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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Best Of Best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 여정을 마치고...

by ♥Elen_Mir 2014. 8. 10.

[2010. 12. 01 작성]



Best Of Best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정을 마치고...

 

 


11월 21일 새벽 6시 조금 넘어서 호텔에 체크 아웃을 하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비행기 시간이 오전 9시 10분 정도였기 때문에 헤맬 거 생각하면 늦어도 2시간 정도의 여유를 잡고 가는 것이 나을 듯 하여 일찍 나가려고 했던 것인데 생각보다 늦게 나왔던 것 같다. 그래도 호텔이 공항에서 별로 멀지 않았는지 딱 2시간 전에 도착했다.

 

문제는 공항에서였다. 출국 라운지에서 발권을 어디에서 해야 하는지 안내판에 전혀 나오지를 않아 그거 알아내느라고 30분 정도 헤맸다는 것. 안내판에 안 나와 있어서 인포데스크에 가서 e-티켓을 보여주며 물어봤지만 엉뚱한 창구 알려주고, 그 창구에 가서 다시 물어봤으나 방향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또 헤매고...... 아침부터 공항에서 그 무거운 짐을 다 끌고 얼마나 먼지나게 뛰어다녔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오래 걸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발권을 받으면서 수화물을 부치고, 출국 심사를 받기 전에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출국 심사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서 대충 주위 사진만 찍고 왔다.




<출국 라운지의 모습. 역시 아시안게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휘장들이 눈에 뜀.>




<얘네 마스코트 이름이 다 각기 있는데 이번엔 안 알아보고 왔네~~>

 

 


전에 베이징 올림픽 예선보러 갔었을 때는 귀국할 때 끝까지 볼 수 없다는 서운함에 눈물을 흘리며 갔었는데 이번에는 모든 경기를 다 보고 와서인지 슬프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은 맘이 더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았긴 했지만 우리 미르가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기도 했고, 전날 밤에 민선이랑 맥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정보까지 알려주고 오느라고 2시간 밖에 못 자서 많이 피곤하기도 했다.

 

솔직히 남방항공이 연착이 잘 되는 항공사라 2시간 정도만 연착되어서 선수들 기다리기 편하게 되었음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진짜 이번 여행일정 내내 운이 좋았던 것인지 연착은 커녕 제 시간에 도착해서 참 이거 뭐라 할 수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ㅋㅋ -_-/

비행기를 타니 어디서 많이 보던 분이 내 근처에 앉으셨다. 바로 국가대표 해설의 1인자이자 MBC SPORTS+에서는 원성을 자아내고 있는 양면성을 모두 갖춘 허구연 해설위원이었다. 내 앞자리에는 야구협회 쪽 관계자이신 거 같았고, MBC 방송진들이 비행기를 함께 탄 모양이었다.

 

그렇게 비행기가 이륙한 후 조식을 먹고 나도 모르게 피곤함이 쩔어 여기저기 고개를 흔들며 자다보니 인천공항에 이르렀다. 인천공항에 딱 들어서는데 왜 갑자기 새로운 느낌이 들었을까...... 마치 새로운 장소를 온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타지에서 일주일이나 지내다 온 후유증이 시작되는 신호였나보다. 선수들 도착 때까지 4시간 조금 덜 남긴 했었지만 이거 기다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도착하자마자 정민이에게 온 문자를 보니 정호에게 내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게노라 전해줬다고도 했고, 홍콩전 때 같이 본 기아팬 언니가 석민이 마중나온다고 하셔서 그냥 나도 기다리기로 했다. 어차피 시즌 시작 전까지는 볼 수 없기도 하고, 설사 훈련하는 거 보러 갈 시간이 되어도 비시즌 때는 일 때문에 가는 거 아니면 내 생활에만 열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야구대표팀 촬영을 위해 기다리는 카메라들... 진짜 야구 인기가 좋긴 좋은가보다. 암흑기 때는 이런 것도 없었을 거 같은데..ㅋㅋㅋ>




<선수들 도착하기 전에 미리 예행연습 하는 거???>

 

 


원래 4시 초반대에 도착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4시 55분에 도착했다. 광저우 현지 기상이 좋지 않았는지 아니면 돌아오면서 상황이 안 좋아진 것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뭐 이 정도의 연착으로 크게 불편한 것은 없으니깐.......

도착하고 나서도 입국 심사받고, 짐 찾고 나오면 30분 정도 걸리므로 그냥 구석에 느긋하게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드디어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고, 여기저기서 플래쉬가 펑펑 터져, 사람들 소리 질러...... 역시 이런 건 내 체질은 아닌 듯... ㅋㅋ ㅡ,.ㅡ




<82년생 절친 이대호와 추신수가 보이고...>




<정호도 나오고... ㅋㅋㅋ>




<석민이 그래도 자옥언니 보고 있는 거 같네... ㅋㅋ>

 

 


간단하게 선수들 기념촬영을 하고 해산했다. 난 정호 보겠다고 당연히 출구 쪽으로 빠져 나가서 정호를 찾고 있었지만... ㅋㅋㅋ

원래 진득하게 이야기 좀 하려고 했더니 구단에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와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별로 안 계셨으면 빨리 할 이야기 하고 나도 집에 갔을텐데...... 아무튼 정호와 아버님께 축하 인사를 건넨 후 정호와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가 티켓에 사인 받은 후 기념 촬영도 했다.

정호한테도 어차피 시즌 시작하고 나서야 볼 수 있을테니 일부러 얼굴 보고 가려고 기다렸다고 이야기하고, 부탁했던 부분 다시 확인도 받고 해서 그래도 나름 좋았던 시간이었다. 게다가 원체 무뚝뚝한 녀석이라 좋아하는 모습과 투정부리는 모습까지 보니 웬지 모르게 흐뭇하기도 했고......(투정쯤이야 누나가 돼가지고 이해 못하겠니... 그리고 난 솔직한 그런 모습 좋아라한다... ㅋㅋㅋㅋㅋ)




<감독님의 인터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정호. 빨리 인사하고 집에 가서 쉬고 싶었던 듯...ㅋㅋㅋ>




<결승전은 초대권으로 들어간지라 티켓이 없어서 첫 홈런 기록했을 때의 티켓에 사인을 받음.

결승전 관련한 사인은 사진 좀 뽑아서 거기에 받지 뭐..>

 

 


정호 만나기 전에 출구 쪽에서 정호 기다리다보니 빠르게 빠져나가는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사인 요청을 받는 선수들은 그 자리에서 잡히긴 했지만 말이다. 정호를 먼저 만났으면 나도 쩡이나 이종욱 선수랑 사진한번 찍어보는 건데...;;;; 김강민씨하고는 정말 같이 사진찍고 싶었는데 이 분은 도통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송은범씨는 뭐 나중에 SK 경기가서 보믄 되니깐......




<동찬이 사인해 줄 채비>




<현수 악수해 줄 채비>




<쩡이 여친과 통화하면서 집에 갈 채비>

 

 


이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전체적으로 운이 많이 따라주기는 했지만 암표값 걱정하느라 박태환 수영을 못 보고 왔다는 것이 아직도 너무나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고, 좀 더 알아봤으면 더 많은 관광지를 다녀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도 모든 일이 다 만족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은 욕심이겠지...

 

집에 도착한 후 너무나 낯선 느낌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에서 잘 지내고 온 것일까... 미르를 보는 것도 너무나 새로웠지만 정말 얼마나 오랫동안 안아줬는지 모른다. ^^;;;

 

 

# 에필로그

 

항공권 약 40만원, 호텔 약 50만원, 환전 약 40만원 합의 130만원 정도 들었나보다. 여기서 남은 400위안은 민선이에게 팔고 와서 다시 원화로 받았으니 대충 120만원대 들었나. 뭐 여기서 가기 전에 이것저것 쇼핑한 것들 합치면 130만원 넘긴 하겠지만...... 7박 8일에 130만원 정도 쓴 거면 그래도 저렴하게 잘 다녀오긴 한 거 같은데 아마 민박집에 묶었으면 100만원 안 쪽으로 끊을 수도 있었겠지 싶다..... 그래도 호텔에 묶은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일단 민박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있다는 게 좀 불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하철역 근처에 거의 없어서 교통편도 좀 그렇고, 아마 택시타고 계속 역까지 왔다갔다했어도 돈 좀 들었을 거 같긴 하다.




<남방항공 티켓과 수화물영수증. 남방항공 예전보다 서비스가 괜찮아지긴 한 듯... 정말 악명 높았는데...ㅋㅋㅋ>




<참으로 허접한 재질의 천이지만 그래도 가지고 온 광저우 깃발>

 

 


11/14 홍콩 예선전, 11/16 파키스탄 예선전, 11/18 준결승 중국전, 11/19 결승 대만전까지 4경기를 보고 왔다. 티켓이 모두 있으면 좋겠지만 결승전은 받은 초대권도 내고 들어가는 시스템이어서 도리가 없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티켓도 베이징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위조 방지를 위해 여러가지 코드를 숨겨놓았다고 한다. 그래서 입장하기 전 기계에 이 티켓을 넣어 위조인지 아닌지 정확히 판별해내었고 말이다. 그래서 대만전 때 암표상에게 위조된 표를 구입하셔서 손해본 분이 있다고 들었던 거 같은데 그 분 얼마나 속상하셨을지;;;;




<11/14 예선 2번째 홍콩전 티켓>




<11월 16일 예선 3번째 파키스탄전 티켓>




<11월 18일 준결승 중국전 티켓>

 

 


그리고 주강에서 유람선 탈 때 구입했던 티켓과 월수공원 내의 광저우 박물관에서 구입한 티켓, 샹장야생동물원 서커스 관람 티켓까지...








여행을 하면서 나의 눈과 귀가 되어 준 나만의 가이드북. 여행 가기 전에 필수적인 사항들을 적어놓기도 하고, 내가 갈 곳들을 미리 검색해서 출력한 구글 지도도 크기에 맞게 잘라 붙이기도 하며, 관광지에 맞게 필요한 정보를 싣는 등 나름 시간을 들여 만들어보았다.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기 장소들을 돌아보고 난 후 느낀 점이나 가는 방법도 잊어버릴 수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적어놓았다. 저번 일본여행 때부터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좋은 습관이 되어 이번에도 이렇게 만들게 되더라.

평소 생활할 때에는 내 자신이 지나치게 꼼꼼하다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뭔가를 닥쳐서 준비할 때 보면 내 스스로가 생각보다 치밀하고 꼼꼼하긴 하나보다. 예민하지 않은 성격이다가도 갑자기 예민해지는 변덕스러움도 이 것의 연장선이겠지.













아마 다음에도 어딘가로 여행을 가게 되면 이렇게 또 만들게 될 거 같다. 이거 만드는게 힘들기도 하지만 마냥 힘든 게 아니라 재미도 있을 뿐더러 만들어놓은 후에 나중에 여행지에서 보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귀찮으면 가이드 책을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그건 아무래도 부피와 무게가 좀 있어 잘 들고 다니게 되지는 않는 듯 하고... 지하철 노선도 같은 경우만 좀 크게 뽑아서 가이드북과 함께 들고 다니면 못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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