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3 작성]
이 책을 처음 잡아봤을 때 장편소설다운 묵직한 느낌때문에 선뜻 잡아채지 못하고 있었던 듯 하다. 이제는 독서가 습관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은 그렇게까지 완전하게 자리잡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어쨌든 이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제목에서 풍기는 그대로 스릴러물 내지 추리소설이란 감은 딱 잡을 수 있을 것이지만 현재의 추리소설들은(역시 CSI의 여파가 강하긴 강했나봐...) 뚜렷한 과학적인 증거를 토대로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가는 스타일이라면 이 책은 정황에 더 근거를 두는 약간은 고전적인 추리소설이란 느낌이 들었다.
뭐 내가 받은 느낌이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나는 이러했으니....
배경은 1909년 지그문드 프로이트 박사가 미국을 실제로 방문한 해의 뉴욕이며, 주인공은 스트래섬 영거 박사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져 있다. 프로이트 박사가 실제로 방문했을 때 산도르 페렌치, 카를 융, 어니스트 존스도 함께 하고 있었는데 이 셋 역시도 이 작품의 등장인물이다.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사건이 시작되며 이 과정에서 같은 과정을 겪으며 살해될 위험에 빠졌었고, 또 계속 위협을 받고있는 노라 액튼, 이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이름이...-_-;;), 수사 진행자였다가 나중에 빠지는 휴겔 검시관, 이 당시 경찰권까지도 주무르고 있었던 시장(또 이름이-_-;), 유력한 용의자 조지 밴웰, 그의 아내 클라라 밴웰, 사건 수사 중간에 사체로 발견된 엘시 시겔, 사건 관련자였던 중국계 총 싱, 레온 등등...
이 과정에서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이론이니 셰익스피어의 '햄릿' 에 대한 영거의 재해석, 프로이트와 제자인 카를 융과의 관계, 이 당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던 신경정신학의 3대 지존 삼두회의 이야기도 여러군데 읽히고 설키며 책의 흥미를 둗우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1900년대 초반의 미국 뉴욕의 모습을 생생히 잘 묘사했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 점은 본인도 동감하는 바이다. 성경에서 야훼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했던 인간들이 바벨론에 건물을 높이 쌓아올렸다고 하는 그 구절이 당시 뉴욕의 모습도 이것과 다르지는 않다고 느꼈으니... 하긴 지금도 문명화된 모든 국가의 도시는 이런 모습을 유지하고 있긴 하다... 물론 목적은 구약시대와는 다르긴 하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중 오이디푸스 이론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었고, 이 소설에서도 이것을 염두에 두고, 사건과 모든 갈등 관계도 이렇게 그렸던 거 같은데 프로이트 박사까지 끌어들이기에는 좀 빈약한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또 실제로도 프로이트와 융은 나중에 결별하긴 했지만 이 작품에서 두 사람의 다툼을 좀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영거 박사가 사건의 관계자들의 심리 상태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과정, 즉 오이디푸스 이론과 햄릿에 대한 재해석 부분은 개인적으로 나름 납득할만한 내용이었고, 이 작품 중에 이 부분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그냥 흥미 위주로 보자면 크게 재미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미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닌 어중간한 작품이었던 듯 하다. 어느 부분은 지루하고, 어느 부분은 즐겁기도 했고... 뭐 한번쯤 읽어봐도 나쁜 작품은 아닌 것이 이 것도 영화로 만들 예정이라고 들었던 듯 하니 말이다. 물론 막판의 반전은 한동안 내 머리를 멍하게 만들만큼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사실 책을 본 후에 바로바로 리뷰를 써두었어야 하거늘 며칠 지난 후에 쓰는 거라 머릿 속에 기억해두고 있었던 등장인물과 달리 기억이 안나는 이름은 검색으로 찾을 수 밖에 없었고, 이야기 전개도 가물가물하다. 워낙에 많은 사건이 얽히고 설키고 했으니... 그냥 막판 반전만 뚜렷이 기억이 날 뿐이다...^^
아무튼 그래도 나름 즐겁게 보았고, 최근 읽었던 단테의 신곡 살인 만한 작품은 또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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