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나-실링의 환상적인 피칭
이번 글은 지난 14일(한국시간) 트윈스 메트로돔에서 열렸던 미네소트 트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관전 소감이다.
이곳에서는 보스턴과의 경기가 최고 인기팀이라 그런지 Premium Game이라고 불리운다. 오늘은 이 Premium Game 1차전이 열리는 날이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인 미네소타의 요한 산타나와 보스턴의 커트 실링의 투구는 환상 그 자체였다. 나 역시 야구를 오랫동안 했지만 두 선수가 뿌려대는 볼의 위력은 대단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산타나는 최고 153km의 직구와 메이저리그 최강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7 1/3이닝 13탈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최고의 피칭을 했다. 개인 통산 1,000탈삼진을 기록하였을 때는 관중들의 기립박수가 멈추지를 않았다. 우리나라 관중들과 차이가 있다면 미국 관중들은 누가 보기에도 평범한 볼을 야수들이 캐치하면 박수나 환호성을 그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당연히 선수들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플레이를 하며 자신의 기량 이상을 발휘하는 것 같았다. 철저히 팬을 위한 야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타나의 투구 스타일은 젊어서 그런지 힘이 넘쳐 보였다. 번트 수비도 매우 좋았으며 특히 가운데에서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내 자신이 여지껏 보아온 여러 체인지업 중에서 최고였다. 신기에 가까운 체인지업에 보스턴 타자들은 1회부터 2회까지 타자 5명이 연속 삼진을 당했을까.
이에 비해 베테랑인 실링의 투구는 노련미가 넘쳐 흘렀다. 직구 최고는 148km에 불과했지만 제구력은 한마디로 예술이었다. 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기본기에 충실한 투구를 하는 것 같았다. 번트 수비 또한 산타나와 마찬가지로 좋았으며 불필요한 동작은 전혀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결과는 12회 연장 Jason Kubel이라는 선수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미네소타의 승리로 종료되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잘 던진다는 투수들을 경기를 직접 보았던 오늘 경기는 내 생애에 잊지 못할 경기중 하나로 기억속에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신인 및 젊은 투수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면, 볼스피드나 제구력도 중요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투구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기본기에 충실한 피칭이다. 오늘 세계 최고의 투수들인 산타나와 실링도 제구력과 번트수비 등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한 피칭을 보여주었다. 클레멘스 또한 루키를 거쳐 현재 싱글에서어린 타자들을 상대로 몸만들기를 하고 있지 않은 가? 이러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 미국 야구 시스템, 그리고 이러한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선수들, 평범한 플레이도 나이스를 연발하며 기립박수를 하는 팬들, 바로 이러한 요소들이 미국 야구가 최강이 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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