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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브러시백 피치와 그에 대한 논란...

by ♥Elen_Mir 2013. 9. 9.





브렌트 메인(올드스쿨 플레이어라고;;;)이란 사람이 구분한 브러시백 피치와 빈볼의 차이점은

 

"... Even though they’re closely related, these two terms don’t describe the same thing (even though they both basically accomplish the same thing). The brush back pitch is used more as a tool for pitching and getting someone out – as in straightening out a guy and then coming back with a slider down and away....(중략)...A bean ball is a pitch below specifically meant to hit the hitter."

 

"이 둘은 드러나는 모습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같지 않습니다. 브러시백은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한 수단이죠. 직구를 붙여서 타자를 물러나게 하고, 뒤이어 슬라이더를 던지는 식이에요... 빈볼은 목적 자체가 타자를 맞추기 위한 공이고요."

 

라고 파울볼의 Elvenwhite님이 쓰신 글의 본문에서 이 용어를 가져와본다.

 

 

2013년 9월 8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 vs 엘지의 경기.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배영섭이 리즈가 던진 공에 귀 뒤쪽을 맞고 쓰러지며 한동안 미동도 못한 채 병원에 실려갔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서 천만 다행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인 리즈의 행동, 그리고 엘지 코칭스태프의 대처, 심판의 조치가 아닐까 싶다.

 

무사 1,2루의 급박한 상황에서 내리 세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며 위기를 벗어났기에 이해가 안가지는 않으나 그 때 했던 세리모니가 과연 이 선수는 자신이 선수 하나에케 큰 위해를 가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라는 걸 느끼고 있는가란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뒤이어 더 조심해서 던졌어야 할 상황에서 박석민까지 150이 넘는 직구에 맞았고, 여기서 엘지 코칭스태프는 강판을 시켰다.

 

여기서 엘지 코칭스태프의 대처가 아쉽기만 하다. 일단 배영섭이 사구로 병원까지 실려간 상황인데 그 회 중간에는 불펜 투수들이 몸을 풀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 마무리짓게 하더라도 그 다음 회에는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이미 삼성 선수단과 삼성 팬들은 그 사구때문에 감정이 많이 상한 상태였는데 거기에 세레모니까지 겹쳤으니 정말 악에 받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 그런 상황이면 최소한 그 다음회는 내보내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

바로 이게 엘지 코칭스태프는 리즈의 투구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지 않고 있나, 혹은 그걸 이용해 이득을 얻고 있으니 코칭스태프도 그걸 이용한 것이 아닌가란 의구심이 많이 든다.

 

그리고 심판도 문제다. 지난 화요일 최정 사구건도 있었는데 이런 사안이면 퇴장까지는 시켜도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고의 여부를 떠나서 일단 가장 위험한 선수 머리에 맞았으니까... 퇴장이라는 건 제재의 측면도 있지만 어제 파울볼에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서 필요할 때도 있다.

 

삼성의 대처도 아쉬운 것이 이럴 때는 보복구 나가도 된다. 합리적이라는 MLB도 이런 경우 보복구는 당연히 가고, 보복구를 맞은 타자도 군말없이 1루에 출루한다. 물론 정성훈의 행동도 솔직히 이해가 안가긴 했지만(넌 그냥 맞고 아무말없이 나가면 되는 건데 거기서 째려보면 안되지... -_-;;) 최대한 다치지 않는 살이 많은 엉덩이 쪽으로 해서 제대로 맞췄어야 했다.

 

나도 솔직히 삼성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 이전의 일들을 생각하면 삼성 입장에서는 감정이 좋을 수가 없다. 생각 외의 부상으로 선수들이 이탈한 가운데 문선재의 기본이 되지 않은 수비때문에 조동찬이 시즌 아웃되고(그래도 조동찬은 문선재를 더 걱정;;), 바로 이 전 날 경기때는 배영수가 구단 버스로 가는 중간에 어떤 엘지팬에게 뒤통수를 가격당했고, 그걸 말려야 할 그 주위 엘지팬들도 함께 즐기고 있었다고 하더니 이 날은 선수 하나를 응급실에 실려보내게 하는 잘못하면 큰일날 뻔한 사구까지 나왔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저 "브러시백 피치"라고 인용한 문구는 아마 리즈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본인이 살아남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을 것이고, 그 방법은 리즈 뿐만이 아니고 미국, 일본, 한국야구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일 것이다. 흔히 말하는 몸쪽 제구가 되어야 투수가 살아남는다는 말도 이런 맥락일 것이고...... 그것 자체를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사구 빈도도 빈도지만 문제는 리즈의 150이 넘는 직구가 머리 쪽이나 몸통 쪽으로 오면 제 아무리 강타자라도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걸 본인도 모르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언제부턴가 본인의 멘탈이 약하고 마음이 여리다는 것을 핑계로 이것을 이제 무기삼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13년 6월 15일 박근영의 역대급 오심에 묻혀서 그렇지 내가 제일 아끼고 응원하는 선수인 강정호도 등쪽에 157짜리 직구를 맞고 굉장히 화를 냈다. 그리고 그 경기 후 사실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엔트리에서 말소되거나 최소한 몇 경기 휴식 후 나왔어야 했는데 음주 사건으로 빠져나간 백업 내야수들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주사까지 맞으면서 뛰었다. 그래서 한달동안 성적은 곤두박질 친거고, 타순 조정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 그 후유증으로 인해 체력이 급하락하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때는 리즈가 워낙 제구가 안되고, 일부러 그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속상하지만 그냥 넘어갔던 것인데 그래도 주시할 필요는 있어보여서 주시하고 있었다. 이미 그 이전에도 김민성, 정수빈은 시즌 아웃됐었고, 이대수 뇌진탕에 손시헌도 포스트시즌 출전을 못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 생각이 맞았나 싶은 사건이 또 터졌다. 바로 지난주 화요일 최정에게 던진 2개의 사구였다.

첫번째 사구는 1회초 옆구리를 강타했고, 최정도 그러려니 하며 아무런 제스처없이 1루에 출루했으나, 문제는 두번째 사구였다. 이것도 아마 6회인가 7회초인가 나왔을텐데 일단 머리쪽으로 공이 하나 날아온 후 또 다시 옆구리를 강타했다. 이건 일부러 던지지 않았다고 해도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고의성이 명백히 보인 행동이었다. 게다가 최정은 올시즌 옆구리 부상을 당한 적이 있고, 그로 인해 한참 부진했었다고 한다.

 

그 이후 바로 다음 등판 경기가 바로 어제였고, 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올해 20사구도 사구지만 문제는 그 사구를 맞은 타자들 중 강타자와 팀내 중요한 선수가 많았고, 그 선수들을 본 다른 타자들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제대로된 스윙을 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크다. 바로 브러시백 피치의 주요 기능이 이런 부분일 것이다.

 

브러시백 피치도 전제 조건이 붙는다. 일단 제구력이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맞출 때 맞추더라도 부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것일텐데 그런 점에서 생존방식이라 하더라도 리즈의 선택은 아쉽다. 본인 공이 위험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 어떻게든 제구를 잡던가, 안되면 그에 대한 책임이라도 제대로 져야 한다. 그리고 본인 때문에 자팀 타자들에게 보복구가 갈 수 밖에 없는데 그것에 대한 미안함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가령 어제부터 나오는 비난들도 본인이 져야 할 책임 중의 하나라고 본다.

 

 

난 이제 리즈가 마음이 여리다느니, 착하다느니 그런 말은 못 믿겠다. 정말 내 남동생같은 선수가 다쳤고, 친한 엘지팬 언니가 있으니 웬만하면 이해해주려고 노력했는데 최정 사구 이후에는 정말 의도적으로 이용하는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 밖에 안든다.

 

그리고 엘지 코칭스태프도 실망이다. 만약 입장을 바꿔놓고 본인들이 삼성에 몸 담고 있었다면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감싸줄만한 행동이라고 보이는가? 고의는 절대 아니다라... 글쎄, 이미 이런 일들이 반복되었고, 리즈의 행동 자체가 전혀 양심의 가책이 없어 보이는데 이건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리즈가 본인들에게는 중요한 만큼 배영섭이나 박석민도 삼성에서는 매우 중요한 선수이고 팀의 큰 자산이다. 어떻게든 제구를 잡게 할 자신이 없다면 제발 내년에는 리즈를 KBO에서 안봤으면 좋겠다. 정말 이러다가 난 우리팀 선수 아니더라도 다른팀 선수 중 하나 큰일날까봐 걱정된다.

 

나도 참 외국인 선수들 좋아하고, 한국에서 잘했으면 하는 마음 많이 갖고 응원하고 있지만 리즈는 정말 삼성팬이 아니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용서하기 힘들 것 같다. 이미 우리 민성이도 시즌 아웃 됐었고, 정호도 너무 힘들게 뛰었으니까... 그리고 또 아끼는 최정도 그렇고......

 

 

부디 이 일로 인해 리즈 뿐만이 아니고 다른 투수들도 많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물론 일부러 타자들을 맞추려고 하는 투수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구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과연 내 몸이 소중한만큼 다른 선수 몸도 소중히 여기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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