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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MLB]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힘

by ♥Elen_Mir 2019. 2. 25.






이제는 완연한 텍사스 레인저스와 노마 마자라의 팬이지만(물론 원래 MLB 팬이기도 하고) 이 녀석에 대한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녀석의 만 18살 그리고 1군으로 콜업되기 전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고, 1군에서 자리를 잡을 그 때는 그저 평범한 20대의 어린 청년이었는데 언제부터 이 녀석이 그런 사고뭉치가 된 건지 나도 모르게 죄책감을 가지기도 하고, 무엇이 이 아이를 그렇게 변하게 만들었는지 참 많이도 곱씹었던 것 같다. 처음 이 녀석 응원할 때 장난끼는 좀 있었어도 엄한 환경에서 자라서 무난하게 지내리라 생각했는데 유명해지고 나서 급격히 변해갔던 건 맞는 것 같다. 내가 이 녀석에게 서운함과 미움이 들었던 순간이 딱 그 때와 겹치니까......



솔직히 그를 예전처럼 응원할 수 있을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약간의 서운함은 들었어도 친 남동생인 것처럼 참으로 많은 애정을 쏟았고, 나의 버킷 리스트와 겹치긴 해도 그의 얼굴을 보러 1년에 한두번은 미국까지 갔었으니 다시 이런 열정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의문이 든다. 그래도 참 세월이 무섭다고 녀석과 알고 지낸 세월이 올해로 15년째이니 그냥 아무 사이도 아닌 것처럼 넘어가지지는 않는 듯 싶다.


오늘 그가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2개의 홈런을 쳤다는 기사를 MLB 홈페이지에서 봤다. 모든 기사를 다 보는 건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이 아이의 기사를 클릭하고 있는 내 자신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내 스스로에게는 참 엄격한지라 타인에게까지 엄격하게 굴지는 않으나, 그가 사고친 것들은 사실 참아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는 일이니 말이다.



그래도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뭐라고 남을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넓게 봤을 때 야구 선수들의 이런저런 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그 범주에 속하기는 하나, 어쨌든 개인적인 인성이나 성격에 대해 내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존재나 되는 것일까... 하느님께서도 남을 평가하지 말라고 성경에서 말씀하셨듯이 그래도 가톨릭 교도라는 사람이 남을 용서하지 못하면 안되는 것 아닐까하는 여러가지 생각들 말이다. 그저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최선이겠지......


이제 그도 종교를 가지게 되었다고 하니 성경 말씀을 잘 읽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삶의 지침을 잘 설정했으면 좋겠다. 종교는 다르지만 그래도 뿌리는 같은만큼 꼭 그 믿음을 좋은 곳으로 이어지게 했으면 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방법이지만(이건 비종교인도 동의할 것이다) 그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면 최소한 '남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지 말자' 는 관념이라도 자리잡게 하면 무난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남에게 '공감' 하는 능력이 생기면 더 좋을텐데 이건 타고나는 부분도 있는지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지만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하지는 않다.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싸이코패스나 쏘시오패스 아닌 이상은 부단히 노력하면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그만큼 더 많은 유혹을 이겨내야 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장기간 이어가야 이것이 습관이 되어 새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

환경적인 영향으로 싸이코패스가 된 이들 중 자신에 대한 증오가 큰 부류들이 있는데 이들은 사실 싸이코패스가 되고 싶어서 된 부류들이 아니라서 변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성경에서도 그렇고, 많은 철학자들도 사람은 본디 악한데 후천적인 교육을 통해 그 악함을 억누르고 선함을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도 일정부분 동의한다. 선한 사람이 되려고 주님의 자녀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나도 유혹을 많이 느끼니 말이다... 




과거에 트러블 메이커였다곤 해도 부디 '강정호'라는 사람이 주님의 도움을 받아 누구보다 선하고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그런 일이 생기면 난 영원히 관심권에서 그를 밀어내게 될텐데 진심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짧은 순간이 아닌 장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고, 정말로 새 사람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다시 그를 예전처럼 응원하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전적으로는 아니겠지만 그런 순간이 오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 공백기 때문에 경쟁 중이란 것은 알지만 너무 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린 것이 아닌가 약간 걱정은 되던데 기사에서처럼 이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해서 내가  그에게 기대했던 그만큼 보여주게 되길 바란다. 녀석에게 언젠가 '공백기가 있다고 해도 너에게 그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고, 그만큼 넌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라고 편지에 쓴 적이 있었는데 다른 건 몰라도 야구에 대한 애정과 성실성은 보증하기에 잘해내리라 믿는다. 정말 자신의 재능을 헛되게 만드는 일은 다시는 만들지 말고 좋은 사람, 훌륭한 MLB 선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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