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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Escape/Travel Essay

나에게 선물하는 일본여행 -- Course 8. 우에노(上野) & 아사쿠사(浅草)

by ♥Elen_Mir 2014. 8. 7.

[2010. 03. 16 작성]


나에게 선물하는 11박 12일의 일본여행  --  (8) 우에노(上野) & 아사쿠사(浅草)

 

 


 도쿄여행의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이 날의 일정은 정말 만만치가 않았다. 우에노(上野)만 해도 하루 일정을 잡는 것이 더 나을 정도로 볼 곳이 참 많았었고, 아사쿠사(浅草)는 그닥 오래 걸릴 것은 없었지만 센소지(淺草寺) 입장 가능 시간이 5시까지였다. 원래 성격이 여유로운 편이라 후딱후딱 보러 다니지도 못할 뿐더러 그런 여행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지현이 알바 끝나고, 시모키타자와(下北沢)에서 쇼핑을 하기로 했던 터라 더더욱 마음이 급해졌다. 결국 지현이와 약속이 어긋난 관계로 시모키타자와(下北沢)는 맛만 보고 왔지만......^^;;

 

 다른 날보다 좀 더 일찍 숙소에서 나왔고, 우에노(上野)의 아메요코(アメ橫) 시장을 쭉 둘러본 후 우에노 공원(上野公園) 쪽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우에노(上野)역이 아닌 오카치마치(御徒町)역에서 하차하였고, 역에서 빠져나가니 바로 아메요코(アメ橫)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이 곳은 우리 나라의 남대문 시장과 비슷한 느낌의 재래시장으로 평일 이른 오전이라 한산했지만 확실히 시장은 일본이나 우리나 별로 다를 바 없는 거 같았다. 생각보다 그렇게 저렴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뭔가 살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닥 상관은 없었고......

 지나가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있길래 가보니 1,000円을 내면 비닐 봉지에 수입 초콜릿과 과자 등을 가득 넣어주는 시무라 상점(志村商店)이었다. 우리나라 가이드에도 많이 알려진 곳으로 이 것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했는데 난 그 모습을 보고 궁금해서 가 본 것이었다.







사실 꼼꼼히 둘러보지는 않았는데 어차피 쇼핑하지 않는 이상 거기서 거기인 거 같아 대충 이런 분위기라는 것만 느껴보고,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갔다. 역시 하루에 한끼는 꼭 쌀을 섭취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따라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그래도 조금 가격이 있었던 장어덮밥을 먹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맛이긴 한데 역시 김치가 없다는 것이 좀 답답했고, 우리나라보다는 소스가 약간 짠 거 같았다. 뭐 그래도 곱디 고운 계란찜 등 반찬도 다른 곳보다 많이 나와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다.






 배가 부르니 조금 기운이 나는 거 같았고, 그 기운을 가지고 우에노(上野)역에 잠시 들르기로 했다. 우에노(上野)역에서 우에노 공원(上野公園) 쪽을 어떻게 가는지 몰랐기 때문에 지도라도 보려고 역으로 들어갔으나 결국 해답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따라가면 된다는 것이었다. ㅋ 5~7분 정도를 걸어 올라가니 예술회관이 보였고, 바로 우에노공원(上野公園)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우에노공원(上野公園)에는 도쿄국립박물관(東京国立博物館), 우에노 모리 미술관(上野の森美術館), 국립서양미술관(国立西洋美術館), 우에노동물원(上野動物園), 시타마치 풍속자료관(台東区下町風俗資料館) 등등 이런저런 볼거리가 굉장히 많이 있다. 앞에 언급했듯이 시간상 다 돌아볼 수는 없어 국립서양미술관(国立西洋美術館)과 우에노동물원(上野動物園)만 돌아보기로 했다.







 사실 한국에서 미술관은 가본 적도 없는데 생애 최초로 정말로 클래식한 미술관을 그것도 일본에서 가보다니 참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워낙 클래식 쪽의 예술에는 문외한이기도 하고, 그닥 재미있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 관심도 두지 않았었는데 이런 내가 국립서양미술관(国立西洋美術館)을 가다니......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 정원에는 단테의 신곡 '지옥문'의 조각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조차 드라마 외에 실제 형상은 본 적이 없었는데 역시 실제로 보니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싶었다. 옆에 있었던 조각도 나름 유명할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혹시 저게 '오르페우스' 인가......

 그리고 한 켠에는 '깔레의 시민들' 이라는 조각이 자리잡고 있었고, 우리가 교과서에서 많이 봤던 '생각하는 사람' 의 조각도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깔레의 시민들', '생각하는 사람', '지옥문', '오르페우스(가 맞다면)' 모두 로댕의 작품이다.









 사실 이 시기에 특별전을 하고 있었는데 그건 비용이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420円의 museum collection을 보기로 했다. 역시 사진 촬영은 안되는 곳이라 작품만 감상하다 왔는데 잘 모르는 내가 듣기에도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많았고, 14C~19C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1층에는 로댕의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정원에서 봤던 '생각하는 사람' 물론 '발자크', '청동시대', '영원한 봄', '명상' 등의 작품이 있었다.

 

 또한 프란체스코 보티치니(Francesco Botticini), 파올로 베로네세(Paolo Veronese), 레안드로 바사노(Leandro Bassano), 프란체스코 살비아티(Francesco Salviati), 바르톨로메오 몬타냐(Bartolomeo Montagna), 조반니 안토니오 펠레그리니(Giovanni Antonio Pellegrini),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귀스타브 모로(Gustave Moreau),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폴 고갱(Paul Gauguin),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등 많은 화가들의 작품이 각 시기별로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만 봤는데도 벌써 2시간 정도 후딱 지나간 거 같아 걸음을 재촉하여 우에노 동물원(上野動物園)으로 갔다. 600円이라는 다소 저렴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동물원은 정말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우리나라 서울대공원 정도의 크기 또는 그것보다 조금 작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안에 있던 호수까지 더하면 아마 규모 면에서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새 종류는 관심이 없어서 그냥 대충대충 둘러보았고, 흔히 볼 수 없었던 동물이나 선호하는 동물 위주로 보고 다니기로 했다.

 이 녀석은 레드 판다(Styan's Red Panda). 맨 처음엔 너구리인지 알았는데 자세히보니 조금 달라보였고, 이름을 보니 팬더 종류였다.






다소 개성적인 용모를 지니고 있는 숲수리부엉이(Forest Eagle Owl)와 독수리과로 날개 길이가 가장 긴 안데스콘도르(Andean condor)이다. 저 안데스콘도르는 생각보다 작은 것이 새끼인건가......







저 깔끔하게 생긴 새는 유황앵무(Cockatoo), 떼로 몰려있는 개과의 동물은 승냥이(Cuon alpinus), 귀여운 용모를 지니고 헤엄치고 있는 저 녀석은 바다표범(Seal)이다.








 항상 배고프신 곰(Bear), 4,170kg의 거대한 무게를 지닌 코끼리(Elephant), 코끼리 다음으로 코가 긴 거 같은 맥(Tapir), 매우 호기심이 많고, 사람에게 쉽게 접근하는 낙타과인 라마(Llama), 근래 여성들이 많이 입고 다니는 코트의 주재료가 되는 털을 가지고 있으며, 양과 종류 중 하나일 거 같지만 실제로는 낙타과라는 알파카(Alpaca)의 순이다.










 우에노 공원(上野公園) 안에 있어서 그런지 이동하는 중간중간 이쁜 정원도 많았고, 특히 동물원 깊숙이 들어가면 호수가 넓게 펼쳐져 있어서 평화롭고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뱃 속의 새끼는 보이지 않지만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는 캥거루(Kangaroo), 조류 황새목의 한 과인 플라밍고(flamingo), 항상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재간둥이 펭귄(Penguin)의 모습.








 동물원 크기도 크거니와 너무 볼 것들도 많아서 여기서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했고, 부지런히 출입구 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가는 길에 일본다운 분위기의 오중탑이 서 있었고, 조금 더 지나니 아이들이나 관광객들을 위한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었다. 찍고 가면 좋았겠지만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었을 뿐더러 시간이 없어서 그냥 사진에만 담아두고 나왔다.






 우에노 동물원(上野動物園)을 나와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우에노(上野)역으로 가야 했다. 사실 이 근처에 갈 곳이 더 많은데 다른 곳은 가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생겼고, 또 다시 도쿄 여행의 기회가 온다면 여행 목록에 꼭 넣어야 할 곳이 된 듯 하다.

 

 우에노(上野)역에서 긴자선(銀座線)을 타고 3개의 역을 가면 아사쿠사(浅草)역에 도착하게 된다. 지하철역 외부로 나오면 인력거꾼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고, 1~2분만 걸으면 바로 '천둥의 문' 이라는 뜻을 가진 카미나리몬(雷門)이 보이는데 센소지(淺草寺) 가기 전의 초입구라고 보면 될 거 같다. 이 곳을 들어가면 아사쿠사 최대의 상점가인 나카미세(仲見世)가 나온다. 가이드북에서는 우리나라 인사동과 같은 분위기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인사동이랑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고, 일본의 전통적인 색채가 잘 나타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나카미세(仲見世)를 통과하면 628년에 세워진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꼽히는 센소지(淺草寺)가 보인다. 정식명칭은 긴류잔센소지(金龍山浅草寺)라고 하는데 스미다가와에서 어부 형제가 던져놓은 그물에 걸린 관음상을 모신 것이 계기가 되어서, 선주가 사당을 지어 관음보살상을 모셨고 이후 645년에 성자 쇼카이가 절을 지은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이 당시 공사중이기도 했고, 이미 절이나 신사는 많이 다녀온터라 그닥 새로운 맛은 없었지만 대형 화로의 연기를 쐬는 등 역시나 이 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복을 기원하는 의식을 하고 있었다.











 아사쿠사(浅草)가면 꼭 들러보고 와야 할 곳이 있었는데 고구마양갱과 고구마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만간도(滿願堂)'이다. 일단 처음부터 아빠와 김시진 감독님 선물로 고구마양갱을 생각하고 있었던터라 일단 하나 사서 먹어봤는데 양갱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먹어봤던 것이 제일 아래 쪽 사진에 있는 거였는데 저게 이제보니 고구마 아이스크림이었나보다. 맛은 고구마인데 감자를 껍질 채 먹는 듯한 느낌이 들어 먹으면서도 너무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아사쿠사(浅草)도 본래 더 돌아볼 곳이 있기는 했을텐데 완전히 무기력해져버린 다리때문에 이쯤에서 쉬어가야겠다 싶었다. 휴식 후 시모키타자와(下北沢)로 가는 도중 긴자선(銀座線) 종점이 시부야(渋谷)라 여기서 내려야 했고, 이 곳에서 지현이를 기다릴까 하다가 시모키타자와(下北沢)가서 만나도 되겠다 싶어 케이오 이노카시라선(京王井の頭線)을 탔다. 갈아탄 도중 지현이에게 전화가 왔으나 신주쿠(新宿)에서 만나는지 알았다고 했고, 피곤했는지 그냥 집으로 들어가겠다고 해서 나도 대충 시모키타자와(下北沢) 모습만 보고 집에 들어갔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날을 이렇게 보내고, 밤 중에 짐을 싸면서 이번 도쿄여행을 알차게 잘 다닌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이 마구 밀려왔다. 예상치 못하게 헤맨 일이 많아서 본래의 목적대로 다 보지 못했던 것 같고, 생각보다 꼼꼼히 잘 살피지도 못한 거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리뷰를 써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는 생각은 든다. ^^

 

 다음날 우리 선수들 전훈 모습을 구경하고 관광도 할 겸 해서 오전 9시 35분 비행기로 가고시마에 가야했었기 때문에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했다. 짐을 후딱 정리하고 나서 이른 시간에 잠들려고 노력했으나 잠이 잘 오지 않았다. 8일동안 도쿄에 있었더니 이미 적응이 되어버린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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