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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Column

2009시즌 히어로즈(상) - 아쉬움...

by ♥Elen_Mir 2014. 5. 26.

<파울볼, INNING 사이트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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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아버지이자 정신적인 지주 김시진 감독님과 함께 야심차게 출발한 2009시즌.  전 내심 현대 유니콘스의 재림을 바래보기도 했고, 그게 안되면 최소한 두산처럼 끈끈한 팀웍과 하고자하는 의지와 패기로 가을잔치라도 진출해봤으면 하는 바램으로 지켜봐왔지만 올해도 역시 우린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하고, 남의 잔치만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입니다.
하여 선수들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는 스킵하고, 냉정한 비판을 쏟아내려 하오니 마음 약한 히어로즈 팬들은 여기서 뒤로 버튼을 누르셔도 괜찮습니다..^.^


1. 김시진 감독님

솔직히 전 포스트 시즌 같은 단기전을 제외하고는 감독의 역할은 그다지 크다고 보지 않는 입장입니다. 항상 누누이 김시진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라는 것에 항상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이 정도로 정리해주시고, 다잡아주신 것에 대해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것만으로도 후하게 드리는 게 맞겠지만 저의 남다른 욕심 때문에 비판 모드 들어갑니다. ㅡ.ㅡ;;;

미숙한 경기운영이니 이런 말 할 필요도 없이 감독님께서 시즌 시작하기 전 분명 “유격수 빼고 모든 포지션은 무한경쟁 시키겠다” 라고 하셨고, KBO 운영위원으로 계시면서 김경문 감독의 야구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근데 왜 7월부터 그런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계속 나오는 선수들만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더군요.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리가 4강 경쟁에서 힘을 쏟아야 할 때 쏟지 못하게 된 가장 큰 패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가 없었다” 이건 변명입니다. 그럴수록 계속 경쟁시키고, 자극해야 싹이 보이는 선수들이 나오기 마련이고, 이미 5,6월 그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죠. 설사 그렇지 않다해도 결과는 똑같았다면 미래를 위해 이 방향이 훨씬 좋았을 겁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정말 팀을 장기적으로 바라보셨다면 이런 선택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정말 감독님 좋아하는 분이지만 이건 아쉽네요. 이번 포스트시즌 보면서 공부 많이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정민태 코치님

스타플레이어 출신 선수이긴 하지만 역시 선수시절과 지도자 시절은 다르다고 한 것이 딱 들어맞는 케이스겠죠. 뭐 사실 저도 별로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김시진 감독님도 고작 2년차(1년차 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감독님, 게다가 투수코치도 신인 투수코치... 많이 우려스러웠던 건 사실이었죠.

트레이드 파동과 함께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쉬어본 적 없이 꾸준히 투수진을 지탱해줬던 장원삼은 차지하고라도 자기관리 실패한 마일영, 구위로는 이제 버틸 수 없는 김수경,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간계투진...... 그 결과가 저 기록들입니다..허허허~~

하지만 가장 큰 실패는 히어로즈에도 마인드가 부족한 선수들이 있는데 그 선수들에게 냉정함을 심어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정민태 코치님은 선수들에게 형 같이 편한 존재이지 코치로서의 엄한 분은 아닌 거 같더군요. 한마디로 카리스마를 제대로 발휘하시지 못하는 거 같더군요. 그래서 아쉽지만 일단 내년에는 조규제 코치님이 올라오셔야 할 거 같고, 정민태 코치님은 다른 지도자가 어떻게 선수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연수를 통해 공부하셨으면 싶습니다.


3. 클리프 브룸바와 덕 클락

전반기에는 브룸바, 후반기에는 클락이 히어로즈 타선을 이끌어줬습니다. 전반기 5,6월의 폭주 모드의 그 중심에는 브룸바가 있었고, 클락은 7월부터 어려울 때 간간이 팀의 연패를 끊어주고, 8월에 다시 4강 진출의 희망을 보여주는 데 좋은 역할을 해줬습니다.
근데도 비판할 것이 있냐고요?! 암요~~~ ㅡ,.ㅡ


2004년의 브룸바는 일본 다녀온 이후의 브룸바와 확연히 틀렸습니다. 2004년에는 특별히 자신을 홈런타자로 생각하지 않았고, 클러치 히터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지요. ‘나는 홈런타자다’ 이게 아니고 ‘나는 클러치 히터다’ 이런 모습으로 가야 승산이 있었는데 자꾸만 본인이 욕심을 키우는 게 더 큰 문제인 거 같습니다. 2004년 타격왕 받을 때와 지금과 비교하면 거의 1할에 육박하게 떨어진 타율, 타점도 확연히 떨어져 있죠. 사사구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 삼진 개수도 눈여겨볼 대목이고요...

그리고 클락... 솔직히 아직 우리 선수라는 느낌이 들진 않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정을 쉽게 주지 못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도 있는 거 같긴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풍기질 하실 때마다 아주 답답해집니다. 물론 타격페이스 좋을 때는 이것도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었죠. 하지만 항상 타격페이스가 좋을 수만은 없으니까요. 정말 시즌 초중반에는 답답하리만치 찬스도 많이 날리셨죠?! -_-;; 그 당시 저의 머릿속에는 트레이드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트레이드 너가 하니? -_-)

20-20 까지 하면서 좋은 성적을 올린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연봉과 비교해봤을 때 2년차의 어느 정도 적응이 된 외국인 선수인데 팀에 있어서 어떠한 중요한 역할을 해줬는지 체감상 잘 느껴지지가 않네요... 게다가 초중반의 이 모습 때문에 일단 까임 명단에서 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마 클락은 칭찬 명단에도 함께 들어가있을 거 같긴 합니다.
이택근과 아주 비교되는 수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4. 마일영

도대체 자기 관리를 어떻게 했길래 주무기 변화구도 그저 그렇고, 속구도 그저 그렇고, 체중은 불어나고... 작년 그 ㄷㄷㄷ한 모드는 어디다 팔아치운 겁니까?
실제로 기사에도 김시진 감독님께서 마일영이 체력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푸념하셨죠. 방어율은 보기만 해도 처참한데 방어율에 비해 승리는 참 많이 가져갔네요. 아무리 타고투저의 시즌이었다고 해도 저런 방어율은 참 안쓰럽기 그지 없습니다... 게다가 이닝 당 거의 안타를 1.3개 맞았고, whip이 1.8에 육박하더군요...쩝..;;;

작년의 혹사모드에 대해서는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도 5월까지는 봐줄 수 있었지요. 그렇게 따지면 송신영 선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정말 올 시즌에 가장 실망했던 선수라고 꼽을 정도인데 내년에는 제발 다시 2008년의 모습으로 돌아가주길 기원합니다. 그러려면 살도 빼고, 기본적인 체력훈련을 절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겁니다.


5. 강귀태

전 솔직히 강귀태 선수는 그렇게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허준과 경쟁할 때의 강귀태는 정말 “강귀태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이 엿보였거든요.
하지만 7월부터 감독님께서 강귀태만 주구장창 기용하시면서 체력이 점점 떨어진 그는 투수를 편안하게 리드해주지도 못했고, 중요할 때 포구 실수를 종종 했습니다.

저도 볼배합은 환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명입니다. 포수 혼자서 다 볼배합을 하는것도 아니고, 투수들이 포수가 달라는 대로 전혀 주질 못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래도 그 포구 실수 때문에 투수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던 건 사실인 거 같고, 아무래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 싶습니다.

공격형 포수로서 타격에 기대했던 면도 적잖이 있긴 한데 그러려면 아무래도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해보이긴 하네요.. 쩝...;;;
작년까지의 강귀태는 저도 탐탁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올 시즌의 강귀태는 최소한 노력은 했구나 하는 점이 엿보여서 비판하고 싶지가 않더군요. ㅡ,.ㅡ
아무래도 강귀태 선수를 위해서는 포지션 변경을 해야 하는 걸까요. 제가 봐도 포수에 어울리는 그런 분은 아니라 보여지는데 올해 들어서야 포수의 매력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분한테 너무 가혹한 소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ㅠㅠㅠㅠ


6. 그리고 중간계투진...

별을 한 개를 줄까 두개를 줄까 상당히 고민했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엿보였다는 점에서 2개 올렸습니다. 김성현, 김영민, 배힘찬, 오재영, 조용준, 송신영, 신철인 등등 어찌나 그렇게 롤러코스터를 타시는지들 모르겠습니다. (기록을 다 찾아보려다가 귀찮아서 걍 말았어요..ㅋㅋ)
뭐 조용준은 재활 후 회복한지 얼마 안됐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다들 볼질 남발하다가 결국 한 방에 무너지고 하는 패턴을 너무나 쉽게 반복했죠.

물론 잘할 때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거의 손에 꼽을 정도. 어린 선수들은 이 경험이 앞으로도 좋은 용도로 쓰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배테랑이라고 칭하는 선수들의 정신 자세는 정말 실망스럽더군요. 김수경 선수 이외에는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가 없다고 기사에도 나왔다니 할 말 다했죠...ㅡ,.ㅡ
계속 그러실거면 전 과감히 이 분들에게 은퇴를 권해드리고 싶네요. 안그래도 눈에 불을 켜고 그 자리에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선수들 굉장히 많으니깐요...


# 정리....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에게 제가 너무 큰 걸 바랬나봅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었거든요. 최소한 질 때 지더라도 무기력한 플레이는 하지 말아야 그게 프로인데 4강이 완전히 물 건너가고 나서는 정말 야구하고 싶어하는 선수들 맞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목표의식이 있었던 어린 선수들, 백업 선수들은 열심히 했지만요....

제가 본의 아니게 조금은 날이 서게 비판한 선수도 있었지만 다 잘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올린 글이니 혹시나 선수와 관련된 분이 계시거나 해당 선수의 팬으로서 불편을 끼쳐드렸다면 죄송한 말씀 올립니다. (_ _)

이번 편은 조금은 냉정하게 비판모드로 진행했으니 (하) 편에서는 반대로 칭찬모드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근데 도대체 글을 제대로 쓰고 있는건지 횡설수설하네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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