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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Escape/마음의 양식

[도서리뷰] 재미있는 신화읽기...

by ♥Elen_Mir 2014. 6. 25.

[2008.09.23 작성]



북유럽 신화

저자
안인희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07-02-0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는 보물, 모험, 예언, 종말이라는 북유...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책을 하나하나 읽어갈 때마다 나름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지만 반면 또 다음 작품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물론 자료실에 많은 도서들이 꽂혀 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선택임은 분명하다.  그런 와중에 전부터 조금은 생소한 북유럽신화에 대해 알고 싶었었고, 바로 눈에 띄는 바람에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반지의 제왕" 이란 도서와 영화가 이 선택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워낙에 매니아였고, 현재도 잊지 못하는 작품이니까...

  처음 반지의 제왕을 읽었을 때 그 이야기에 쓰였던 소재, 배경, 종족 등이 모두 톨킨의 머릿 속에서 나온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판타지 문학이긴 해도 영미 문학의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작품이라고 하였으니 어찌보면 그렇게 착각할 만도 했지만 점점 더 진도를 나가면서 이 이야기의 뿌리는 북유럽 신화임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요즘에 나오는 게임에도 이제 심심치않게 등장하는 소재가 북유럽 신화라고 하니^^

 

  시기상으로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알프스 이남 지중해 지역에서 일찍 생겨난 신화라지만 북유럽(게르만) 신화는 알프스 산맥 이북의 유럽지역에 옛날부터 퍼져있던 종교이며 신화라고 한다. 기독교가 북유럽게 전파되기 이전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덴마크 지역을 중심으로 아이슬란드, 독일, 브리튼 섬, 프랑스 등 광범위한 지역에 퍼졌고, 그 곳을 무대로 삼고 있다.

 

  북유럽 신화에서의 세상은 추위와 더위만 있고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의 자연 현상으로 시작되었다. 훗날 이 아무것도 없는 곳을 '기눙가가프(거대한 아가리)' 라 이르게 되었고, 기눙가가프를 중심으로 북쪽에 위치한 추위만 있는 곳는 '니플하임(안개의 세계)' , 남쪽에 위치안 더위만 있는 곳은 '무스펠하임(무스펠의 세계)' 라 불리게 되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기눙가가프 가운데쯤에서 남쪽의 불꽃과 북쪽의 서리가 만나게 되면서 서리가 녹아 물방울이 되고, 물방울은 뜨거운 열기의 힘으로 생명을 얻어 태초거인 이미르(Ymir)가 생겼다. 곧이어 서리 녹은 물방울에서 거대한 암소가 저절로 생겨나면서 태초암소 아우둠라(Audhumla) 가 출현하였다.  이미르는 아우둠라의 젖을 먹고 살았고, 아우둠라는 소금돌을 핥고 살았는데 그 소금돌에서 생겨난 남자가 신들의 조상으로 부리(Buri, 아버지) 라고 불렸다.

 

  부리는 혼자 뵈르라는 아들을 낳았고, 뵈르는 거인 여인 베스틀라와 짝을 이루어 오딘(Odin), 베(We), 빌리(Willi) 라는 세 아들을 얻었으며 먼 훗날이지만 이 중 오딘이 아제 신들의 아버지, 신들을 다스리는 최고신이 된다.

 

  그 사이 이미르는 젖을 먹고 열심히 잠을 자면서 땀을 많이 흘렸고, 왼편 겨드랑이에서 흐른 땀으로부터 남자와 여자가 나오고, 그의 발에서도 아들을 낳았다.  여기서 태초의 생명을 만들어낸 조건을 추적해보면 추위, 더위, 얼음, 열기, 소금기... 곧 물과 소금(바닷물)에 온도의 변화가 더해져 생명이 생겨난 것이니 현대 과학에서의 생명이 바다에서 생겨났다는 설명과 별로 다르지 않다.

 

  거인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뵈르의 아들들은 거인 이미르를 죽였고, 이 때 몸에서 엄청나게 많은 피가 흘러나와 그 피가 바다가 되면서 태초암소, 거인들도 모조리 빠져 죽게 되었다. 단 한명의 거인 베르겔미르(Bergelmir)와 그의 아내만이 배에 올라타 간신히 살아남았고, 이 신화에서 등장하는  많은 거인들의 조상이다.  바다와 산, 하늘과 땅과 돌, 땅 속에 묻힌 보석과 나무와 풀들도 모두 거인의 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바다의 파도와 험한 폭풍, 무서운 번개 비와 천둥, 사나운 바람, 지진과 화산 폭발도 태초 거인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자연의 4대원소(물, 불, 흙, 공기) 가 모두 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원료 상태의 자연을 나누고 갈라 질서를 부여한 존재가 바로 신들이고, 자연의 힘을 적절히 조절해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한다.

 

  노트(Nott, 밤) 라는 거인 여자와 그의 아들 다그(Dag, 낮) 는 오딘의 명령에 따라 제각기 마차를 타고 열 두 시간씩 번갈아 하늘을 달리게 되면서 낮과 밤이 생겼났고, 노트가 타는 서리갈기(흐림팍시) 라는 말은 입김으로 이슬을 뿌리며, 다그는 빛의 갈기(스킨팍시) 라는 말을 타고 다닌다.

 

  『 밤이 여성으로 어머니이고, 낮이 밤의 아들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음양 사상과 통하는 부분이 있어 흥미롭다............

   밤이 타고 다니는 말 이를 '서리 갈기' 에서 서리는 니플하임을 서술할 때 쓰이는 말로 밤은 니플하임과 관계가 있다. 낮이 타는 말은 '빛의 갈기' 인데, 빛은 무스펠하임의 불꽃과 관계가 있다. 우주의 두 원천인 추위와 더위가 대립하다 생명을 낳는 것처럼, 밤과 낮도 대립하는 어머니와 아들로 되어 있다. 곧 추위와 더위는 어둠과 빛의 원천이기도 하다.』

 

  북유럽 신들은 크게 바네(Die Wanen) 족과 아제(Die Asen) 족으로 나뉘는데 바네는 풍요와 농업의 신이고, 아제는 주로 전쟁과 관계있는 신들로 형성되어 있다. 결국 신들은 오랜 전쟁 후에 휴전을 하면서 아제에서는 회니 신, 미미르를 바네신들이 살고 있는 바나하임으로 보내고, 바네에서는 뇨르트와 그 아들 프라이, 딸 프라야를 아제 신들이 살고있는 아스가르트로 보냈다.  하지만 결국 바네 신들이 회니의 모습에 실망한 나머지 자신들은 가장 훌륭한 신들을 보냈는데 아제 신들은 그게 아닌지라 속였다고 생각했고, 지혜의 원천 거인 미미르(Mimir) 를 죽이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솔한 판단으로 인해 바네 신들은 스스로 이름도 존재도 사라지게 되었고, 결국 아제 신들만이 세상에 남게 되었다.

 

  최고의 신 오딘은 본래 지혜로운 신이지만 질서를 위협사는 거인들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더 큰 지혜를 얻길 원하였다. 그래서 9개의 세계에 닿아있는 이그드라실이라는 세계의 나무 뿌리가 닿아있는 3개의 세계 중 거인의 땅에 있는 요툰하임의 샘물(미미르 샘 :지혜의 샘) 에 가서 거인 미미르에게 한쪽 눈을 주는 대신 마음껏 그 샘물을 마실 수 있었다.

 

  굴바이크(황금 열망) 의 신은 만족할 줄 모르고 한없이 황금을 갈망하는 마음이 여신으로 변한 존재로 어느 곳을 가든 그곳에 그 열망을 뿌렸고, 프라야 여신을 가리킨다는 설도 있다. 프라야 여신은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으로 마법을 아제 신들에게 전수해 주기도 하였다. 오딘의 아내 프리크 여신은 결혼을 수호하지만 가끔 프라야 여신과 프리크 여신이 종종 뒤섞이기도 한다.

 

  인간의 삶을 괴롭히는 사나운 거인(자연)과 맞서 싸우는 천둥과 폭풍과 풍요의 신 토르(Thor, Donar)는 묠니르라는 무기를 들고 다니면서 그 힘과 더불어 많은 거인들을 죽여 인간의 삶에 도움을 주는 우직한 신이며, 그의 아내 지프는 금발 머리카락이 아름다운 여신으로 매일 거인과 싸우러 나가는 남편이 못마땅하여 로키라는 신과 바람을 피운다.

 

  불의신 로키(Loki) 는 몹시 변덕스럽고 이중적인 특성을 가졌고, 여러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며 지긴 여신이 그 아내이다. 꾀가 많고, 영리하며 내면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신이지만 경박스럽고, 너무 말을 잘하여 상황을 요리저리 피해가는 면이 있어 항상 말썽을 일으킨다. 그럼에도 그 말썽을 모두 해결하는 힘도 갖고 있으니 불의 특성대로 정말 양면의 힘을 모두 갖고 있는 신으로 나중에 '라크나뢰크로' 라는 신들의 최후를 불러들이면서 핵심 역할을 맡는데신들과 거인의 전쟁에서 거인들의 편에 서는 배신을 하는 파괴자이자 자신도 최후를 맞는 안나고니스트의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그 밖의 아스가르트의 수호신 하임달, 땅의 거인이자 여신 게르트, 어머니 여신이자 발더의 아내, 포르세티의 어머니 난나, 역시 난나의 남편이자 빛의 신, 순수함과 아름다움과 정의, 봄의 신으로 죽었다가 부활하는 발더, 땅과 풍요의 여신 네르투스,  운명의 여신들이며 탄생을 돕는 노르네 여신들, 바람과  바다, 불과 풍요의 신 뇨르트, 풍요와 운명과 탄생을 돕는 디제 여신들,  복수의 신 발리, 자연의 정령이자 처녀 전사인 발퀴레 여신들, 문학과 시의 여신  브라기, 지프 여신의 아들로 스케이트와 스키 타는 사람을 보호하는 울러, 풍요와 젊음을 상징하는 이둔, 하늘과 전쟁의 신이자 본래 최고신이었다가 오딘에게 그 자리를 내준 티르, 풍요와 식물, 추수와 안락, 바네 신들의 최고 신이며 스웨덴 광가의 조상신이자 프라야의 오빠 프라이, 죽은 자들의 여신  헬, 인간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가치에 따라 판단하는 눈먼 신 회두르 등이 있다.
 
  그리고 프라이가 타고 다니는 황금 수퇴지 굴보르스테, 오딘 신의 창으로 신의 상징물 중 하나인 궁니르, 지구르트의 칼 그람, 산악 거인의 딸인 페냐와 매냐가 돌리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마법의 맷돌, 언제나 목표물을 맞히고 던진 사람에게 돌아오는 토르의 망치 묠니르, 아스가르트에 있는 오딘의  궁전 발할, 프라야 여신의 목걸이 브리징가멘, 프라이 신의 배로 아제 신들이 모두 탈 수 있을 만큼 크지만 손수건처럼 접어서 호주머니에 보관할 수 있는  스키트블라트니르, 영원한 젊을 누릴 수 있다는 이둔의 황금사과,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에 등장하는 황금 반지이자 아흐레마다 아홉 개로 늘어나는  드라우프니르 등 신비한 보물 내지는 물건들도 존재하고 있다.
 
  나중에 잊지 않기 위해 신들의 이야기 내지 이름이나 명칭 위주로 기록해두었는데 이것 말고도 등장하는 거인들이나 인간 왕, 사건, 물건 등등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공간과 시간의 한계로 인해 여기까지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못지 않게 많은 이야기거리와 상징, 어마어마한 상상력이  집중되어 있어 재미있게 읽었었던 듯 하다.
  북유럽 신화는 에다 라고 불리는 문서에서 따온 이야기들인데 고대 아이슬란드 언어로 쓰여져 아무도 쓰지 않는 언어로 되어 있고, 중세의 아이슬란드는

얼마 안되는 인구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문학작품을 남겼으며 이곳저곳에 간접적인 표현법과 운율을 사용하였기에 우리나라 분만 아니라 세계를 통틀어도북유럽 신화에 대한 저서가 많이 없다고 한다. 이런 어려움이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는 덜 알려지게 한 면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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