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6-09-28 14:56] | |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이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의 벽을 허물고 6년 만에 감격의 우승컵을 안았다. |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쿠바의 상티 스피리투시 후엘가 구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에이스 김광현(안산공고)의 호투와 임익준(광주 동성고)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미국을 4-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의 우승은 원년인 1981년과 1994년(14회), 2000년(19회) 대회에 이어 통산 4번째이고 최근 대회로는 2000년 이후 6년 만이다.
야구는 9회 말 2사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여실히 입증한 한판이었다.
한국은 3-3으로 맞선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남형(인천고)이 몸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사 후 4번 타자 이두환(장충고)이 고의볼넷을 얻어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8회부터 대타로 나온 임익준. 2-3으로 뒤진 8회 볼넷을 골라 동점 득점을 올린 `럭키 보이' 임익준은 볼 카운트 1-2에서 미국의 다섯 번째 투수 팀 앨더슨의 공에 힘껏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상대 유격수 앞에서 한 차례 바운드 뒤 살짝 키를 넘겼다. 3-3 균형을 깨는 끝내기 안타였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김광현이 수훈갑이었다.
김광현은 1회 구원등판해 3이닝을 막아낸 뒤 외야수로 옮겼다 9회 초 무사 1루 위기에서 재등판해 삼진 2개를 뽑으며 무실점으로 막는 등 총 4이닝 3안타 5탈삼진 2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예선리그 최종전 네덜란드전부터 8강전 대만전, 4강 캐나다전에 이어 결승전까지 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기쁨을 누렸다.
한국은 선발 이재곤(경남고)이 1회 흔들리며 볼넷 2개를 내주는 바람에 불안하게 출발했다. 허세환 대표팀 감독은 1사 1, 2루에서 김광현을 조기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김광현은 1회 2사 만루와 2회 1사 1, 3루 위기를 넘어선 뒤 3회를 삼자범퇴로 봉쇄해 기대에 부응했다.
마운드가 안정을 찾자 타자들도 곧바로 선제 2점을 내며 기세를 올렸다.
3회 김선빈(화순고)의 볼넷과 이천웅(성남서고)의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출루로 엮은 1사 1, 3루에서 상대 투수 폭투로 선제 득점을 올렸고 이어 이두환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보태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믿었던 김광현이 4회 들어 급격한 난조를 보였다. 1사 후 볼넷과 연속안타를 내줘 만루를 자초한 뒤 밀어내기 볼넷으로 첫 실점했다.
허 감독은 김광현을 외야수로 돌리고 양현종(광주동성고)을 구원 투수로 내세웠다.
양현종은 상대 타자 메디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끄는 듯 했으나 무스타카스에게 풀카운트 대결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2-2 동점을 허용했다.
급기야 상대 추격에 휘말려 6회 1사 3루에서 저스틴 잭슨에게 적시타를 맞고 2-3으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할 줄 모르는 투혼으로 똘똘 뭉친 한국이 강한 뒷심으로 역전극을 펼쳤다.
8회 볼넷으로 나간 임익준을 황인권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불러 들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임익준의 통쾌한 적시타로 짜릿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허세환 감독은 "모두가 목이 쉬어버렸을 정도로 진땀 나는 승부였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더라도 끝까지 물어뜯고 싸우겠다는 투지가 승리를 이끌었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편 양현종과 이두환은 각각 왼손투수, 1루수 부문 올스타로 뽑혔다. 양현종은 예선리그 성적만으로 가린 개인 타이틀 방어율 부문 1위(9⅔이닝 무실점)도 차지했다.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오는 30일 오전 2시5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결승 전적(28일)
미국 000 201 000 - 3
한국 002 000 011 - 4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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