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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넥센잡담) 감독으로서의 최소한의 역할...

by ♥Elen_Mir 2014. 6. 12.

<파울볼에 올린 글... 2012.07.26 10:40>

<주소 : http://foulball.co.kr/bbs/board.php?bo_table=yagoo_11&wr_id=107781>

 

 

 

어제는 너무 열받아서 쌍욕이 튀어나올 것 같아 지인들하고만 통화하면서 풀고 오늘은 조금 차분하게 우리팀 감독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기분이 상하실 분이 있으시다면 먼저 사과드립니다... 

MLB와 KBO가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감독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니 어느 조직이든 관리자가 가장 중요하게 수행해야 할 업무는 인사 관리 부분일 것입니다. 인사 관리라 함은 개개인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해서 장점은 살려주고, 부족한 부분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때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방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적절한 조치를 해줘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솔직히 넥센팬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우리 감독님... KBO에서 요구하는 감독 역량을 비추어볼 때 상당히 능력이 없는 쪽에 속하십니다.. 경기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 투수교체 타이밍, 야수들의 능력치를 보는 눈과 육성 방법(이건 본인도 아실 듯;;;), 장기적인 레이스를 운용하는 방법 등등 다 부족하십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참고 봤던 건 올해를 제외하고 여태까지 좋은 선수들이 그것도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팔리고, 매번 팀 재정 상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그래도 괜찮은(좋은지는 모르겠고;;;) 투수들을 조금씩 키워내고 있어서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잖아요. 일단 구단주가 어떤 의도로 이러는지 대략 감은 잡히지만 그래도 투자라는 것을 시작했고, 정말 팀에 필요했던 구심점이 한꺼번에 둘이 생겼습니다. 야구가 분위기 싸움이라고 사실 이것만으로도 전반적인 팀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졌고, 그와 더불어 박흥식 코치님의 노피어 정신이 타자들에게 그대로 투영되어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감독님이 안티같습니다... 

4.12 목동 SK전 4일만 쉬고 선발 등판... 투구수 104개 (팀은 연패중이었고 연패는 끊음...) 
4.24 잠실 엘지전 화요일 선발 등판... 투구수 97개 
4.29 청주 한화전 일요일 선발 등판... 검지쪽 손톱이 깨졌는데 6회까지 강행시키다 실점하며 패전 

7.3 목동 한화전 화요일 선발 등판... 투구수 104개 
7.8 목동 기아전 일요일 선발 등판... 투구수 108개 
7.17 목동 롯데전 언제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자료 화면에서 검지 쪽에 피가 터졌는데 8회까지 투구... 투구수 103개 
7.25 광주 기아전 5회에 또 검지쪽 피터짐... 8회까지 완투패... 투구수 115개 

나이트 4일 쉬고 나온 경기들과 부상을 당한 날짜만 한번 찾아봤습니다. 
초반에는 그나마 투구수 관리는 해줬지만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은 4월 29일 한화전부터였습니다. 이 날 제가 정확하게 기억나는 게 청주를 가서 직접 관전을 했는데 잘 던지다가 6회에 갑자기 무너지죠, 에러도 있었지만 손톱이 깨지면서 그 아래쪽 피부가 벗겨졌는데 응급처치만 하고 내보냅니다... 
그런 상태에서 등판을 한번 걸러준 적이 있냐... 한번도 없습니다... 5일 로테이션 그대로 지켰습니다. 

그리고나서 7월 3일, 8일 두번을 내보냈는데 이미 시즌 중반이고 나이도 있는 분인데 투구수 100개를 모두 넘기죠... 
그리고 바로 지난주 화요일 롯데전 경기 때 또 검지 쪽에 피가 터지면서 상당히 아팠을텐데 8회까지 던졌습니다... 물론 부상이 없었으면 던질 수 있죠, 근데 이 상태에서 8회까지 나오더군요.. 
이러고나서 바로 3일 쉬고 올스타전 1이닝 등판했습니다. 등판한 것만 보면 안되고, 불펜 투구한 것도 감안하고 시즌 중후반에 접어든 점과 나이도 감안해서 최소 오늘이나 금요일 선발 등판했었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나왔죠... 그러면서 어제 또 5회에 검지 부상 당했는데 8회까지 던져 완투패했죠... 
특히나 어제는 다 넘어간다고 쳐도 이미 7회말에 이용규의 슈퍼세이브로 경기 자체를 뒤집기는 힘들었으니 몸 풀고 있던 불펜 투수가 마무리하면 되는 거였습니다... 

이게 나이트만 이런 일이 있었을까요... 

강정호 올해 봉와직염 수술했습니다. 이 친구 2008년 6월부터 지금까지 쭉 풀타임 출장했죠. 
작년에 잠시 2군에 갔을 때도 경기는 다 뛰었고요. 그런데 수술한 후 복귀 전에 훈련은 시작했다지만 바로 10일 후에 올려서 지명타자로 내보냅니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지만 수술한 여파도 남아있고, 김민성도 잘해주고 있었는데 지타로 2번 나오고 바로 수비 시키더군요... 

그리고 김민우... 김민우가 올해 이 정도로 나빠진 게 과연 김민우만 탓 할 일일까요... 
김민우는 애초에 너무 늦게 정신을 차린 바람에 나이가 꽉 차서 합류한 케이스고, 이런저런 부상에 노출되어 있었는데도 팀 사정 급하다고 계속 기용합니다. 손목, 손등, 손가락 등등 아픈데도 김민우 말도 못하고 꾹 참고 출장했습니다... 이걸 누굴 원망해야 하는 걸까요... 

오재영 같은 경우도 5월 중순 갑자기 일주일에 4번 등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아마 5.2이닝 던졌었죠. 이런 애를 그 다음주 바로 화요일에 등판시키더군요. 그러면서 무너졌고요... 

이보근? 여태까지 얼마나 무리했는지 아실겁니다.. 
올해 못하는 거 다 이유가 있죠. 그래서 올해는 체력 안배 시키면서 기용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미 늦어버린 듯 하더군요. 왜 진작 관리 못 시켜줬습니까... 차라리 작년 시즌 끝나고 휴식겸해서 군대나 보내지 혹시 팀에서 붙잡은 거 아니었던가요... 

2009년 이현승도 어땠는지 다 기억하실 겁니다.. 중반까지 4강 싸움을 하는 와중 그 중심에 있던 선수였습니다. 장원삼이 트레이드 여파로 그 해 폭망하고 이현승 혼자서 고군분투했는데 후반에 결국 무너졌습니다... 그 때 팀 사정상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현승 혼자 너무 무리했었지요. 이 때 이런 경험도 있는데 학습 효과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일단 기억나는 건 이 정도입니다. 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가 올해 불펜 투수들한테 몸 풀어놓으라고 지시를 받지도 않았는데 바로 등판하라는 콜이 몇 번 왔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계획되어있는 기용이 아니었다는 거죠. 그 전에 다른 투수 몸은 풀어놨을텐데 그 투수는 어디다 쌈싸먹고 몸도 안 풀어놓은 선수 기용하는 건 뭡니까... 

김시진 감독님 너무 믿는 선수들만 믿는 게 문제입니다. 그 선수도 계속 쓰다보면 퍼질 수 있다는 거 모르지는 않을텐데 그렇게 만들고 또 다른 선수한테 그 짐을 부여하고 이거 악순환이라는 거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특히나 제가 계속 나이트에 대해 이렇게 계속 이야기하는 건 우리 팀에 에이스감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 가능성을 보이는 선수조차도 없어요. 그러면 일단 확실한 후보군인 나이트를 오랫동안 1선발로 두면서 우리 선수들 중에 싹이 보이는 애들 발굴도 하고 키워내야할텐데 지금 눈앞에 닥친 일에 급급해서 앞으로 몇년은 생각도 안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매우 답답합니다. 

왜 언론에 비치는 모습만 보면 선수들에게 형 같은 또는 인자한 아버지같은 이미지로 연출을 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전혀 선수들 아껴주고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넌 외국인이 아니라 너도 똑같은 우리 선수다라고 이야기는 해주면서 실제로는 왜 그렇게 국내 선수들처럼 기용해주지 않는 것일까요... 아마 우리보다 이런 점은 선수들이 더 잘 느낄 겁니다.  
그래서 더더욱 실망스럽고 가뜩이나 감독으로서 능력도 부족하신데 선수들 관리까지 이렇게 못해주면 기대할 게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계속 이대로면 그냥 4강 미끄러져서 감독님-투수코치 모두 계약 파기하고, 다른 감독님 모셔왔으면 좋겠네요... 만약 구단 사정만 된다면 차라리 선수 관리는 제대로 해주는 외국인 감독님 모셔왔으면 싶고요. 우리야 뭐 눈치 볼 재벌 구단주도 없는데 돈 문제만 없으면 어려운 건 없을 것 같거든요...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로이스터 감독님 모셔와서(아마 아로요 투수코치만 데리고 오시겠죠?) 우리 선수들에게 완벽한 노피어 정신을 함양시켜 내년에 큰일 내봤으면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어제 하도 열받아서 조금 마음을 가라앉힌 후 오늘 오전 파울볼에 올린 글....

솔직히 더 심하게 쓸 수도 있었지만 정말 최대한 감정 덜 들어가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썼다.

 

우리 감독님... 인간적으로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안다. 아니 내가 그것조차도 잘 모를 수 있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는 감싸주고 싶은 면도 분명히 있는 분이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을 너무 못해주시는 것 같다.

어차피 3년 계약했으면 여태까지 팀 개판으로 해놨던 구단주가 해놓은 일들 좀 정리하면서 올해부터 3년 안에 팀 체질을 개선시키며 강팀으로 거듭나는 작업을 해나가면 된다.

 

다른 팬들은 원하긴 하겠지만 난 솔직히 올해 꼭 4강 가라는 말 안한다. 어설프게 4강 올라가서 첫 판에 떨어지거나 아니면 준우승 한다거나 이러는 것보다 차라리 팀 자체를 더 강하게 만들어서 내년에 우승 노려보는 게 더 나아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러면 에이스-2선발 건재해야 하고, 이 원투펀치를 제대로 받춰주는 3선발급(김영민 등)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에이스 싹이 보이는 선수는 차차 그런 순서로 밟아나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 사실 현재 우리 팀에서 나이트 외에 그 가능성조차 보이는 투수들 내 눈에 전혀 안 보인다. 그러면 차라리 나이트를 최대한 길게 끌고 나가면서 그 안에 그런 에이스감을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게 맞지 않나...

김병현? 미안하지만 에이스로는 전혀 안 느껴진다. 본 실력 찾아도 최대 2선발 혹은 오승환 같은 클로저로밖에 안보이거든...

 

에이스라 함은 내 기대치가 커서 그런 것이 아니라 최소 ERA 2점대 중반, 200이닝 전후의 이닝 소화력, 이닝수 대비 최소 1/3 정도의 볼넷 허용 or K/bb 3 이상, OOPS 6할대, WAR 2점대 등등 에이스의 척도를 가르는 스탯들이 이미 나와있다.

류현진, 윤석민, 작년까지 김선우, 니퍼트, 주키치, 예전 봉중근과 로페즈, 다니엘 리오스 등등 이 선수들이 저런 스탯을 찍어줬던 투수들이다. 이런 정도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자원이 우리 팀에 과연 있는가... 난 올해 나이트 외에는 안 보인다.

 

우승하려면 확실한 에이스, 최소 그 뒤를 받춰주는 2명의 10승 투수들, 확실한 클로저와 셋업맨이 필요하고...

출루율이 높은 1번 타자, 장타력과 강한 타격을 가진 클린업, .250 정도 쳐줄 수 있는 하위타선 등이 필요하다.

지금 여기서 현재 우리팀에 없는 건 3선발급...

이것만 갖춰지면 우승도 넘볼 수 있는 전력이 되는 것인데 그러려면 건강한 나이트와 밴 헤켄이 필요하다.

3선발급은 김영민 성장시켜서 이 아이가 해주면 된다. 그럼 4,5선발은 가끔 뜬금 호투만 해주면 팀은 제대로 굴러갈 것이다.

 

그리고 제발 선수들 부상당하지 않도록 알아서 좀 관리해주고, 당하면 최대한 길게 보면서 선수 재활을 착실히 시켰으면 좋겠다. 이게 바로 메이저리그 시스템이고, 선진 야구의 표본이다. 나도 사실 김성근 감독 야구 스타일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감독 김성근으로서는 확실히 인정하고 존경함!!) 그 재활시스템만큼은 최고였고, 본인도 워낙 야구덕후라 연구도 엄청 많이 했었다. 현재도 그러고 계신 걸로 알고 있고...

 

나도 교체까지는 바라지 않는 사람이지만(솔직히 1군 투코는 교체했으면 하는 바램;;;) 이대로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니까... 그리고 난 원래 객관성이 함께 확보된 감성 야구를 즐긴다. 그래야 내가 우리 선수든 우리 감독이든 우리 코치든 편을 들어줄래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합리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만들 수 있으니까...

그러니 감독님도 처음 감독 부임했을 때의 초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고, 그래도 말씀만으로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선수들을 아껴줄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지도자가 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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