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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Escape/Travel Essay

[Spring Training in Okinawa] Closing Travel of Okinawa

by ♥Elen_Mir 2014. 3. 10.

 

[Sunny's Stay - Beachside Condo Minium]

 

 

 

 

인생의 여정과 여행의 여정은 참 많이 닮아있다. 의식이란 부분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왜 내가 이 여정을 시작해야 하는가, 어느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하는가, 과연 그 방법이 맞는가 등등 둘 모두 시작부터 끝까지 쉼없이 연구하고 행동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낸다. 물론 사람마다 각기 다른 정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제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사람의 뇌리에 더 강하게 박히는 것은 무난함보다는 굴곡있는 스토리인데 그것이 바로 작게는 여행이고, 크게는 인생이다. 가끔 내 스스로를 생각해보면 쉬운 길보다는 어려운 길을 참 많이 가곤 했는데 마찬가지로 사실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이나 그 과정들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은 그 아이러니한 매력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올해 내 사전에 여행이란 건 없을 줄 알았다. 미르를 꾸준히 간호해야 하는 상황도 그렇고, 아직 내 인생의 꼬인 실타래를 풀고 있지 못해서 참 복잡한 상황들에 얽혀 고민만 거듭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상황이 이렇게 괜찮은 방향으로 흘러버렸다. 물론 여행 떠나기 바로 직전까지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이런 큰 선물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릴 뿐이다.

 

 

비치타워 오키나와나 베셀 호텔처럼 더 좋은 호텔에서 묶고 싶은 마음이야 가득했지만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는 했어도 현재 재정적으로 풍족한 상황이 아니어서 최대한 저렴한 곳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정말 시설이 떨어지는 모텔급들의 호텔을 해외에서까지 가고 싶지는 않았기때문에 여러가지 검색을 해봤고, 그 결과 이 곳을 알게 되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좋은 위치와 아름다운 경치가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사진처럼 건물이 3개정도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묶었던 곳은 제일 높은 콘도미니엄 건물이었다.

 

물론 조식은 없고, 일반 가정식 주택같은 콘도식의 호텔이었기에 본인이 모든 식사를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 귀차니즘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그닥 반가운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렇다해도 요즘같은 좋은 세상에서는 전자렌지만 있으면 식사가 그닥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나로서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내가 묶었던 룸의 모습. 큰 냉장고, 전기밥솥, 전자렌지, 싱크대, 세탁기 등등 필요한 건 모두 있다.]

 

 

 

 

[가장 매력적이었던 건 창가 너머로 보이는 해변이었고, 이 곳엔 테라스도 있었다.]

 

 

 

정말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아마 우리나라의 경우 한강을 끼고 사는 사람들이나 부산 해운대나 광안리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런 느낌일런지도 모르겠다. 모든 묵은 피로를 안고 집안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정화가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주위도 나가보지 않을 수 없었고, 외출하기 전에 숙소 주변을 탐색해봤다. 사진에는 없지만 도보 5분 거리에 편의점과 쇼핑몰이 있고, 그 쇼핑몰 안에는 마트도 있어서 여러가지 식료품을 구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주변에 허름해 보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음식점도 있고, 군데군데 화려한 대형 음식점, 렌터카, 빠징코 등등 없을 건 거의 없는 곳이다. 또한 58번 국도에 걸쳐있는 버스 정류장도 느린 걸음으로 7분, 빠른 걸음으로 5분이면 갈 수 있는데 조금 불편한 건 58번 국도에 횡단보도가 별로 없어서 가끔 무단횡단을 해야한다는 점이다.


 

 

 

 

 

 

 

 

[숙소 근처 모습]

 

 


해변가 쪽으로 나가면 바로 이렇게 농구 코트가 있고, 모래 사장이 쫙 펼쳐져 있다. 바로 아라하 비치와 아라하 공원이라 불리는 곳이다. 오키나와에는 이런 해변가가 엄청나게 많은데 여기서 아메리칸 빌리지와 선셋 비치까지 거리가 1.3km 정도밖에 안되어서 한 눈에 보인다.

 

 

 

 

 

 

 

 

 

 

[아라하 비치에서 본 주위 풍경]

 

 

 

난 이상하게 여행을 오면 음식을 제대로 챙겨먹는 편이 아니다. 아무래도 관광지 돌아보느라 시간이 여유롭지 않은 것도 있고, 하도 많이 걷다보니 그 피로에 지쳐 어딘가 맛집을 찾아가 먹는 것이 나에겐 너무 벅찬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았는데 그래도 저녁은 풍족하게 잘 먹고 다니긴 한 것 같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나갈 준비하기 바빠서 아침을 잘 챙겨먹지 못하곤 하는데 이 때는 아침마다 꼬박꼬박 한국에서 가지고 간 밥과 간단한 반찬들을 먹은 후 외출을 했고(약도 먹어야 했으니), 그것들이 신종 플루에서 빨리 벗어나는데 나름의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2일째 저녁에는 근처 마트에서 사온 스시와 무스 케익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따끈하게 데워 먹은 아침식사와 두번째날 저녁꺼리]

 

 

 

[귀국하는날은 아침을 챙겨먹지 못해 공항 국내선 쪽에서 간단히 해결. 소바와 오니기리]

 

 

 

오키나와 나하 공항도 국제선보다는 국내선이 훨씬 크고 쇼핑할 곳도 훨씬 더 많다. 사실 국제선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버스가 국내선까지만 운행한 후 다시 출발하는 형식으로 운영되는 것 같아 일단 국내선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국내선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국제선이 나온다는 점...

 

어쨌든 엔화 현금이 좀 남아서 국내선에서 뭔가 쇼핑을 하고 갈까 생각했으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니 또 귀찮아져서 그냥 국제선으로 이동했다. 건물과 건물이 이어져있는 것이 아니고, 따로 떨어져있어서 때마침 내린 비 때문에 우산을 꺼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국제선으로 이동했고, 너무 일찍 도착했는지 할 일이 없어 빈둥대다보니 야구 해설진들이 아시아나 항공으로 탑승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양상문 위원은 날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셨던지 몇 번 쳐다보시던데 나중에 만난 애희와 현정언니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어주지 않았으면 그냥 일본팬인가보다 하셨을지 모르겠다. 일본을 하도 많이 가서 그런건지 내 헤어 컬러가 자연산 밝은 갈색이라 그런지 일본인인지 알고 말 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는 하다.


 

 

 

 

[오키나와 나하 공항 국내선]

 

 

 

 

[오키나와 나하 공항 국제선 신청사]

 

 

 

드디어 Spring Training in Okinawa의 4박 5일 여정이 끝났다. 역시 어딘가를 여행하기는 4박 5일이란 기간이 너무 짧았고, 그닥 아쉽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다소 아쉽긴 했었던 듯 하다. 몸이 좋지 않아서 제대로 된 관광을 하지 못했다는게 지금와서도 참 후회되는 부분이고, 특히 취소된 한화와의 연습경기 관전과 나하 시내 관광을 전혀 할 수 없었다는 점이 여전히 아쉽다.

 

항상 여행지에 가면 내가 관광한 곳들의 기록을 남기길 좋아하는데 역시 이번에도 영수증과 지도, 관련 정보들을 파일링하며 기록으로 남겨본다. 대충 정산해보니 이번 여행에 1,150,000원 정도 들었는데 아마 가기 직전 쇼핑한 품목들을 제외하면 순수 여행 비용은 100만원 이내였었을 것이다. 진짜 여태까지 간 여행 중 기간에 비해 이렇게 저렴하게 간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듯 하다. 게다가 환전한 돈 중 결국 1,000엔은 쓰고 오지도 못했다.

 

 

 

 

 

 

 

[숙소 근처 마트와 공항에서 산 주전부리. 난 이 중에서 pocky가 제일 맛있다.]

 

 

 

 

 

 

 

 

 

 

 

 

 

 

 

[파일링한 자료들]

 

 

 

[마지막 비행길]

 

 

 

이렇게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고, 이제는 본의 아니게 휴양하며 재충전된 기운을 다시 쓸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물론 미르도 계속 잘 돌봐야 하고, 신앙 생활도 전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말이다.

 

솔직히 잘 쉬고 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집에 돌아온 후 일주일동안은 계속 피곤해서 힘들었다. 나만의 착각일진 몰라도 용모는 내 나이에 비해서는 동안이라 생각했지만 역시 몸은 나이를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참 슬픈 이야기지만 뭔가 대책을 강구할 시간이 다가온 것은 분명해보인다. 예전같으면 여행을 다녀와도 하루이틀 푹 쉬면 거의 모든 피로는 풀렸었는데 날이 갈수록 점점 피로를 회복하는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ㅡㅜ

 

어차피 당분간 내 사전에 해외 여행은 없을 것이다. 또한 오키나와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으로 끝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나 메이저리그 게임 관전, 미국 여행을 시작할 타이밍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괜찮지만 미르도 점점 나이를 먹고 있고, 언제 안좋아질지 알 수 없으니 아마 미르 살아있는 동안 당분간 해외 여행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 몇년 후에나 가겠지. 그래서 이번 여행은 아프긴 했어도 참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다.

 

피곤함은 제외하고, 이 좋은 기운을 앞으로 내가 만들어갈 인생에 쓰도록 노력하려 한다.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작년만큼 안좋을거란 생각은 안들고, 차츰차츰 좋은 기운이 내 인생에 드리울 것이란 느낌이 든다. 당연히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겠지만 그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한다면 결국엔 모두 잘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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