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MLB] 맥스 슈어저, 두 번의 아까운 대기록들....

by ♥Elen_Mir 2015. 6. 21.





한국 시간으로 새벽 5시 5분... 알람 소리에 바로 잠을 깬 후 아이패드의 at bat 어플을 켜고, 내 세컨팀(벅스)과 써드팀(내츠)의 MLB TV 중계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사실 작년까지 내 세컨 응원팀이 워싱턴 내셔널스였지만 정호가 벅스에 포스팅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후순위로 밀려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해왔던 시간이 더 길기도 하고, 우승권에 가장 근접한 팀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 좀 더 여유가 있는 벅스보다는 내츠를 더 응원하는 마음은 있었다. 하퍼의 잔부상에 안타까워하고, 스벅이의 마이너행, 투머맨도 작년같지 않은 모습에 셔저와 신인 투수가 고군분투해주고 있어서 그나마 이 선은 유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원래는 새벽의 한가한 틈을 타 운전 연습을 하러 나가려고 했던 시간이었는데 현지 토요일 경기임에도 공휴일이었던지 낮 경기가 열려서 이 경기를 보고난 후 가야겠다 마음 먹었다. 이 선택이 정말 나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다... 

홧팅2축하2




[하이라이트 : http://blog.cyworld.com/dkvm8094/7977378] - Max Scherzer's no-hit game




맥스 슈어저... 2013년 아메리칸 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이었지만 바로 이전 남동생의 비극적인 죽음이 있었고, 정말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왜냐하면 셔저가 어려운 시절을 보낼 때도 세이버상으론 운이 별로 없었을 뿐이라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물심앙면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남동생(경제학도이자 세이버 매트릭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함)이 자살하면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언론을 통해서도 밝혀지지 않은 것 같았고, 가족들도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지 않는다니 정확한 이유는 모를지도 모르겠다. 그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존자 트라우마라고 심리학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한 건 모르겠다......


어쨌든 원래는 다르빗슈 팬으로써 사이영 경쟁자였던 셔저의 성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었는데 결국 달빗이 2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그래도 난 그 때도 셔저가 싫지 않았다. 원래 디트로이트 일리치 구단주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고, 벌랜더가 있기는 했지만 2013년부터의 실질적은 에이스는 셔저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작년 오프 시즌 내츠가 셔저를 영입한다고 했을 때 투머맨과 피스터는 어찌하려고 이러나 싶은 생각을 했었지만 구단주가 셔저를 너무 사랑해서 돈을 푸셨다니 팬의 입장으로서는 그냥 닥치고 감사할 뿐이었고!!! ㅎㅎㅎ





1) 슈어저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사실 오늘 1 ~ 2회의 모습을 보자니 셔저가 그닥 좋은 상태는 아닌 것 같아 보였다. 93 ~ 4마일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주로 많이 던졌는데 원래 슬라이더가 좋은 선수로서 슬라이더를 잠시 봉인했던 건 슬라이더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아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으니까...... 물론 포수와 미리 상의를 하고 나온 부분일 수도 있지만 원체 좋은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서 그런가 슬라이더를 잘 던지지 않은 게 조금 의아했던 것이다.


그나마 중반으로 오면서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슬라이더가 다른 날에 비해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패스트볼도 평소보다는 평균 구속이(크게는 아니고 1~2마일 정도) 좀 떨어져보이기도 해서 역시 전 경기 때의 대기록 도전의 여파가 남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셔저의 피칭 방식을 보면 무조건 삼진 잡겠다며 공을 쑤셔넣는 스타일은 아니고, 타자들의 배트를 나오게 만들되 타이밍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무브먼트가 그 강점이 아닌가 생각해왔었다. 다르빗슈는 맞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셔저는 그 반대인데 이상하게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힘들어한다. 투구폼 자체가 변칙적인 것도 아니고, 슬라이드 스텝이 특별히 짧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건 작년 투머맨도 비슷한 모습......


나중에 시즌 끝난 후 팬그래프와 베이스볼 레퍼런스를 참고해서 셔저에 대한 글을 한번 써볼 생각인데 어쨌든 오늘 경기는 내가 본 셔저의 정상적인 모습은 다소 아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다.





2) 호세 타바타의 Hit by pitched ball



지금 이 부분이 현지에서나 이 곳에서나 논란이 되고 있어보인다. 차라리 셔저가 직접 볼넷을 주거나 안타를 맞았다면 아쉽긴 해도 그러려니 할텐데 9회 2사에서의 사구라 더 예민한 상황일 수 밖에 없긴 한 것 같다. 


사실 라이브로 볼 당시에는 몸쪽에 붙은 공이었고, 맞을 수 밖에 없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였지만 리플레이로 보니 타바타가 피하려면 피할 수도 있는 공으로 보이긴 했다. 83마일 슬라이더였나 그랬고, 패스트볼도 아닌 슬라이더라 피할 시간은 충분했으며 사실 선수가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구분 못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 정도의 공이었다면 피하는 게 맞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다만, 대놓고 비난하기는 좀 어려워보이는 게 이 동작이 피하는 동작에서 나온 부분인지 일부러 맞으려고 하는 동작에서 나온 부분인지는 각자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다분히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애매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 셔저도 별 말은 하지 않았고, 맷 윌리엄스 감독과 포수였던 윌슨 라모스도 약간 미심쩍어 하기는 했어도 크게 대놓고 뭐라고 하기는 힘들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벅스 선수 중에서 가장 정이 안가는 선수가 타바타(미안... 플로리다에서 직접 보니 인상이 좀 그랬;;; ㅋ)이기는 하지만 타바타도 거의 버려졌던 선수라 지금 잘하지 못하면 NPB나 KBO로 가야할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나름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한 것일텐데 내 생각이 맞다면 그 방법론적인 면에서는 아쉽긴 했다.





3) 브라이스 하퍼(Bryce Harper)는 정말 슈어저의 도우미일까 외...



[http://m.nationals.mlb.com/news/article/131862122/monumental-feat-max-scherzer-spins-no-no]



이 기사를 보면 오늘 경기에 대한 내용이 이것저것 많이 나와있다. 셔저의 오늘 경기 소감과 맷 윌리엄스 감독이 왜 타바타의 플레이에 대해 어필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내용, 벅스의 클린트 허들 감독 인터뷰, 지난 브루어스전부터 이 경기까지 57타자를 맞이해 shut-out, no-hit를 기록한 경기 내용, 결정적 수비(마지막 8회 정호가 친 팝 플라이볼 처리 때의 좌익수-중견수-유격수 중 좌익수 테일러가 처리한 부분, 알바레즈 타구 때 시프트를 통한 2루수 대니 에스피노자의 호수비, 3회 머서의 최소 2루타성, 최대 홈런성 타구를 테일러가 호수비한 부분), 윌슨 라모스의 타바타에 대한 인터뷰 등등 오늘 경기에 대해 중요한 요약이 모두 되어 있는 아주 좋은 기사였다. 영어를 잘 못하는 나도 어느 정도 해석이 되는... ㅋ


올해 셔저의 선발 경기를 간혹 지켜보면서(달빗이 TJS로 시즌아웃된 후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투수) 항상 궁금했던 것이 하퍼였다. 물론 올해 하퍼의 기량이 만개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유독 셔저 경기 때 홈런도 많이 치고,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좌중간 방향으로 밀어친 타구가 펜스를 넘어갔고, 비거리는 436피트를 기록했다고 한다. 원래 어제는 햄스트링때문에 경기를 나오지 못했고, 오늘도 나오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가벼운 증세였는지 나왔고, 언제 부상을 당했냐는듯 좋은 타격을 보여줬다. 이 홈런 뿐만이 아니고, 추가점을 내는 적시타도 참 좋은 스윙 매커닉으로 쳐낸 듯 하다.


그리고 셔저의 상대팀 선수였지만 난 조디 머서의 오늘 타격 모습에서 뭔가 많은 연구를 하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 조디도 셔저 만나본 게 이번이 처음일 것 같은 것이 최소한 인터리그로 재작년, 작년은 만나지 못했고(3년전부터 지구별로 돌아가면서 인터리그를 치름) 아마 조디가 선발로 나오기 시작한 게 재작년부터였으니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이미 워낙 유명한 선수였으니 많이 연구를 하기야 했겠지만 직접 만나본 것과 아닌 것은 그래도 차이가 있는데 초구, 2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을 했고, 사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뻔하기도 했다. 3회였던가, 초구를 공략해서 친 타구가 담장을 넘겼거나 펜스를 맞추며 2루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고, 그 다음 타석에서도 파울은 되었지만 오늘 가장 좋은 타구 2개를 조디 혼자서 만들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마르테도 셔저에게 좋은 타이밍으로 가져간 게 있었고, 알바레즈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잘 맞아나간 건 조디의 타구였던 것 같다. 아마 이 운이 조디가 더 있었다면 이미 퍼펙트가 깨졌을텐데 셔저 쪽에 운이 더 있었던 듯 하다. ^^ (개인적으로 조디 머서도 안타까운 점이 올해 운이 좀 없어보이긴 한다, 여러가지로... 그래도 잘했으면 좋겠다!!!)





4) 9회 2아웃...



일단 셔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퍼펙트 깨진 게 나 때문인 것 같아서...... ㅜㅜㅜㅜㅜㅜ


다르빗슈 팬으로써 2013년 첫 경기 휴스턴전을 라이브로 보고 있었고, 정말 가슴이 터질 듯한 느낌을 받으며(국대 경기 보러 가서도 긴장한 적 없는 내가 이 때 엄청 긴장했던;;;) 거의 반은 눈을 가리며 응원하고 있던 중에 9회 2아웃에서 마르윈 곤잘레스의 안타가 나온 것이다. 진짜 나도 머리를 부여 잡으며 아쉬워했었고, 이 때는 달빗은 긁히면 퍼펙트 직전까지 가니 앞으로 또 기회가 있겠다란 생각으로 그냥 그렇게 넘겼었으나...


언제더라, 그 이후 또 휴스턴전이었나 거기서 퍼펙트 깨지고, 작년에 보스턴에게 7회 퍼펙트, 9회 노히트(오도어... -_-++++++ / 오티즈... -_-;;;;;)가 깨지는 그 장면들을 또 라이브로 봤었던 것 같다. 


이쯤되면 내가 보면 안되는 것인지 불안하기 짝이 없었고, 그냥 맘편히 있어야겠다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9회에 엄청난 긴장감에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물론 퍼펙트 게임은 하늘에서 점지해주셔야 가능한 일이란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 때문인 것 같아 미안했다. 어차피 회사 때문에 매번 등판 경기를 볼 수 없으니(텍사스와 벅스 경기도 봐야 하고) 꼭 퍼펙트 게임을 달성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 달빗도 좀!!!


그래도 지난 브루어스전은 내가 못 봤으니 조금은 미안함을 덜 수 있을 듯....





정말 이제 드디어 퍼펙트 게임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것인가 싶어서 엄청 설레였었으나, 그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아마 맷 케인이 달성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안 나온 기록인 것 같다.(그 때도 메이저 보고 있긴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이야 매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당시는 샌프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서...생각해보니 맷 케인과 함께한 포수가 포지 아니었나... 시기가 딱 맞지 않나 싶은데 포수의 능력이 참 중요하긴 한가보다. 맷 케인, 유스메이로 페팃, 올해 크리스 헤스턴까지 역시 포지님은 능력자!!!!)



그래도 맥스 셔저의 눈부신 피칭으로 정말 행복한 하루였고, 좋은 추억이 된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 선수와 팀도 영광이겠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대기록을 달성한다면 팬으로써도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으니 말이다.

누구보다 관심있게 지켜보는 선수 중 한 명이고, 아메리칸 리그의 사이영상 수상자로서 내셔널 리그도 석권할 수 있을지도 매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결과는 나중에 보도록 하고, 그냥 매 경기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물론 그러리라 믿고 있고......!!!


3연속 shut out은 좀 힘들테니(이건 역사에도 없을 듯) 그저 팀이 승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 

Max, you did brilliant pitching !!! Thank you for watching great game!!! Go World Serie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