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피어난 얼음 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그렇게 너는 또 한번 내게 온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를 피우리라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버리는 불꽃
빗물에 젖을까 두 눈을 감는다
어리고 작았던 나의 맘에
눈부시게 빛나던 추억 속에
그렇게 너를 또 한번 불러본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는
메말라가는 땅 위에
온몸이 타 들어가고
내 손끝에 남은
너의 향기 흩어져 날아가
멀어져 가는 너의 손을
붙잡지 못해 아프다
살아갈 만큼만
미워했던 만큼만
먼 훗날 너를 데려다 줄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
박효신이라는 가수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그 센세이셔널함은 여전히 내 기억에 생생한데 그도 벌써 데뷔 20주년이 훌쩍 넘었단다. "해줄 수 없는 일", "바보" 부터 시작해서 항상 그의 노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고, 콘서트 한번 가보지 못했어도 처음부터 최고의 가수 중 한 명이라고 자신있게 단언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데 여전히 그는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꼭 콘서트를 가보고 말리라......
"야생화" 라는 곡을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갑자기 오늘 이 곡의 노랫말이 나에게 많은 울림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 곡 자체가 그의 삶을 반영해주고 있다고도 하는데 이게 또 마냥 남의 이야기같지 않다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아마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스타는 아니어도 나에게도 나름 좋은 시절이 있었고, 종종 그 때를 회상하면서 살아오는데 현재의 아픔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져서 더 그럴지도...... 마음만 아픈 게 아니라 여기저기 신체적으로 아픈 부분도 생기다보니 살아가는 게 더 힘든 것 같다. 큰 병은 아닌데도 사소하게 아픈 부분들이 계속 생기고, 반복되고 하다보니 그냥 이대로 무너져내려서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하지만 또 용기는 없어서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도 못한다. 아마 정말 많이 편찮으신 분들은 이것도 복에 겨운 거라고 말씀하시겠지만 원래 내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니 말이다.
미르 떠나고 나서 확실히 많이 예민해진 부분도 있지 싶다. 조금만 어딘가 불편해져도 그 고통스러움이 크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아니 예전의 나조차도 그냥 '좀 안좋네' 이러고 넘어갔을텐데 미르를 돌보면서 생겼던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장애로 발전한 것 같다. 죽음이 두려운 건 아니다. 죽음 이후를 몰라 그게 두렵긴 하지만 가장 큰 건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거의 6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그 트라우마가 불쑥뿔쑥 튀어나오면서 마음의 병이 신체적인 병으로 여전히 옮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럴 때마다 나도 어찌할 바를 몰라 가끔은 그냥 한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일 밖에 할 수가 없다.
냉정하게 이 질병의 고통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시 직장 스트레스가 크다. 한 5개월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서 그게 조금씩 신체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었을텐데 최근 3개월 좀 넘게는 더 많은 압박감과 책임감, 업무량 때문에 잘 쉬지를 못해서 내 몸이 어딘가 더 이상해지고 있었을거다. 그 스트레스가 쌓여서 이번달부터 크게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는 듯 하고...... 그렇다고 직장에서 크게 티를 낼 수도 없는 것이 이 일과 관련된 동료는 이런 나를 보고 더 미안해할것이니 말이다. 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문제인건데......
세상에 돈이 다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먹고 살기는 해야 하니 모든 걸 다 관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진짜 어쩌면 이 세상을 떠나 티끌로 돌아가는 게 더 편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종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세가 없고, 죽음은 그냥 '무'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하면 진짜 이만큼 좋은 해결책이 있을까......
넓게 생각해보면, 이 고통도 약 먹으면서 지내다보면 점점 사라질 것이고, 난 또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다만, 문득문득 또 나빠질까봐 불안해할거고, 또 이 정신적, 신체적 고통이 반복될 것이고......
내 미래에 대해서 여러가지 고민들을 해오고 있지만 아직 딱히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이미 10년전부터도 고민해오고 있는데도 계속 제자리걸음이다. 20대 후반 때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던 게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전혀 늦지 않았던 때였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너무 나이에 대해서 예민하게 굴어서 그렇지, 지금도 별로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실은 힘들지만, 나의 정신적인 건강과 행복을 위해 다시 또 끊임없이 고민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또 예전 좋았던 기억들과 추억들을 곱씹게 되겠지만 살아있는 한, 이 고민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다시 행복하고 안락한 나의 인생이 펼쳐지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이 곡이 아마도 나의 플레이리스트 상단에 올라가게 될 것이다. 또 지치고 쓰러지고 싶을 때면 찾아듣게 되겠지.....!
'Elen's Diary > Diary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처럼 여유로운 2월의 어느 날... (2) | 2023.02.22 |
---|---|
[COVID-19] 자가격리 일기... (3) | 2021.12.04 |
[4.5 (4 years and a half of one year)] 미르가 떠난 후 내 삶들... (My life after Mir passed away...) (0) | 2020.07.27 |
Finally, it's Christmas day!!! (0) | 2019.12.25 |
이대로 살아야 하는가... (1) | 2019.10.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