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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Best Of Best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1일차 : 한국 vs 홍콩)

by ♥Elen_Mir 2014. 8. 9.

[2010. 11. 29 작성]



Best Of Best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對 홍콩전 & 기타(1일)





'2008 베이징 올림픽 - 2009 제2회 WBC 도쿄예선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까지 어찌하다보니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국제대회를 보러 나가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014년에 내가 사는 인천에서 열리기도 하는 터라 갈 생각이 거의 없었는데 처음으로 좋아하는 선수가 국가대표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뽑히게 되었기 때문에 안 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직 다른 일을 시작하지 않고 있기도 했고, 전에 올림픽과 WBC 관람은 썩 좋아하는 선수가 선발되지 않았음에도 갔었던 데다 이걸 또 이 친구에게 은연 중에 자랑을 했었는데 안 가면 내심 서운해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나 혼자만의 생각 뿐일지도 모른다. 뭐 이런 구실 만들어서 가는거지... ㅎㅎㅎ -_-;;;)

 

야구 대표팀 명단이 9월 중순 정도에 발표가 되면서 이런저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경기 티켓 확보가 가장 걸리는 문제였던 것이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그나마 체계적으로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세방여행사 쪽에서 티켓을 많이 확보해 놓지 못하고 있어 구할 수 있는 표가 거의 없었다. 결국 난 표를 아무것도 구할 수 없었는데 마침 같이 가는 오빠 한 분이 중국전 티켓이 한 장이 남았다고 해서 그 걸 그 분한테 사기로 하고 나머지는 암표를 구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출발했었다.

당시 첫 경기 예선 미국전을 암표상들이 1,000위안까지 불렀었고, 경기 시작 후 5회 정도 되었을 때도 600위안까지밖에 내려가지 않았어서 그 경기는 포기했었으며 두번째 경기부터 250~400위안 정도까지 깎았다. 그나마 난 예선에 포커스를 두고 봐서 그랬지 결승전 때는 1,000~2,000위안까지 불렀다고 했으니 이런 걱정이 당연할 수 밖에......

 

어쨌든 그러한 걱정을 안고도 굳은 신념을 가지고, 항공권과 호텔 예약, 비자 등등 이것저것 준비를 모두 마치고 출발했다. 대만전은 애초에 포기를 했던 것이 첫 경기라 암표상들이 얼마나 올려 부를지 어느 정도 예상이 되기도 했고, 정호는 분명 나오지 않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참 내가 생각을 잘했던 부분이었던 듯~~~ ^^;;;

그렇지만 솔직히 출발하기 전 날까지도 이걸 가야 돼 말아야 돼 하며 얼마나 고민을 했었는지 모르겠다. 미르 떼어놓고 가는 것도 맘에 걸렸고, 호텔 비용이 좀 들어서 암표는 가서 깎으려고 환전도 얼마 안하기도 했었으며 치안 상태 안 좋은 중국을 혼자 가는 것이 두려웠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운 좋게 위험한 상황은 모두 모면하면서 잘 지내기도 했고, 좋아하는 선수가 너무 잘해서 다녀오길 참 잘한 것 같다... ㅋㅋㅋ

 

비행기값 아껴보겠다고 모든 불편을 다 감수하면서까지 남방항공을 타기로 했다. 역시 기내식은 별로였지만 걱정했던 연착은 전혀 없이 오히려 일찍 도착해서 정말 시작부터 운이 따라주었던 것 같다. 물론 광저우 백운 공항에 도착한 후 심사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호텔까지 찾아가는 데 고생을 안했던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지하철표. 200만화소짜리 핸폰으로 찍은 거라 화질은 구리지만 예전에 대구나 부산지하철 탈 때 냈던 토큰과 비슷하다고 보면 됨.>




<광저우 지하철 노선도. 아시안게임을 맞아 신설 개통된 역도 많았고, 신설된 노선도 많아진 거 같음.>

 

 


호텔도 그나마 잘 결정한 것 같은 것이 백운공항 남역에서 광저우 동역까지 3호선이 쭉 연결되어 있어 갈아타지 않아도 됐었고, 역에서 호텔까지 도보 1분 거리라 여기저기 다니기도 참 좋았으며 각종 관광지도 연결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 3성급 호텔치고는 수준이 그닥 좋지 않았던 점(원래 전자렌지 및 기타 취사도구가 있다고 했었는데 냉장고조차 없었고, 인터넷 느리고, 조식은 정말 종류도 종류지만 냄새때문에 못 참아주겠고...-_-/) 은 있었지만 일단 욕실의 물이 잘 나오고, 방 크기도 혼자 묶기는 적당했으며 방도 좀 시원한 편이었던 데다 에어컨은 그나마 설치가 되어 있어서 그 점은 괜찮았다. 사실 물 잘 안 나오는 데도 많다고 하던데 물이라도 잘 나와 다행인지도......




<역시 대륙의 나라답게 방이 넓어서 그런지 침대 무지 크고, 욕실도 크고 지내기는 편했음.>




<한국에서 가지고 온 나의 일용할 양식들. 컵라면 3개, 햄 1개, 즉석미역국, 햇반 4개, 김 3개, 김치, 볶음김치 2봉지, 깻잎, 카스타드 6조각...

난 이거 없었음 정말 중국에서 먹을 게 없었을거야.... ㅡ,.ㅡ>

 

 


이렇게 대충 숙소에서 여장을 푼 후 공항에서 가지고 온 지도부터 집에서 만들어 온 가이드북까지 보면서 야구장 가는 방법을 연구한 후 출발하였다. 하지만 구글 지도가 아직 업데이트가 되어있지 않아서인지 엉뚱한 지하철역에 내려서 정확한 곳을 알아보기 위해 자원봉사자에게 물어보고, 다시 지하철타는 것보다 버스타는 게 낫겠다 싶어 버스 노선을 물어본 후 알려준 대로 1위안짜리 미니버스를 탔지만 종점은 중국 뒷골목... 크헉;;;;;;

너무 당황했다. 큰 도로 쪽만 다니다가 이런 뒷골목을 들어오니 동네도 지저분하고 무섭고 사람들도 무서워보이고... 일행이 있었음 그나마 나았겠지만 혼자서 뒷골목 이런 곳에 떨어지니 무대포에다 용감한 나지만 무서운 마음이 안 들 수가 없었다는......

 

좀 걸어가다가보니 약간 좁은 도로 반대편 쪽에 택시에서 내리는 손님 목격... 바로 낼름 뛰어가서 그 택시를 탄 후 역시나 또 긴장된 마음으로 택시기사의 관상을 좀 훑어보았다. 역시 중국의 악명을 워낙에 잘 새겨듣고 간지라 아무도 믿지 않는 이 본능은 이렇게 발휘가 될 수 밖에 없었나보다. 그나마 택시 기사가 내 나이 또래의 젊은 사람으로 보여서 약간 안심을 하고 목적지를 한자로 보여준 후 출발했고, 거리가 좀 되어 보였는데도 11위안(기본 7위안)밖에 안 나왔으니 별로 돌지도 않았나보다. 역시 해외 여행만 가면 운이 대박으로 트이는 내 인생-_-/

 

이렇게 광동 올림픽 스포츠센터에 도착을 했고, 택시 내리자마자 들러붙는 암표상들의 기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경기 시간도 30분전이었던가 그랬었으니 물어라도 보자 싶어 베이스볼 이랬는데 역시 베이징 때와 마찬가지로 못 알아듣는 사람들. 그 때 기억을 더듬어 "빵치오" 이랬더니 알아듣더니만 핸드폰에 "800" 으로 찍는 거다. 내 참 어이가 없어서 단박에 거절하고 가려 했더니 계속 들러붙으면서 얼마를 원하냐 물어보는 거 같아 나도 핸드폰으로 "300" 을 찍었으나 역시 그 쪽에서 노우~~ 나도 뭐 손해볼 거 없겠다 싶어 그냥 큰소리 치면서 가려고 했다.

 

하지만 또 따라붙으면서 "600" 이러는 거지. 내가 미쳤냐 10위안짜리 표를 60배나 주고 사게? 30배도 많이 쳐준건데... 어이없어하며 난 그냥 가려고 했으나 또 붙잡더니 "500" 이러는 거다. 그래서 난 단연코 거절하며 "I haven't got money."  못 알아들어서 "no~ money" 이러면서 뿌리치고 가려고 했다.

또 여전히 미련을 못 버리는 암표상들... "400" 만 달라길래 나도 어차피 경기 시간 다 되어가는터라 OK 사인내고 400 주고 샀다. 으~~ 근데 이것도 지금 생각하면 너무 많이 준 거 같은...;;; 물론 다른 분들 이야기 들어보니 이 날도 제일 싸게 주고 산 분이 1,000위안이었다고 하셨지만~~

 

이렇게 암표상과 실갱이를 하고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출입검사를 받는데 카메라 모노포드(외다리 삼각대)는 반입 금지란다. 그래서 난 결연한 목소리로 왜 그러냐고 물어봤지만 자원봉사자들 영어가 다 짧아서 나를 인포메이션 창구로 데려다 주더니 거기 있는 영어 잘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물어보니 자기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고 그렇게 방침이 내려왔다고 하더라. 그러면 애초에 대회 금지물품 이런 거 베이징 때처럼 알려주면 어디 덧나나? 그러면 아예 한국에서 안 가지고 갔을 거 아냐... ㅡ,.ㅡ 하여간 진짜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 운영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맡아주는 것도 안되냐고 했더니 안된다고 그래서 또 그거 숨길 곳 찾아보느냐고 지연되고..... 그래서 아마 2회말인가 3회초인가 그때 들어갔던 것 같다.

 

들어가자마자 덕아웃 근처 앞자리는 자리가 없어서 불펜 쪽에 앉았더니 바로 보이는 정호의 모습...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인사하고 싶었지만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던터라 그냥 조용히 사진만 찍었다.




<이 때 내가 온 걸 봤을까? 못 봤을 거 같긴 하다. 내가 워낙에 조용한 사람이라서;;;;>




<이 때 내가 온 걸 봤을까? 못 봤을 거 같긴 하다. 내가 워낙에 조용한 사람이라서;;;;>




이 날은 선발투수가 태훈이었나? 중간부터 봐서 누가 선발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기장 들어간 후 수비 때 보니 태훈이가 던지고 있었다. 뭐 홍콩이었으니 어려움은 없겠다 싶어서 경기는 그냥 보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정호를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물론 정호 찍으면서 현종이도 찍고, 안지만과 조동찬도 찍고 그랬지만. 난 항상 사진을 찍을 때 좋아하는 선수 위주로 찍으면서도 다른 선수들도 적게나마 함께 찍는 스타일이다. 편애를 하긴 해도 심하게 하진 않는다고나 할까... ㅋㅋㅋ




<아기곰 태훈이... 다 좋은데 태훈이도 팬들한테 너무 못하는 거 같아... ㅡ,.ㅡ>




<근우가 치면 안타가 되고, 근우가 뛰면 도루가 되고~~;;; 근우 응원가를 배워갔어야 했거늘, 음만 알고 가사는 저것밖에 모르겠;;;>




<이미 3:0의 스코어. 추신수 타석 때 찍어봄.>




<경기를 보면서 호시탐탐 나갈 기회를 엿보는 동찬이~~>




<정이 2루타치고 안착~~!!! 원래 정호랑 친한 거 같은데 이 기간 동안에 더 친해진 거 같아서 아무래도 호감이 갈 수 밖에 없다는... ㅋ>

 

 


4회부터는 슬슬 백업 선수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정호도 일단 대수비로 들어갔고, 김강민도 대타로 나오면서 수비 들어가기 시작했고, 투수도 양현종으로 교체되었고 말이다. 경기를 집중하면서 본 게 아니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차피 콜드승을 노리는 팀이었기 때문에 준결승, 결승에 대비해 선수들 컨디션도 끌어올리고 이런저런 시험도 해봐야 했을 것이다.




<우리 정호 대수비로 나온 후 첫 타석에서 홈런 작렬~~!!! 아... 완전 감동감동... ㅡㅜ>




<우리 정호 대수비로 나온 후 첫 타석에서 홈런 작렬~~!!! 아... 완전 감동감동... ㅡㅜ>




<15-0 콜드승으로 이긴 후... 신수 횽아가 정호를 칭찬해주는? 쩡이도 옆에서 좋아해주고... ㅋㅋㅋ>

 

 


늦게 들어간 것에 비해 경기가 좀 일찍 끝나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볼 건 다 본 거 같다. 정호 불펜에서 몸푸는 모습, 대수비로 나와서 수비하는 모습, 타석에 나와서 홈런 치는 모습까지... 경기 끝나고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그 곳으로 갔더니 정호 바로 나와서 인사도 했고... ^^

지금 생각해도 일정을 참으로 잘 정한 것 같다. 게다가 이 날 윤석민을 좋아하는 여성팬 4분을 만났는데 모두들 너무 착하고, 혼자 왔다고 챙겨주고 잘해주셔서 첫 날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대박~~!!!

 

그래서 이 분들과 함께 경기 후에 주강 야경을 보기 위해 유람선을 타러 갔다. 야구장에서 택시로 이동해서 택시비도 꽤 나오셨을텐데 어차피 바로 다음날 귀국하신다고 다 내겠다고 하셔서 더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이었다. 배고프다고 햄버거 사두신 것도 어차피 다 못 먹는다고 나눠 먹자고까지 하시고, 맛있는 귤도 함께 먹고... 진짜 중국은 귤이 참 맛있는 것이 우리 나라는 이맘때쯤 나오면 신 맛이 강한데 거기는 신 맛은 덜하고 달콤한 맛이 더 강했다.

 

한참 택시를 타고 주강에 도착하니 역시 유람선을 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경기가 일찍 끝나기는 했지만 유람선이 다 끊겼을 거 같아 의구심을 가지고 창구에 들어섰는데 9시 40분에서 11시 정도까지 운행하는 마지막 유람선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걸 타기로 했다.






<주강 야경과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106층짜리 광저우 신TV 방송타워(Canton tower)>

 

 


이렇게 하루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숙소로 가는 마지막 택시도 매우 괜찮았던 것이 택시기사가 젊은 사람이었는데 잔돈이 없어 100위안짜리를 주니까 잔돈 없냐고 해서 싹 긁어봤더니 2위안이 부족했었다. 그래서 이것밖에 없다고 하니 그냥 그것만 받고 가더라. 진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운 대박이었던 듯...

다음 날은 경기도 없었고, 가기로 한 관광지도 숙소에서 먼 곳이 아니었어서 이 날은 조금 무리해서 일정을 소화했었던 것 같은데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도 잘 넘겼고,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정호도 잘한 데다 눈도장까지 확실히 받고, 아름다운 야경까지 볼 수 있어서 나름 괜찮은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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