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5박 6일 잊을 수 없는 이야기.... Beijing OIympic 2008 (3)

by ♥Elen_Mir 2014. 6. 25.

[2008.08.21 작성]


 

# 2008.08.15  양궁 16강전....  야구 캐나다전.... 그 외 우여곡절 사건이 많았던 날!!!

 

 


베이징와서 이 날 처음으로 대중교통을 통해 각 경기장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오히려 대중교통으로 이동했던 것이 볼 것도 더 많았던 거 같고, 실제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생활이 느껴져서 좋은 경험을 했던 거 같다.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가장 가까운 왕진역으로 이동하였다. 왕진역 주위의 모습인데 지저분하고 허름한 중국을 상상했던 것이 오산이었던 듯 하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하던데 이 곳은 우리나라의 현재 서울을 연상시켜주고 있다. 


 



<왕진역 주위의 모습...>

 

 


왕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순환버스로 환승하기 위해 이 곳에서 내렸다. 그러나 역 이름이 잘 생각이 안난다.. 뭐였더라~~ ㅡ,.ㅡ

 



<버스로 환승하기 위해 내렸던 곳...>

 

 


올림픽 기간동안 해당되는 날의 티켓을 가지고 버스를 타면 어디든 공짜로 갈 수 있게끔 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다수 확보된 양궁표를 보여주며 순환버스를 타고 양궁장으로 이동했다.  버스 안에는 정말 사람도 많고, 좀 퀘퀘한 냄새도 나는 거 같았으며..(뭐 하기사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ㅋ)

완전 낑겨 탔다가 사람들이 주경기장에서 많이 내려서 그나마 좀 여유있게 주위를 둘러보며 갈 수 있었다.




<올림픽 주 경기장>

 

 


주 경기장 바로 옆에 중국이 자랑하는 수영장 워터큐브가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이 곳 역시 외관이 상당히 멋있었다.

 




<이 곳이 워터큐브 수영장...>

 

 


여기는 선수들이 묶고 있는 선수촌 아파트란다... 순식간에 지나간지라 우리나라 선수들이 묶는 곳은 꼼꼼하게 찾아볼 수는 없었다...

역시 국대선수들이라 저렇게 자신들의 나라 국기도 달고 있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참 신선했던 듯...^^





<선수촌 아파트...>

 

 


드디어 양궁장에 도착하였다. 역시나 출입검사는 여기도 마찬가지로 했지만 그나마 야구장보다는 덜 심했던 거 같다.

야구장 들어갈 땐 가방에 들어있는 소지품 모조리 다 꺼내보고, 현수막도 다 펴보면서 어떤 의미인지 알려달라고 하고 그랬었기에~~ ㅡ.ㅡ;;;

 



<출입구에서 양궁장으로 가는 길>





<양궁경기장과 연습장...>

 

 


도착하니 벌써 우리 대한민국 응원단들은 일찌감치 와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가 너무 게을렀던 것일까....

남자 16강전 경기였고, 한국 선수 경기는 다 봤으니 괜찮았지만 어쨌든 양궁장엔 대다수의 관중이 한국인이었다. 

일찌감치 그 전날 경기를 모두 끝낸 여자 선수들도 남자 선수들의 선전을 위해 응원을 하러 왔고, 우리 일행 중의 일부는 자랑스러운 양궁 태극낭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한다. 부럽기도 하지만 이 날은 귀차니즘이 너무 심했던 관계로 이것만으로 만족을...ㅋㅋ

 




< 우리나라 응원단과 외국응원단>







< 양궁 태극낭자들과 박경모 선수>

 



결과는 아쉽게도 박경모 선수 혼자만 8강에 진출하고 말았다. 이로써 중국의 텃세도 심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수준이 레벨업되었다는 느낌이다.

미국 선수가 참 인상깊게 잘 쐈던 걸로 기억하고, 그만큼 이제 우리나라도 더더욱 긴장을 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준 경기랄까...

원래 1등을 유지하는 것이 치고 올라오는 것보다 가장 어려운 법이라니까.... ^^

 

우리나라 선수의 경기가 모두 끝나고 우리는 하키, 야구로 그룹이 나뉘어져서 양궁장 바로 옆에 있는 하키장에 갈 일행들은 남고, 야구 볼 일행들은 다시 숙소로 들어가서 점심을 먹고, 이 날 베이징으로 들어온 일행들과 합류하여 다시 우커송 야구장으로 출발하였다.

광복절에 일본전이었으면 더 큰 의미가 있었을것인데 뭐 조직위가 남의 나라 광복절까지 신경쓰지는 않을터이니....

 

미리 북경좋아님이 애써주신 덕분에 캐나다전을 300¥에 구입할 수 있었고, 우리는 경기 시간이 임박하는 관계로다가 바로 경기장에 입장하였다.

이 날은 우커송 제1경기장이 아닌 제2경기장으로 갔다. 확실히 1구장보다는 작았고, 파울볼은 죄다 경기장 바깥으로 나가기에 경기 끝나고 공 어디 없나 하며 한바퀴 돌았었다....ㅋㅋㅋ




<완봉승으로 깔끔한 투구를 한 선발투수 류현진>




<내야 흙을 정리하는 운영위원들..>





<호수비 후 들어오는 이종욱 선수와 칭찬해주며 같이 들어오고 있는 이용규 선수...>

 



이 경기가 끝난 후 본인과 같이 갔던 일행들은 모두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딸 것임을 직감했었다.

단지 류현진의 완봉만이 아닌 선수들의 끈끈한 조직력과 목표 의식, 그 자신감들을 우리도 함께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정말 꿈 같은 일이 벌어질 것임을 우리는 정말 강력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날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듯 하다.

 

이렇게 경기가 끝나고, 그런 설레임을 안고 경기장을 나섰다. 하지만 이 날 숙소로 밤새 못 돌아갈 거 같은 두려움에 휩싸였었다.

동지문역까지는 잘 갔으나 문제는 같이 야구를 봤던 일행 중에는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숙소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결국은 영어를 할 줄 아는 공안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인원이 좀 있었어서 택시를 2대를 잡아타야 했었는데 사무실에서 받은 전화는 1대...

그래서 우선 공안요원들에게 사무실에 있는 분께서 우리의 목적지를 설명해주고, 택시 2대를 연속으로 잡아 택시기사들에게 설명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빈 택시도 별로 없었고, 그나마 빈 택시들은 공안요원이 잡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는지 조금 서있다가 그냥 가버렸다.

이렇게 길에서 30여분을 소비하였고, 그냥 우리가 잡아타고 가자는 결론을 도출해서 택시가 잘 잡히는 곳으로 조금 걸어 이동했으나 역시 거기서도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었고, 연속으로 잡는 것은 더더욱 그러했다.

 

다시 사무실에 전화를 하니 공안요원 말고 흰 모자를 쓴 교통경찰을 찾아 가라고 하셨다. 어디서 찾아야 할지 암담했는데 뭔 교통경찰의 흰 모자가 야구모자인지... 정말 경찰 아닌지 알았다니까... ㅡ,.ㅡ

근데 여기서 대반전!! 그 경찰이 우리 또래 아니면 약간 어려 보일 정도로 젊어보였는데 너무나 기뻐하며 우리를 도와주는 것이다. 물론 택시가 잘 안잡혀서 좀 기다리긴 했지만 기다리면서 영어로 한국 여자들은 너무 이쁘다는 립서비스까지...ㅎㅎㅎㅎㅎㅎㅎ

게다가 택시를 잡아주고 탈 때 고맙다고 인사를 하니 완전 깜찍한 미소로 잘가라고 하는데 녹아버리는지 알았다....ㅋㅋㅋ

 

중국인들 중에 잘사는 집안의 자제들은 정말 성격도 좋고, 착하다던데 그 교통 경찰이 딱 그랬었던 듯 하다. 게다가 매너까지...

먼 타국에서 맛본 감동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 때 분위기만 그렇게 암담하지 않았다면 사진이라도 한 컷 찍었을텐데 아니면 시간이 더 있었다면 다시 한번 찾아가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사진도 한 컷 찍었을텐데...

이 사람 때문에 중국인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던 거 같고, 이 사람때문에 나도 중국인들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숙소에 와서 이 날 처음으로 먹는 밥이 차갑고 딱딱하고 조금은 상했었던 거 같았는데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친절한 중국인 청년 때문이 아니었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