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넥센 히어로즈 2013시즌 전반기 정리

by ♥Elen_Mir 2013. 7. 20.

<파울볼에 올릴 글...>

 

 

 

바야흐로 2013 세븐 프로야구 패넌트레이스도 반이 훌쩍 넘었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아 넥센 히어로즈 전반기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원래 경기 결과에 대해서 이기든 지든 매우 쿨한 편인데(뭐 원래 쿨한 성격입니다만... -_-;;) 제가 용서하지 못하는 부분은 경기 내용입니다. 어지간하면 경기 내용도 그 날 한번 곱씹어보고 말지만 지난 올스타 브레이크 직전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약간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그냥 넘어가려 했으나 그래도 제대로 한번 짚고 넘어가봐야 할 타이밍인 것 같아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한번 운을 떼봅니다. ^^

 

 

 

 

#1. 전반기 기록 정리 - 투수

 

 

 


 [2013시즌 전반기 넥센 히어로즈 선수별 투수기록]

 

 


 [2013시즌 전반기 넥센 히어로즈 보직별 투수기록]

 

 

 

일단 스탯상으로 보면 선발투수 중에서는 제일 상단에 위치한 강윤구가 괜찮습니다. 외국인 원투펀치에 비해 다소 적은 경기에 등판하였기 때문에 소화이닝이 적지만 방어율, 피안타율, 피출루율, 피장타율, OOPS, 9이닝당 삼진 모두 나름 괜찮은 수준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WHIP이겠지요. 물론 그 아래 나이트보다 볼넷이 조금 적긴 하지만 그간 던진 이닝수를 감안해보면 결코 적다고 볼 수 없을 겁니다. 더더군다나 올해 나이트의 볼넷이 늘었다는 걸 감안해보면 말이죠.

그래도 윤구는 나름 잘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에게 기대했던 건 4선발의 역할이었으니까요. 지금 성적대로만 시즌을 마쳐주면 3선발 역할은 충분히 해줄 수 있을텐데 단지 심리적으로 약해지지 말고 더 강해지라는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2013.07.16 두번째 투수로 나온 강윤구 / 문학구장]

 

 

 

반면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부진은 팀의 상승세를 꺽고 있습니다.

 

그 중 한분은 제가 워낙 좋아하고 유일하게 인정하는 투수인 나이트지만 이런 마음 아픈 소리를 할 수 밖에 없네요. 항상 이야기했지만 그의 2013시즌은 시작부터 어려웠고, 불운까지 겹치며 현재까지도 가시밭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최근 등판에서는 조금씩 제구력을 회복하려 하고 있었는데 여태까지 쌓였던 불운이 배테랑 나이트도 어찌할 수 없었는지 지난 등판은 에러 하나에 무너지고 말았지요. 당연히 이해는 되지만(그 이전까지는 공이 괜찮았고, 주심 스트존은 매번 장난질;;;) 그냥 전 마음이 아팠네요...

 

하지만 실상 기록은 많이 나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나이트 등판 때마다 꼭 에러 1~2개씩은 나왔었고, 저번 오심 경기 기록까지 감안하면 말이죠.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 5.8이닝은 던져주고 있고, 오히려 9이닝당 삼진은 작년보다 훨씬 늘었으며 팀내에서 QS(QS+포함)도 제일 많습니다. 피안타율은 그렇다 치는데 피출루율만 좀 줄여주시면(결국 사사구 문제;;;) 그래도 어느 정도 올시즌은 3~4선발의 역할은 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전 이 배우만 보면 나이트가 생각납니다. 느낌이 너무 닮았어요...;;; ㅋ / 미드 castle season 4. ep 15 ~ 16]

 

 

 

또한 밴 헤켄도 2년째 봐서 그런지 조금씩 정이 생기고 있는데 부진해서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방어율은 좀 아쉽지만 그래도 평균 5.4이닝 던져주고는 있는데(몸값 감안하면 뭐 그닥 아까운 수준은 아닐 듯 하지만요;; 이건 나이트도 마찬가지고) OOPS가 너무 높습니다. 쿠세가 읽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다 제구력이 확실히 작년에 비해 안 좋아진 게 문제겠지요.

 

사실 이 두 외국인 선수에게 이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취한 액션이라곤 압박감밖에 없었던 듯 한데 그게 해결책은 아닌 듯 하네요. 이 이야기는 다다음 챕터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2013.07.17 선발투수 앤디 밴 헤켄 / 문학구장]

 

 

 

김영민과 김병현은 뭐 그냥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의 모습이네요. 좋을 때는 좋지만 안 좋을 때는 한없이 무너지는... 더더군다나 저 두 외국인 선수보다 김병현 몸값이 훨씬 더 비쌀텐데 참 난감하기 그지없네요. 그렇다고 이닝을 많이 소화해준 것도 아니고 말이죠.

 

 

불펜 운용도 다다음 챕터에서 감독님 경기 운영과 함께 들여다볼 부분인 것 같은데 자세한 이야기는 거기서 쓰도록 하고 그냥 기록만 살펴보겠습니다. 뭐 승리조 불펜 투수들의 스탯은 그닥 나쁘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기출루자 실점율이 많이 높아진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정훈은 피안타율부터 OOPS까지 보이는 방어율은 허상인 듯 심각함이 느껴지고, 이보근은 피장타율이 다소 높으며, 신영 언니는 피출루율이 너무 높습니다. 제가 승계주자 실점율을 구할 수는 없었지만 대략 OAVG, OOBP, OSLG, OOPS에서 실상이 좀 드러나 보이네요.

 

 

 

 

#2. 전반기 기록 정리 - 타자

 

 

 


[2013시즌 전반기 넥센 히어로즈 선수별 타자기록]


 


 

[2013시즌 전반기 넥센 히어로즈 타순별 기록]

 

 

 

홈런 1위, 타점 1위, 장타율 2위, 득점 2위, 최다안타 3위, 출루율 4위, 타율 5위와 전 경기 출장에 빛나는 슬로우 스타터 박병호가 드디어 시동을 걸기 시작합니다. 볼넷:삼진 비율도 작년에 비해 매우 좋아진 것 같고, Isop, RC/27 마저도 후덜덜하네요. 2012시즌은 역시 병호에게는 그냥 시작에 불과했던 것 같고, 올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하는 것이 이제 타율마저도 상위권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올해 아니더라도 조만간 트리플 크라운 찍을 기세네요. ㄷㄷㄷㄷㄷ;;;

 

 

 

[2013.07.17 박병호 3루에서... / 문학구장]

 

 

 

역시 부진하다 부진하다 했는데도 정호도 나름 스탯 관리는 잘하고 있습니다. 부진할때도 타율 .290대에 OPS 8할대를 유지해준다는 건 앞으로 다시 상승세를 탔을 때 더더욱 무서워진다는 이야기겠지요. 다만, 아직도 송구할 때 보니(저번 에러할때도) 본인 궤적이 아니던데 등이 아프던지 그게 아니면 부상 후유증이 아닌가 싶네요. 부상 후유증 꽤 무서운데 참 팀 사정이 이러니 쉬지도 못하고 안타깝습니다.

 

 

 

[2013.07.17 수비 중인 강정호 / 문학구장]

 

 

 

김민성도 이제 부진의 늪을 서서히 탈출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다시 타율이 .290대로 올라왔고, 최근 홈런도 치면서 조금씩 자신의 페이스를 찾고 있는 듯 하네요. 민성이도 변변한 백업이 없어서(재신이도 손가락 부상;;) 쉬지도 못하고 안타까운데 그래도 첫 풀타임인만큼 더 힘내줬으면 합니다.

 

 

 

[2013.07.17 뭔가 생각에 빠진 김민성 / 문학구장]

 

 

 

이택근도 시즌 초에 비하면 많이 좋아지긴 한 거 같은데 계속 강조하는 부분이 선구안입니다. 예전에는 따라나가지 않던 볼에 왜 이렇게 배트가 따라나가는지 그 좋은 선구안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궁금하네요. 노력을 안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갑자기 왜 이렇게 망가졌는지 역시 부상 후유증이 쭉 이어지고 있는건지 답답하고요.

 

 

최근 약간 페이스가 떨어진 듯 하지만 그래도 문우람은 여전히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규정타석 감안 안하면 그래도 팀내에서 타율도 제일 높고, 장타력도 꽤 있는 모습인데요. 좋았을 때부터 다소 걱정한 부분이 타석에서 너무 성급하다는 부분이었고, 요즘 그런 모습을 노출하고 있기는 합니다. 눈야구를 못하는 친구는 아닌 듯 하지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지 않나 싶네요. 이제는 그런 부담감은 좀 털어내고 타석에서 좀 더 침착한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2013.07.17 타석에서 굉장히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문우람 / 문학구장]

 

 

 

문우람과 함께 김지수도 예상 외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퓨처스에서 봤을 때는 아직 1군에 올라올 정도의 수비력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그나마 덜 부담가는 2루라서 괜찮은 것 같아 보이더군요. 요즘 타구질도 괜찮고, 타격 페이스도 괜찮아서 조만간 정호 쉬게 해주고, 김지수 백업으로 써도 나쁘지 않겠네요. 물론 2루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수비력이 유격수로 옮겼을 때까지도 잘 발휘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있는 백업 내야수 중에서는 제일 낫지 싶습니다.

 

 

최근 유한준의 부진으로 인해 출장 횟수가 더 늘어난 오윤도 스탯은 괜찮지만 스탯에 비해 아쉬웠던 타석에서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굳이 성급하게 휘두르지 않아도 되는 찬스에서 빠른 타이밍에 타격을 하며 공격의 맥을 끊었던 여러 순간이 기억이 납니다. 이 선수도 사실 장타력에서 꽤 발군일 수 있었는데 Isop를 보니 올해 장타력은 헬이군요;;;

대타가 아닌 선발 라인업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머지 않아 없을 수도 있는데 더욱더 집중해주길 바랍니다.

 

 

 

[2013.07.17 오윤 타격 모습 / 문학구장]

 

 

 

이성열은 그래도 시즌 초보다는 헛스윙하는 빈도가 좀 줄어들었는데 타격감이 좋지 못해 보이더군요. 그래서 요즘 선발 출전이 좀 줄어든 거 같네요. 유한준도 마찬가지지만 또 아픈 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작년 시즌 수술 후 너무 빨리 나온 감이 있어서 괜찮을까 걱정스러웠는데 요즘 출장 횟수 자체가 줄어든게 이런 부분이라면 어쩔 수 없긴 하겠습니다.

 

 

 

 

#3. 감독의 운영

 

 

 

애초에 전 처음부터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고 말씀드렸고,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제가 원한 감독이 아니었으니) 조금 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을 전제로 깔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물론 요즘 보르도님을 비롯하여 다른 분들의 말씀과 일맥상통한 이야기일 듯 하네요.

 

 

첫째, 전지훈련 가기 전부터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각각의 역할을 부여했다고 했습니다. 주전, 백업, 대주자 등등...... 물론 이렇게 정해두고 가는 것도 명확한 목표 설정이 되기에 좋은 점도 있습니다만 이런 지론은 백업 선수들에게는 매우 좋지 않아 보이거든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유재신의 롤을 대주자로만 두고 있는 부분은 많이 불만스럽습니다. 기사에는 강명구같은 전문적인 대주자로 키우겠다는 말씀을 하셨던 듯 한데 전 강명구도 애초에 그런 롤만 부여받았기에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으며 재신이는 이제 만 26살의 군필 젊은 선수입니다. 왜 그런 선수를 반쪽 선수로만 만드려고 감독이 발 벗고 나서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현재는 손가락 부상중이라 어쩔 수 없지만 특별히 수비가 좋지 않은 서동욱은 2루로 많이 내보내면서도 유재신은 왜 잘 안 내보내려 하는지, 그리고 타격도 시켜야 감을 잡고 느는 거지 안 시키면서 한번 나와서 못 친다고 다시 안쓰는 악순환은 뭔가 싶습니다. 재신이 작년에는 타격 이렇게 나쁘지 않았었거든요.

 

또한 박동원 기용에 대한 부분도 불만스럽습니다. 투수들이 허도환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으나, 허도환도 가지고 있는 체력이 있고, 앞으로를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은 박동원에게 할애해야죠. 특히나 포수라는 자리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고, 거의 5년의 경험은 쌓여야 하는 포지션인데 안쓰면 선수의 기량 향상은 언제 시킬 수 있을까요. 제가 봤을 때는 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안 쓴 경기도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현재 허도환의 체력은 방전되었고 말이죠.

 

제 느낌은 현재 퓨처스에 있는 안태영이 콜업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 정해진 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염 감독이 분명 보고는 받고 있다고 보지만 좋은 기본기와 좋은 자질, 좋은 성적에도 올라오고 있지 못한 건 아예 처음부터 올릴 생각이 없거나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 싶네요. 그런데 일단 이런 스윙을 가진 선수가 사실 우리 팀에서도 몇 안되는데 한번 올려서 써보고 아니면 내리면 될 것을 너무 자신의 틀에 박혀있기만 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듭니다.

 

 

둘째, 투수 교체 타이밍은 정말 많이 아쉽습니다. 아마 이 부분은 거의 대부분의 분들이 동감하실 텐데요.

 

이게 내부에서 보는 시각과 외부에서 보는 시각이 분명 다르긴 하겠지만 외부의 시각도 매우 일리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령, 초반에는 좀 어려움을 겪었던 선발투수가 중후반이 되며 안정을 찾고 호투하고 있으면 투구수가 좀 많아지더라도 길게 끌고 가는 게 흐름상으로도 불펜 체력 안배로도 좋은 방법입니다. 110개대로 일년에 서너 정도 던지는 건 괜찮고요. 이미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4일 쉬고 나오는데도 110개 이상 던지는 날이 허다합니다. 뭐 우리 텍사스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팀도 꽤 본 것 같거든요...;;; 

그런데 더 끌고 나갈 투수는 90개선(국내 투수들) 던졌다고 내리고, 구위상 흐름상 더 던지지 말아야 할 투수는(외국인 투수들) 더 끌고 가면서 패하거나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참 무슨 외국인 노동자 차별하나요? 그 외국인 노동자 못지 않게 연봉 많이 받는 김병현은 그렇게 관리해 주면서요?? -_-;;

 

그리고 불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선수가 제구가 안좋고, 구위가 떨어지면(이정훈) 잠깐 엔트리에서 빼고 쉬게 해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누가 맞으나 비슷하다면 이 기회에 애들도 키워보는 거죠. 그리고 1이닝을 안정적으로 맡길 수 있는 신영 언니 같은 경우는 1이닝만 칼같이 지켜주면 자기 몫은 해주는데 0.1~2이닝이나 1.1~2이닝 이렇게 쓰니 참 답답했고요.

이보근은 투구폼과 투구 스타일을 서서히 바꾸며 겨우 구위를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는데 또 짧은 기간에 몰아서 많이 쓰더군요. 그래서 우리끼리 "무슨 이보근은 어느 감독이든 상관없이 노예가 되어야 할 운명인게냐" 라고 분개한 적도 있었습니다.

 

가장 화가 나는 건 손승락의 등판 여부입니다. 이미 지난 두산전때 15일인가 쉬고 나와서 신나게 쳐맞은 적이 있었고 결국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팀까지 패했습니다. 그럼 이 경기에서 학습 효과가 안 생기나요?

설사 상황이 안되어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등판할 수 있게 분명 조절 가능할텐데 이해가 안됩니다. 분명 손승락은 적절한 휴식과 더불어 적절한 등판을 한 시기에는 나름 괜찮은 역할을 했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으로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도 매우 아쉽습니다. 어차피 그 다음 휴식일내지 3일 휴식기가 있는 시기에 나중을 위해 선수들 체력 안배를 시켜준다며 빼서 나이트 그렇게 고생시키더니 이제 많이 다친 선수들은 팀 급하다고 그냥 끌어안고 있네요. 본인이 말한 원칙에서 위배되는 것 같은데 말이죠.

 

전에도 언급했지만 강정호 오심나온 날 리즈의 직구에 등뼈를 정통으로 맞고 왼팔을 제대로 펴지 못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며칠 후 XTM 중계에서 이효봉 위원도 언급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전에서 직접 물어봤던 것이고, 본인 입에서도 아직 아파서 주사 맞으러 다닌다고까지 했죠. 이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면 바로 엔트리에서 뺀 후 10일 안에 재활에 집중했으면 지금 이렇게 부진하지 않았을 겁니다. 나이트 경기라서 속상해서 그렇지 지난주 화요일 문학 경기 때 에러도 사실 정호의 정상적인 송구 궤적이 아니죠. 다 나았다면 현재 부진은 부상 후유증인겁니다. 정호도 참 이런 쪽으로는 감독 복 없네요. 작년에는 봉와직염 수술 후 10일만에 바로 올려서 경기 출전해, 올해는 아픈데도 주사 맞아가며 뛰어... ㅠㅠ

 

또한 유재신은 아직도 손가락에 깁스를 하고 있습니다. 대주자로 뛸 수 있다고는 하나 뛰면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도 간혹 해야 할텐데 그러다 손가락 부상 더 덧나면요?

 

현재 내야수 백업이 너무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코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부상 후유증 이택근을 봐서도 정말 무서운 일인 것 같거든요. 별 일 없으면 다행이지만 참 걱정스럽고, 원래부터 원했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로이스터 감독님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분들도 말씀하신 부분인데 나이트와 밴 헤켄에게는 계속 밀고 나가기 보다는 조금의 시간을 주는 게 좋아 보였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보완할 수 있을만한 시간 말이죠. 마침 우리 휴식기가 올스타전 직전 주말에 있었고, 2경기만 하면(국내 선발투수에게 맡기고) 올스타 브레이크였으니 이 시간에 두 선수를 강진에 보냈으면 되는 거였습니다. 그런 노력도 안하고 그냥 밀고 나가는 게 과연 이 상황에서 도움이 될까요? 아마 이것도 감독 소심증 중 하나겠죠? 참 전임 감독이랑 다를바가 없는데 사람들은 왜 찬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신임감독이라고 언제까지 봐줄런지요......

 

 

 

 

#4. 후반기 버티기 작전

 

 

 

 

[2013.07.17 경기 중 타자들 미팅 / 문학구장]

 

 

소제목은 이렇게 달았지만 정말 후반기를 어떻게 버텨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인 원투펀치에게 미리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면 후반기를 대반격으로 시작할 수도 있었을텐데 정말 뭘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네요. 심정적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도 싫지만 설사 한다고 해도 지금 시점에서 해봤자 잘한다는 보장이 50%도 안될 뿐더러 최소 적응하는데 1달의 기간은 줘야 하는데 그럼 벌써 9월이 넘어버리겠죠. 어차피 이런 부분 아니어도 우리는 페이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팀이라서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다면 모를까 이런 상황에서는 쉽게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팀 외국인 선수를 트레이드로 데리고 오기에도 올해 트레이드와 음주 사건때문에 뎁쓰가 없죠.

 

아무래도 롱릴리프(이보근 말고 김상수든 갑툭튀 한 명만;;;)를 두고, 선발이 버티기 힘들어 보일 때 교체 타이밍을 빨리 잡아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솔직히 제가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불펜 야구를 하자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보면 될텐데 4강이라도 진입하려면 후반기는 비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선수를 쥐어짤 수는 없는 일이니 나머지 불펜과 롱릴리프를 적절히 안배해가면서 써야겠지요. 

 

이것이 성공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감독의 적절한 교체 타이밍입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동안 쉬면서 전반기에 대해서 많이 돌아봤으리라 믿으니 제발 전반기에 했던 실수를 후반기에는 안하길 바랄 뿐입니다. 저도 감독이 여러가지 고민하고 연구한다는 부분은 좋게 생각하지만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전임 감독님과 다를 바가 없는 거거든요.

 

타격은 뭐 크게 걱정은 안되지만 쓸데없는 작전은 줄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더블 스틸, 훼이크 번트 앤 슬래쉬 작전은 뭐 우리팀 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도 많이 쓰지만 이거 그닥 성공확률 높은 작전도 아니거든요. 작전은 반복되면 상대 벤치가 이미 감안하고 들어오니 더 좋을 것도 없고요. 그리고 초반 번트도 줄였으면 하는 것이 허도환 타석(그래도 한두타석은 정상적인 타격은 하게 해줘야;;;) 아닌 이상은 맡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선수들의 타격 능력 향상에도 더 크게 도움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너무 안좋을 때는 어쩔 수 없겠지만 웬만하면 초반 번트(5회 이후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다면 인정;;)는 자제해줬으면 싶네요. 이미 기록으로도 무사 1,2루나 2루 상황에서 아니면 별로 효용성이 없다 나왔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건 이제 선수들 체력 및 부상 관리입니다. 서건창이 8월에는 돌아올 것이고 그 때 다시 치고 나갈 생각을 하고 있을터인데 여기서 또 누군가 아프면 그런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제발 선수 없다고 계속 그 선수만 쓰지 말고, 정말 쉬게 해줘야 할 강정호, 김민성은 같이는 아니어도 돌아가면서 좀 휴식을 주길 바랍니다.

 

 

오늘 쓰다보니 감독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좀 높았던 듯 합니다. 혹시나 기분 상한 분들이 있다면 사과드리겠지만 제가 봤을 때 쌓이고 쌓인 부분이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부디 감독님도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잘못한 점은 꼭 개선을 하셨으면 좋겠고,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때이지만 4강이란 관문에 들어서고 싶다면 지금보다 더 집중해줘야 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