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달력 디자인을 하다보면 내 자신이 신기하게 느껴지곤 한다. 원래 이렇게 인내심이 있었던 사람이었나 싶기도 하고, 매년 초마다 업무가 바쁘거나 혹은 몸이 좋지 않은 순간이 많았는데 그 힘든 와중에도 어찌저찌 시간에 맞춰 완성하는 것을 보면 뭔가 이 작업이 꼭 해내야만 하는 어떤 의무감이 스스로를 옥죄고 있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 자체가 싫지 않은 건 일 혹은 업무라는 것 중에서 나라는 인간이 디자인은 꽤 좋아하고 있는 것도 같다.
어쨌든 올해 여느 해에 비해 더 빨리 완성시켜으나, 현흔성 두통과 목디스크가 나를 괴롭혀서 완성품 자체는 다른 해처럼 비슷한 시기에 받아볼 수 있었다.
역시 앞표지는 잘 보지는 않는 부분이라 대충 깔끔하게만 디자인했고, 추가 페이지와 뒷표지는 매년 해오던 시안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이건 참 계속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계속 드나보다. ㅋ
으레 그래왔듯이 레이아웃은 4개월 로테이션으로 돌렸고, 코로나 이전에 다녀왔던 미국 여행 사진들을 매월 도시별로 정해서 넣었다. 아마 내년 달력에는 아이슬란드 사진이 추가되겠지......!!!
그리고 언제가 될지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본격적으로 '디자인'이라는 일에 뛰어들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이번 달력은 Adobe사의 다른 그래픽 프로그램도 활용해보았다. 아마도 올해 업무 시간 중에 매월 중순쯤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이렇게 독학하면서 tool들을 익혀보고자 하고, 책도 보면서 이론 공부도 본격적으로 해볼까 한다.
3월 배경에 들어간 무늬들은 Adobe사의 Fresco라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나뭇잎이 쭉 늘어선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고, 약간 색상 명도를 달리해서 이중으로 풍성하게 배치했다. 3월은 클리블랜드이고, 포토 페이지에 들어간 사진들은 이리호 근방에 있는 Cleveland 글자 조형물, 이리호에서의 석양, Progressive Field, Rock&Roll 명예의 전당이며, 날짜 페이지에는 명예의 전당에 있는 Beatles 전시물, Progressive Field 내부 풍경을 담았다.
4월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Fresco라는 프로그램에서 스카이 블루톤으로 하프톤 패턴을 만들었다. 봄의 샌디에고가 기억에 많이 남아서 4월의 주제는 샌디에고로 정했으며, 포토 페이지에는 Balboa Park안의 Botanical 빌딩과 중앙 광장 근처의 방문자 안내소, Amtrak 타고 샌디에고 가는 길에서의 겨자 꽃밭, Petco Park의 모습을 담았다. 날짜 페이지 쪽에는 Balboa Park 안의 정원, Petco Park 내부 모습을 넣었고 말이다.
5월의 배경은 마치 크레파스로 알록달록 화려한 눈꽃송이를 그린 것 같은 모습으로 연출해보고 싶었고, 이 또한 Fresco라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사진들은 건축의 도시 시카고의 모습이다. 포토 페이지에는 Millennium park에서 본 고층 빌딩들, Wrigley Park, Guaranteed Rate Field, 360 시카고 전망대에서 찍은 야경을 넣었고, 날짜 페이지 쪽에는 보트에서 찍은 Wrigley building, 시카고 야경을 담았다.
6월 배경의 경우는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리터칭 효과를 복합적으로 주고난 후 불투명도를 조절해서 좀 더 입체감있게 연출하고자 했다. 그래서 날짜 박스도 불투명도를 약간 조정했고 말이다. 배경 사진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 있는 Nelson-Atkins Art Museum이다. 6월의 주제는 피츠버그로, Point state Park의 분수와 피츠버그 풍경, Allegheny 강 건너편의 야경, PNC Park를 포토페이지에 넣었고, 케이블카와 피츠버그 전경, Allegheny 강 건너편의 PNC Park와 Clemente Bridgedml 야경을 담았다.
배경은 4개월 주기로 돌리면서 사진만 다양하게 담았는데 7월의 주제는 워싱턴 DC이다. 포토 페이지에는 Lincoln 기념관, 아이젠하워 빌딩, Lincoln 기념관에서 본 Washington 기념탑, Smithsonian 빌딩의 모습을 담았고, 날짜 페이지는 백악관, 의회의사당이 들어가있다.
8월은 보스턴과 포트워스의 모습을 넣었다. 보스턴 덕 투어 보트, 보스턴 시내, Fenway Park 내부, Fortworth Water Garden의 모습이 포토면에 있고, Fenway Park 외부와 Fort Worth Stock Yard의 모습이 날짜면에 들어가있다.
9월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샌프란시스코를 주제로 했다. Lombard Street에서 찍은 샌프란시스코 해안 방향의 모습, Fisherman's Whalf,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케이블카, Pier 39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바다사자들의 모습을 포토 페이지에 담았고, Crissy Field에서 본 Golden Gate Bridge, AT&T Park(현 Oracle Park)는 날짜 페이지에 넣어봤다.
10월의 경우, 덴버와 콜로라도 주에 있는 Rocky Mountain이 주제이다. Rocky Mountain의 Tundra, Allen's Park, Rocky Mountain의 Forest Canyon, 덴버 시청의 모습은 포토 페이지에, Rocky Mountain 안에 있는 Sprague 호수와 콜로라도 청사를 날짜 페이지에 넣었다.
11월은 뉴욕이다. 정말 오랜만에 뉴욕을 단독 주제로 잡은 거 같은데 나에게 뉴욕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 탓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도 관광하기는 참 좋은 도시이다. 살기는 별로인 거 같고......
어쨌든 포토 페이지에는 Central Park, Belvedere 성, Citi Field, Yankee Stadium을 넣었고, 날짜 페이지에는 그 유명한 자유의 여신상을 담았다.
12월은 캐나다 토론토가 주제이다. 토론토 올드 타운의 LOVE 조형물, 나이아가라 폭포 중 American Falls, Rogers Centre, Toronto Island에서 본 토론토 시내 야경의 모습을 포토면에 넣었고, 나이아가라 폭포 중 Horseshoe Falls와 다른 버전의 Toronto 섬에서 본 토론토 시내 야경을 날짜면에 넣었다.
2024년 1월의 경우, 플로리다 주를 주제로 삼았다. 여기도 이렇게 단독으로 넣었던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유유자적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Universal Studios Orlando 안의 눈사람 조형물, Hogwarts 기차, Hogwarts castle, 멕시코만에 있던 공원의 모습을 포토면에 담았고, Universal Studios의 상징 지구본 조형물, 호그와트 성의 다른 버전을 날짜면에 넣어봤다.
마지막 2024년 2월은 애리조나주 경계에 있던 그랜드캐년이다. 나중에 정말 차 하나 빌려서 다시 가고 싶은 곳 중 하나여서 너무나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포토 페이지에는 그랜드캐년 남쪽 도로에서 찍은 모습, Sedona 근처의 Red Rock,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서 찍은 모습, 역시 Sedona 근처의 다른 Red Rock의 모습을 넣었고, 그랜드캐년 남쪽 도로에서 찍은 다른 버전의 모습과 Sedona의 시계탑을 날짜 페이지에 담아봤다.
여전히 나의 색채가 짙게 배인 달력이라 크게 새로운 컨셉의 디자인은 아니기도 하고, 13년이나 만들어오고 있어서 한계도 있기 마련인지라 아쉬운 면이 없지는 않으나, 그래도 이번에는 내 컨셉대로 아예 배경을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봐서 또 다시 디자인에 대해 조금 더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더 많은 공부를 하면서 노력하면 조금은 더 변화를 줄 수도 있겠지!!! 어쨌든 이번에도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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