냄새가 좀 난다는 점 빼고는 새로 리모델링한 터라 깨끗하고, 화장지도 잘 비치가 되어있는데 관중석 의자는 참 심히 안타까운 지경이었고, 그물망이 정말 촘촘한 데다 기둥이 크게 늘어서있어 사진찍는데 많은 에로사항이 있었다. 내가 예매한 좌석이 3루 덕아웃 위쪽이고, 맨 앞줄인 9열 8번(7/7), 11번(7/8) 자리였는데 2번째 줄이었으면 그물망때문에 사진이 더 안 나왔을 거 같긴 했다. 그래도 첫 줄도 허리를 굽히고 보던지 남성분들은 아예 꼿꼿이 세워서 보던지 해야 하는 자리였으니.... 확실히 돗자리 가지고 와서 바닥에 앉는 것이 가장 좋았을 거 같긴 하다....
<저 노란 스탠드는 지정석과 자유석의 경계... 그리고 저 봉 때문에 관람하는 것이나 사진찍는 것이나 매우 힘들었다는;;;;>
어쨌든 그래도 첫 방문지인만큼 애초부터 야구장 전체 모습을 담고 오리라 생각했던 바 그대로 실천하기로 맘 먹고, 지정석부터 외야석까지 쭉 돌아보며 사진을 찍어댔다. 표준렌즈까지 가지고 왔음 좋았을텐데 그리되면 짐도 무거워지고, 분실 위험도 있을 거 같아 걍 핸드폰과 망원렌즈로 해결할 수 밖에...
시설은 좀 그렇긴 하지만 구장 크기는 정말 컸다. 거의 사직구장이나 잠실구장만하다고 봐야 할 듯....;;;
<진짜 이번 마산 원정은 P석에서 자유석, 외야석까지 이동하면서 찍느라 힘들었다...;;; 살은 좀 빠졌겠지... ㅡ,.ㅡ>
야구장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서 셀카를 좀 찍은 후 야구장 전체 촬영은 이 정도면 되겠다싶어 우리 애들 훈련하는 모습들을 담기 시작했다. 훈련을 마친 후 경기 시작하고 나서도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면서 경기를 보자니 역시 먹을 시간이 전혀 없었고, 점점 배에서 아우성치는 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워낙 사진과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던터라 꾹 참고 있었더니만 웬일로 1점차 승리를~~~ ^_^
마치 사직 개막전 경기의 데자뷰인 듯 했다. 그 때도 상대팀 선발은 키스도사, 스코어도 3:2, 8회 1사 후 손승락 등판과 세이브... 물론 조금 다른 점도 있긴 했지만 승부의 추는 여러가지로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7/7 여정을 마친 후 7/8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짐을 맡긴 후 그 곳 직원에게 관광코스에 대해 문의하였다. 마침 그 곳에 마산관광가이드북이 있어서 그것을 하나 집어들고 나왔고, 항구도시에 사는 나이지만 그래도 다른 항구도시에 왔으니 바닷가도 쭉 보고 갈까 싶어 '마창대교' 로 갔다.
알고보니 '마창대교'는 창원에 있었던 것...... 택시비가 편도로 거의 만원이 나왔으니 거리가 아예 짧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먼 거리도 아니었다.
<마산관광가이드 리플렛... 미리 더 세세히 봤더라면 계획은 잘 짰을텐데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코스를 잘 짜야지...>
마창대교 밑에 해안도로가 작게 나와 있고, 그 옆쪽으로 산책로가 쭉 늘어서있는데 거기서 차를 세워놓고 낚시를 하는 분들이 참 많으셨다. 게다가 근처에 두산중공업, STX 이런 굵직한 기업들이 있었던터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오신 분들도 더러 보였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 잠시 데이트를 하러 나온 커플들의 모습도 가끔 보였다.
이 해안도로를 따라 상쾌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걷다보니 다소 거친 바닷 바람이 빰을 찰싹 때리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얼얼하면서도 시원한 바람이 한여름의 더위를 날려주는 것 같아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넓게 트인 바다를 보노라니 역시 인천 앞바다는 비교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
역시 이 곳에서도 마창대교와 해안도로, 산책로, 바다를 배경으로 많은 사진을 찍었고, 물론 셀카도 빠뜨리지 않았다.
<돌섬해상유원지가 보이고, 마창대교가 올려다보이는 마산만 근교 해안도로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낚시여행객들을 위해 오른쪽 편에 간간이 야외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조촐하게나마 화단이 늘어서있는데 조금만 더 규모있게 가꾸면 더 많은 여행객들과 현지인들이 찾을 수 있을 거 같단 생각을 잠시 했다. 해안도로가 원형으로 굽어지는 도로라서 계속 끝없이 가면 창원쪽으로 더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적당히 가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 현명하다 싶다. 물론 차로 이동하면 괜찮은데 도보나 자전거로 갈 경우는 이 경우를 잘 생각하고 있어야 할 듯......
<해안도로 옆 화단과 유람선... 저 유람선은 미리 예약해야 뜨는 듯...>
야구장으로 가야 할 시간이 되어 콜택시를 부르는데 위치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택시를 좀 더 오래 기다릴 공산도 있으니 자기가 있는 위치를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차를 가지고 오면 그닥 상관은 없지만...... 두산중공업 지나서 마창대교 밑 쪽 해안도로의 어딘가에 있다고 꼭 이야기를 해줘야 택시기사님이 정확히 찾아오실 수 있다.
그렇게 마창대교를 벗어나 야구장으로 갔고, 또 선수들 훈련 모습과 경기 모습을 찍으면서 관람한 후 아쉬움을 뒤로 하고, 호텔에서 짐을 찾아 길을 나섰다. 인천터미널까지 가야 하는 터라 고속터미널이 아닌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야했는데 마산은 고속터미널보다 시외버스터미널이 더 오래되고, 노선이 많으니 꼭 가기 전에 집에 올 차편을 먼저 봐두어야 한다. 고속터미널은 서울 지역과 광주, 대구 이런 곳 밖에 안 서는 거 같았는데 나머지 노선은 아마 거의 시외버스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기차는 막차가 오후 9시이기 때문에 야구를 다 못 보고 나온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고.....
<마산지역 시내 지도... 가이드 리플렛을 얻으면 이 지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지도가 세세히 나와있어 정말 편했다.>
어쨌든 인천터미널로 가는 심야버스가 자정이 지난 0시 30분차라 거의 2시간 정도를 터미널에서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저녁먹을 겸 터미널 안의 분식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다행히 노트북을 가지고 온 터라 노트북으로 사진 편집을 하면서 그 시간을 때웠다.
대충 다른 지역 버스 시간 보니 아무래도 부산 지역 가는 버스는 자주 늦게까지 있어 부산에서 야구보러 오는 분들은 그닥 불편할 건 없을 거 같고, 수원은 11시대, 부천과 일산도 11시대, 안산은 1시까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인천공항 가는 버스도 비슷하게 있을 듯...;;;
이렇게 1박 2일간의 마산 일정을 무사히 소화했다. 마산구장이 청주구장과 함께 험악하기로 소문난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그런 거 같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나야 단체 응원 문화를 별로 안좋아하니 당연히 져지 입은 것만으로 시비거는 사람들이 전혀 없지만 옆 쪽의 자유석에 있었던 써포터즈 팬들은 크게 응원했는데도 아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몇년 전 기아가 4강 밥먹듯이 갈 때 광주 분위기가 더 험악했는걸....ㅋㅋㅋㅋㅋ
청주는 항상 지정석에 앉았었던지라 얼마나 심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시는 분의 말씀을 빌리면 최고라고 하시고, 몇년 전 박준수 선수의 글러브를 청주 한화팬이 훔쳐간 적도 있었으니......
나의 롯데전 직관 승률은 3승 2패로 우세한데 왜 우리 팀은 그렇게 약할까... 내가 다 사직, 마산만 다녀와서 그런 것일까.... ㅡ,.ㅡ
아무튼 이번 마산 원정경기도 1승 1패로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고,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고 온 거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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