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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Escape/Travel Essay

[Europe Travel] #3. 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 - 요쿨살론 & 남부 해안투어 (Iceland, The land of Ice and Fire - Jokulsarlon & South Coast Tour)

by ♥Elen_Mir 2024. 1. 7.

」  팬더믹이 온 지구를 덮친 이후, 대혼돈의 시기를 지나온 많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그렇게 서서히 일상으로 회복되는 과정의 끝은 아마도 해외 여행이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도 다르지 않았고, 그렇게 4년만에 아이슬란드로 떠나기로 결정을 내렸다. 

  첫 유럽 여행지로 아이슬란드를 선택한 이유는 어디에서나 볼 수 없는 흔하지 않은 대자연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영화 「인터스텔라」 나 「베트맨 비긴즈」 에서 본 쓸쓸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외계 행성의 그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엄밀히 따지자면, 유럽 대륙에서 첫 발자국을 딛은 곳은 핀란드 헬싱키이지만 고작 몇 시간만 머물렀기 때문에 어중간한 감이 있어보인다.

 

  2023년 9월 23일과 귀국일인 10월 1일 십 여 시간 정도 헬싱키에 머무른 걸 빼고는 9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박 7일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슬란드에서 보냈다. 거의 매번 여행을 갈 때마다 한 두 도시 정도 더 들르는 환승편을 이용하게 되는데 오랜 비행으로 지친 근육과 피로를 풀어줄 겸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더 많은 곳을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 참 효율적으로 생각된다. 물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어차피 좁은 비행기나 그 좌석 안에서 오랜 시간 버티는 것도 만만치 않다.

 

   팬더믹 이전에는 그나마 아직 젊다고 말할 수 있는 연령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본격적인 중년의 시기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예전같지 않음을 느낀다. 신체 나이는 역시 속일 수가 없나보다. 아마도 재작년에 잠깐 쉬러 다녀온 제주도 때부터 패턴이 좀 바뀐 감이 있는 것이 최대한 체력을 보전하려다보니 이제는 진득하게 머무는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관광을 포기할 순 없기에 관광과 휴양을 적절히 접목시킨 일정이라고나 할까.....

 

 

 

 

 

#3. 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 - 요쿨살론 & 남부투어 (Iceland, The land of Ice and Fire - Jokulsarlon & South Coast Tour)

 

 

 

 

[요쿨살론 빙하호수(Jökulsárlón)]

 

 

 

September 25, 2023 -- South Coast Tour & Jökulsárlón in Iceland

 

 

 

 

  아이슬란드에서의 두번째 날, 현지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사실 막바지까지 세부 일정을 고민했던 게 체력적인 문제였다. 투어 프로그램들 대부분이 짧게는 8시간에서 16시간까지 이뤄지는지라 체력이 버텨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어서 이 날의 일정만 출국 전 날 미리 예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투어를 제공하는 여행사들이 많아서 마음이 크게 급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 날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간단하게 누룽지로 아침을 때우고, 분주하게 외출 준비를 한 후 공항에서 이 곳을 올 때 하차했던 근처 호텔로 나가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차량이 늦게 와서 좀 불안했는데 이 호텔이 거의 마지막 픽업 지점이라서 더 그랬나보다. 

 

 

 

[투어버스]

 

 

  픽업 지점에서는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소규모로 운영되나 싶었는데 약 10분 정도 지나 이 곳에 내려주었다. 여기서 세부 코스별로 두 그룹으로 나눠지는데 우리보다 더 먼저 도착한 그룹이 있었는지 이미 버스 안에 사람들이 있었다. 난 저 BusTravel Iceland를 타고 이동했고, 다른 버스는 액티비티 체험 코스용이었던 듯 하다.

 

  우리를 이끌었던 가이드는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 정도의 청년이었고, 아이슬란드의 역사부터 문화, 이 날 소화하는 코스 등 거의 끊임없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마그마와 용암이 식어서 거대한 섬을 만들어냈는데 이 섬이 바로 아이슬란드라고 한다. 북극권 바로 아래에 있어서 매우 추울 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아메리카 대륙에서부터 오는 멕시코 만류(북대서양 해류)로 인해 의외로 따뜻하다. 그저 바람이 많이 불 뿐이고, 여름에는 다소 건조하고 시원한 날씨이다. 면적은 대락 남한 정도 크기라고 들은 기억이 난다.

 

 

 

[스툐르나르 폭포(stjornarfoss)]

 

 

  아이슬란드에는 4~50,000개 정도의 많은 폭포가 있어서 여기에 살지 않는 이상 모두 둘러보는 건 불가능하다. 아이슬란드어로 폭포를 foss라고 하고, 이런 이름이 붙은 곳은 다 폭포라고 보면 된다. 남부 해안 방향으로 쭉 오면서도 작은 폭포를 꽤 많이 볼 수 있었으며 그 중에서 상대적으로 별로 알려지지 않은 스툐르나르 폭포(stjornarfoss)가 우리의 첫 코스였다. 높이 15m로 상층과 하층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절벽의 돔 모양 때문에 폭포의 상층보다 하층이 더 눈에 띄며 물 가까이로 가면 폭포의 윗 부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폭포 옆 쪽으로 형성되어있는 산 역시 화산 활동으로 인한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졌고, 노르스름하고 푸른 풀들이 뒤덮고 있어 꽤 신비롭고 이채로운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에이야파들랴이외쿠틀(Eyjafjallajökull)]

 

 

[스카프타펠스요쿨(Skaftafellsjökull)]

 

 

  에이야파들라이외퀴틀(Eyjafjallajökull)은 따로 남부해안 투어에서 언급하기로 하고, 스카프타펠(Skaftafell)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바트나요쿨(Vatnajökull) 국립공원 내에 있는 자연보호구역 중 한 곳이고, 다양한 풍경을 가지고 있어 한 때는 따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던 곳이다. 스카프타펠은 빙하와 모래 사이에 자라나는 풍부한 식물들로 인해 대조적인 경관으로 유명하다. 폭포, 빙하 석호, 동굴, 지층과 검은 모래 사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연 명소들을 볼 수 있는데 현무암 기둥으로 둘러싸인 스바르티포스(Svartifoss),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l), 스카프타펠스요쿨(Skaftafellsjökull), 요쿨살론(Jökulsárlón) 등이 있다.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l)]
[영화 「인터스텔라」 -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l)]

 

[영화 「베트맨 비긴즈」 -  스비나펠스요쿨( Svínafellsjökull)]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 스비나펠스요쿨( Svínafellsjökull)]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지형들은 영화나 드라마 등 미디어에서도 많이 노출되는데 영화 「인터스텔라」 의 여러 행성들과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의 시작인 「베트맨 비긴즈 도 마찬가지였다. 저 위의 자료처럼 「인터스텔라」 의 만 행성과 「베트맨 비긴즈 에서 브루스 웨인이 방황할때 머물렀던 티벳이 촬영된 장소는 실제 아이슬란드 스비나펠스요쿨(Svínafellsjökull)이었다.

 

  이 지점에서 운전을 못하는 게 가장 아쉬웠던 점이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지 않아서 레이캬비크에서 이 곳을 가려면 최소 차로 편도 4시간은 운전해가야 한다. 투어 프로그램의 경우는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가는 게 대부분인데다 가격이 너무 비싸고 말이다. 그래서 이 곳의 빙하를 직접 밟지 못했다는 게 너무 슬펐지만 이렇게 멀리서나마 봐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스카프타펠 빙하 하이킹은 다음에 올 때 해보려고 한다. 아이슬란드를 방문하는 게 이 때가 마지막이 아닐 것 같아서.....

 

 

 

 

[다이아몬드 비치(Diamond Beach)]

 

 

  다이아몬드 해변(Diamond Beach)은 아이슬란드 남부 해안의 요쿨살론(Jökulsárlón) 빙하 석호 옆에 위치한 브레이다메르쿠르산두르(breiðamerkursandur) 빙하 평원에 속하는 검은 모래 해변이다. 브레이다메르쿠르산두르는 호르나피요르두(hornafjordur) 지역에 위치한 빙하 퇴적물 평원으로 이 곳부터 요쿨살론까지 18km에 걸쳐 펼쳐져있다. 바트나요쿨의 빙하설인 브레이다메르쿠르요쿨(breiðamerkurjökull), 후르타르요쿨, 피올스 요쿨까지 이 세 개의 화산 활동으로 인해 앞으로 흘러내리면서 이 지대가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지표면의 암석이 연마되면서 빙하 퇴적물이 형성되었고 앞으로 밀어내었다고 한다.

 

 영상의 소리를 자세히 들으면 파도 소리 안에서 뭔가 깔짝깔짝 갈라지는 소리가 나는데 이는 파도로 인해 빙하가 녹는 소리이다. 이 때가 여름의 끝이기도 했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빠르게 빙하가 녹고 있어서 예전 여행 프로그램에서 봤던 그 정도의 양이 아니었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볼 수 있었던 건 하루라도 빨리 아이슬란드를 찾아와서이기도 하다.

  사실 여러 곳을 검토했지만 아이슬란드로 장소를 결정한 건 이 이유가 컸다. Global warming으로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여행 중에도 가이드 말로는 예전에 비해 70% 정도의 빙하가 녹았다고 언급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요쿨살론(Jökulsárlón) 보트투어]

 

 

  요쿨살론(Jökulsárlón) 빙하 호수는 바트나요쿨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석호로 빙산이 녹아 형성된 곳이다. 최고 깊이는 248m이고, 면적은 18㎢이며 이 빙산들은 무려 1000년 전에 생성되었다고 한다. 1934년 브레이다메르퀴르외퀴들(Breiðamerkurjökull) 빙산이 퇴각을 시작하며 그 자리에 호수가 형성되었는데 1970년 초 이후 무려 크기가 4배나 증가했다. 역시 지구 온난화 탓이다.

  또한 바다와 연결이 되어있어 바다표범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난 실제 보지 못했다.

 

  투어 프로그램 중 요쿨살론 보트 투어도 포함이 되어있다. 물론 보트를 타고 싶지 않으면 예약 단계에서 제외시켜도 되지만 난 그냥 포함시켰다. 여기까지 왔는데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게 낫지 싶어서 말이다. 구명조끼(근데 땀에 쩔은 냄새가...;;;)를 입고 약 15분 정도 호수를 천천히 이동하면서 보트에 있는 가이드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는데 나 같은 경우는 솔직히 사진찍기 여념이 없었던 것 같다. 

 

 

 

[영화 「007 어나더데이」 - 요쿨살론(Jökulsárlón)]
[영화 「툼레이더」 - 요쿨살론(Jökulsárlón)]
[영화 「007 뷰 투 어 킬」 - 요쿨살론(Jökulsárlón)]

 

 

  요쿨살론(Jökulsárlón) 빙하 호수는 영화에서도 꽤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이 007 시리즈, 튬레이더 외에도 광고나 뮤직 비디오에도 다수 등장했는데 저스틴 비버의 "I'll show you"가 대표적이다.

  바트나요쿨 빙하산을 배경으로 푸르스름한 빙하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뭔가 지구에 있는 어떤 장소라기보다는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날씨가 흐려서 아쉽긴 했어도 이 느낌을 나만 받은 건 아닌 것 같다. 아마 차를 렌트해서 이 곳을 왔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했을 거 같고, 만약 계절이 겨울이었다면 밤까지 기다렸다가 오로라까지 감상하고 왔을지 모르겠다. 이 근처에 비크(vik)라는 마을도 있어서 들러도 괜찮을 것이다.

 

 

 

  이 곳이 거의 막바지로 들른 곳이었다. 레이캬비크까지 돌아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라 많은 곳을 갈 수는 없었지만 다양한 지질과 생소한 분위기 그리고 대자연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일정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 코스는 사실 셀야란드스포스(Seljalandsfoss)였지만 아쉽지만 너무 어두워져서 건진 사진이 없다. 

  참, 중간중간 휴게소를 많이 들러서 화장실 문제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요새 물을 많이 마셔서 이게 가장 걱정이었는데 시간도 최소 20분 정도는 줘서 괜찮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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