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30 작성]
Best Of Best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 2010 광저우 AG 사멘다오(沙面島) 관광(4일)
11월 17일 이 날도 우리 야구팀 경기는 없었고, 전 날 약간 무리해서 걸어다닌 감이 있어 느긋하게 일어나기로 했다. 그래도 이상하게 일찍 눈이 떠져서 8시 정도에 조식을 챙겨먹긴 했지만...... 이 날 조식도 영, 하지만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적응이 어느 정도 되니깐 먹는 데에는 별로 지장이 없게 되더라. 냄새도 나긴 났었지만 전처럼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고 말이다.
하긴 나에겐 내 일용할 양식들이 있잖아! 그렇게 낑낑대며 들고 왔었던 무지막지하게 무거웠던 짐들이 고맙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이 날은 사면도(沙面島 : 사멘다오)를 돌아보는 코스였다. 시간이 얼마 걸릴 거 같지 않아 두번째날과 마찬가지로 숙소에서 1시 넘어서 나왔다. 사면도(沙面島)를 가려면 1호선 황사(黃沙)역으로 가야했는데 역시 내가 머무는 광저우동역(广州东站)은 1, 3호선이 모두 다니는 곳이었던터라 그냥 한번만 쭉 타고 가면 되는 거였다. 또 한번 나의 선견지명에 감탄하며 나섰던... ㅎㅎㅎ
사면도(沙面島)는 지하철 1호선 황사(黃沙)역 출구 D로 나가서 왼쪽편에 바로 보이는 육교를 건너고 또 작은 다리를 건넌 후 길을 쭉 따라 들어가면 공원이 나오는데 이 곳이 사면도(沙面島)의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냥 공원이기는 하지만 주변에 주강(珠江)이 펼쳐져 있어 운치를 자아내고 있다.
<사면도(沙面島) 공원 들어가기 전의 주강(珠江)>
<사면도(沙面島) 공원 들어가는 길>
사면도(沙面島)는 광저우시(广州市) 리완주강(荔湾珠江) 주변에 위치하는 면적 0.3km의 작은 섬이지만, 중국 근대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청(淸)나라 중후기 때 통상수교거부정책을 실시하여 금해령이 떨어진 와중에 서양인과 유일하게 통상할 수 있는 항구로 쓰였으며, 1840년 즈음 아편전쟁을 치루면서 영국과 프랑스의 조계지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후 1852년 불평등조약을 체결하면서 이 땅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역사적으로는 뼈아픈 곳이지만 현재는 외국인들의 거주지 겸 현지인들의 관광지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원 안을 들어서면 아름다운 꽃들과 정원이 잘 갖추어져 있고, 여기저기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눈에 자주 띄었다. 어찌나 여유로워 보였던지... 그리고 특이할만한 점은 여기저기 중국인들의 모습 뿐만이 아니라 유럽인, 어린 아이 등등의 형상을 담은 이쁜 조각상들도 자주 눈에 띈다.
<여기부터 공원이 시작됨.>
<나도 이런 데에서 셀카찍고 싶었는데 귀차니즘이...;;;>
<이 아이들은 피노키오와 그 친구인 듯>
해방 이후 새로 지은 건축물이 거의 없어 19세기말 서양의 고전주의적 건축양식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영사관, 교회, 학교, 은행 등 거의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서유럽의 형식과 분위기를 띠고 있다. 게다가 정원의 꽃과 나무들도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이 곳에서는 유난히 웨딩촬영을 하는 예비 신랑, 신부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쇼핑몰에서 의류 촬영을 하기 위해 나온 그룹도 많이 보여 중국인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던 듯 하다. 나야 물론 이런 데에 별 관심이 없어 한번 힐끗 보고 왔지만...ㅋ
<가톨릭 성당. 가톨릭 신자로서 한번 들어갔다 올까 생각도 했지만 평일인데 사람이 있어 그냥 겉만 보고 왔;;;>
<이 모습을 보니 전에 아는 언니와 친구 웨딩촬영할 때 따라가서 스냅사진 찍어준 기억이 새록새록>
공원이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것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길은 쭉 이어지는 거 같았다. 아름다운 분수도 형태가 다른 2가지의 종류가 존재하고 있고, 벤치조차도 유럽에서 보는 것 같은 형상 그대로에 꽃들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보였다. 월수공원 꽃 축제보다 오히려 평소 이 곳의 꽃 종류가 더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고...... 공원을 쭉 따라 들어가다보면 공안요원도 자주 돌아다니고, 정원을 관리하는 사람, 청소하는 사람도 곳곳에 많이 배치되어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외국인 거주지라서 그런지 경비도 잘 되어있고, 공원 관리도 정확히 잘 하고 있는 듯 하다.
<바이올린 켜는 할아버지 동상... 보기만 해도 평화로움이 느껴지지 않는가...>
<분수 1. 아가자기한 느낌이 나는 분수>
<공원 벤치. 역시 유럽스타일의 느낌이 물씬 나는 듯>
<바이올린 곡에 맞춰 행진하는 아이들과 사진을 찍는 유럽인의 동상>
<분수 2. 분수도 길게 분수의 물길도 길게 나 있는 형태>
<확실히 건축양식이 이래서 그러지 몰라도 중국 느낌은 사람들 빼면 거의 안나는 곳>
공원을 벗어나 쭉 들어가면 주강(珠江)이 쫙 펼쳐져 있다. 산책하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저 더러운 물에서 수영하겠다고 수영하는 노인들, 또 저기서 낚시하는 사람들, 집에서 자는 게 더 편할텐데 이 곳에서 낮잠자고 있는 사람들까지... 사진을 제대로 찍어보려고 했으나 이 낮잠자는 사람들 때문에 모양새가 좀 그래서 그냥 포기했다.
주강(珠江 : Pearl River)은 중국 남부 지역 최대의 하류이며 중국에서 네 번째로 큰 강이다. 총 길이는 2,200여km이며 면적은 약 42만km라고 한다. 이 강을 끼고 홍콩과 광저우의 경계가 나눠진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그만큼 이 강의 규모는 엄청나게 크다고 보면 된다.
<어찌보면 한강과도 좀 닮아있는 모습>
<햇빛에 반사되어 강물이 반짝반짝!!>
<이 곳에 석회암도 많이 생성되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생기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자연적으로 퇴적되어 생긴 것일지도...>
<저 멀리 광저우타워가 어렴풋이 보임.>
<한 쪽에 이렇게 자그마한 연못이 있는데 저 오리들도 조각상이라는~~ 얼핏 보면 실제 동물로 착각할 정도... ㅋ>
<정말 동상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음.>
<중국인과 유럽인이 함께 있는 모습. 어찌보면 개방 이후의 생활상이 아니었을지...>
2~3시간여 정도 돌아다니니 대충 이 곳은 모두 돌아본 거 같았다. 사면도(沙面島) 건너편에 청평약재시장이라고 있기는 한데 그닥 볼 거리는 없을 거 같아 그냥 패스하고 왔고, 근처에 바로 어시장도 있었던 거 같아 그리로 잠시 들어가려고 하니 사람들이 너무 많이 쳐다봐서 무서운 생각이 들어 어느 정도 가다가 말기도 했다. 역시 난 중국인처럼 생기지는 않아 보이는지 어디를 다니든 사람들의 시선을 참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헤어 색깔 자체가 염색하지도 않았지만 자연갈색이라 그런가 일본인으로 많이 봐주는 거 같았다. 광저우에는 그래도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이 올 거 같은데 역시 난 한국인처럼은 안 생긴 모양...;;
이렇게 이 날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일본 여행할 때에 비해서 여행코스가 너무 짧아서 조큼 당황스럽기는 했는데 그래도 아예 갈 곳이 없는 곳은 아니었던지라 심심할 새는 없었던 듯 하다. 인천 아시안게임할 때가 걱정이지...... 인천 진짜 갈 데가 너무 없어서... ㅡ.ㅡ;;;
숙소에 돌아와서 이 날 만찬을 즐기기 위해 아껴두었던 햄도 전기포트에 2번 데치고, 즉석 미역국도 끓이고, 또 아껴두었던 깻잎도 개봉해서 정말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역시 한국 사람은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한다니깐!!!!
Tip) 그리고 햇반을 전자렌지에 데울 수 없는 경우가 여행을 가면 생기게 마련. 그래서 내가 사용한 방법은 일단 전기포트에 물을 가득 넣어 팔팔 끓인 후 세면대나 넓은 대야 같은 곳에 햇반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여기서 또 한번 물을 끓여 부은 후 약 20분 정도 그 물에 담가두면 밥이 아주 뜨겁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미지근한 밥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그래도 아예 안 데우는 것 보다는 이게 낫지 싶다.
<데운 햇반, 즉석미역국, 마늘햄, 꺳잎, 김치, 김... 여행지가서 이렇게 잘 차려먹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까...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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