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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Escape/마음의 양식

[도서리뷰] THE ROAD(로드)

by ♥Elen_Mir 2014. 6. 20.

[2008.07.11 작성]



로드(THE ROAD)

저자
코맥 매카시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8-06-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대재앙이 일어난 황폐한 지구에 살아남은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2007년 퓰리처상 수상작이자 베스트셀러......

 

  회사에서 동료 직원이 과정개발용으로 도서를 구입하면서 나에게도 이 책을 한권 선물해주었다. 물론 사준다고 해서 종류는 내가 고른 것이지만.....

  처음에 제목을 봤을 때는 무언가 의미심장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심 기대를 해보았었는데 말그대로 쭉 이어진 그 길이 주요 소재였다....ㅋㅋ

  물론 읽은 후의 이 작품에 대한 의미는 의미심장하다 못해 무겁기까지 했다. 그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았고, 생각하기도 싫은 그러한 내용이었으니...

 

  무수히 많은 영화나 도서 등등의 작품에서는 항상 해당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과정, 그리고 일어난 그 사건까지만 다루고, 극히 일부만 그 이후의 일어난 결과도 보여주기는 했으나 이 작품은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된 경위 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사건이었는지도 전혀 알려주지 않고, 그 후의 결과들만을 주제로 전개해 나가는 작품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끔찍해서 보고 싶지도 않은 그런 내용들이 지루하게 이어져있어 보면서도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내용을 간과할 수만은 없는 것이 정말 얼마 후의 미래에는 내가 이런 일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가까운 나의 자녀들 멀리는 나의 후손들이 겪어야 할 지도 모르니까.....

 

  모든 도시와 지역들이 철저하게 파괴되었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마치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일어나 완전히 폐허가 된 그런 곳을 아버지와 아들이 끝없이 남쪽으로 남쪽으로 걸어가며 벌어지는 일상과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오히려 그런 대재앙에서 살아남은 것이 더 큰 불행이라는 듯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살아남은 것에 대한 회의감보다는 세상의 희망이 될 거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버텨가는 눈물나도록 힘든 여정을 담고 있다.

 

  정말 몸서리치게 섬뜩하고 끔찍했던 장면 중의 하나는 인간이 인간을 식량으로 삼을 수 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과 그 추악함이 인간의 본성인가 하는 점이었다.  심지어 아기까지.... ㅜㅜ  아무리 상황 자체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나 싫었던 부분이다.

  물론 멀지 않은 어느 날... 내 자신이 정말 이러한 상황에 처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절대로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하고,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고, 또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믿는다. 소년도 아버지에게 그렇게 말한다. 우리는 절대로 사람을 먹지 않을거죠?  그럼.........

 

  이들에게는 카트에 담겨있는 얼마 안되는 식량, 그리고 배낭에 있는 담요와 약간의 옷, 자살을 대비한 총과 총알 2개가 전부였지만 서로 의지하여 살아갈 희망을 찾고, 살아남은 것 자체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깨닫고 있었기에 그래도 인간의 선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라 위안을 삼아본다. 그래서 이 작품이 좋은 작품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닐까도 싶고......

 

  꼭 이런 끔찍한 일만 일어나고 끔찍한 장면들만 보는 것은 아니었다. 며칠을 굶고 추위에 떨어도 가끔 운좋게 식량이나 옷가지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 그렇게 쫓기다가 식량과 따뜻한 불, 깨끗한 물이 충족되어 있는 벙커도 발견하고, 또 다시 바닷가에 있는 버려진 배에서도 적지 않은 생필품들을 발견한다.

  매일 먹고 마시는 음식과 물, 인간의 몸을 보호해주는 옷, 따뜻하게 해주는 이불 등등의 생필품들에 대한 소중함을 너무 간과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점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원래 지금 내 곁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 가장 소중한 법인데 너무나 안일한 생각에 젖어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고 말이다.

 

  남자와는 대조적으로 정말 내 자신처럼 일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여자가 남자의 꿈속에 나타나기도 하고 또는 전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는 식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한편으로는 그 여자처럼 됐으면 싶으면서도 굳건한 믿음으로 이 모든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역시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강인함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느끼기도 했다.

 

  남자는 소년이 회의감을 안고 힘들어할 때마다  "우리는 불을 옮기는 사람들이다. " 라며 몇 번씩이나 소년에게 사명을 부여한다.  항상 소년을 새 시대의 희망이라 여기며 끝까지 살리겠다는 일념 하에 자신도 소년을 위해 최대한으로 살아보려 애쓰고, 나중에 죽어가면서까지 소년에게 끝까지 이 말을 한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희망이 찾아왔고, 소년은 다른 희망들과 함께 또다른 희망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종결된다.

 

  정말 이 책을 읽을때마다 매번 하품을 해가며 지루해 했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이 세계에 동화되어 긴박감을 늦추지 않고, 뭔가 빛이 나오겠지 나올거야 하며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이 놀라웠다. 게다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읽어나갔던 것도 그렇고....

  사실 어찌보면 별볼일없는 결말일 수도 있지만 이 중독성 자체가 이 책의 매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원래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슬픔과 아픔, 고통, 불안 등의 부정적인 요소들이지만 가끔의 행복과 기쁨, 희망들의 긍정적인 요소들 때문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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