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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Diary/Diary Book

후유증....

by ♥Elen_Mir 2015. 7. 28.





그래도 집에 돌아온지 벌써 3일째인데 여전히 깨지 않는 현실 감각과 멍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서 이번엔 후유증이 꽤 오래가겠다 싶다. 

미르도 여전히 기운이 없어서 안타깝고, 마음이 놓이지 않아 슬픈 상태인데 내가 왜 그렇게 스스로를 방어하기만 했는지 아직도 후회가 많이 된다.

시차 적응이 좀 안되어서 그런지 어제 낮에 좀 많이 자서 새벽 3~4시부터는 그냥 잠에서 깨어났고, 자꾸만 후회가 밀려와서 꽤 우울해진데다 지금도 여전히 우울한 것 같다.


일을 조금씩 하긴 했지만 집중이 잘 안된다고나 할까... 

왜 마지막 메시지 남기고 왔을 때 내 연락처를 알려주고 오지 않았을까... 그 때는 정말 좋은 추억으로만 간직하려고 했었던 것 같다.

어차피 내년에는 미르 돌보느라 미국에 못 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했고, 만약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고 해도 사실 1년에 1번 들어가는 것조차도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잔인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본인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사람 상황이 어떤지 나처럼 가족 중에 누가 아플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렇게만 생각하려고 했는데 아직도 그 사람의 미소가 내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느낌은 진짜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 사람에 대해서 아는 건 상냥하고, 침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일 뿐 나머지는 아는 게 전혀 없는데 그 미소 하나만으로 반할 수가 있는거지...... 참 신기한 일이다.


사실 그 사람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고 해도 그 사람은 내 연락처에 대해서 알 수 있을 방법이 전혀 없을 것 같다. 거기 통해서 직접 예약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간거라 개인정보가 다 제공되지는 않는 것 같고, 체크인할 때 그 호텔에서 내가 작성한 부분은 전혀 없었으니 말이다. 다른 호텔들은 최소 주소, 연락처, 면허증이나 신분증 번호, 차량번호 정도는 썼어야 했으니까....


난 최소한 호텔 연락처나 주소를 알고 있으니 다시 한번 내가 연락해볼까 싶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다가도 또 다시 스멀스멀 자기 보호 본능이 꿈틀거리며 아마 그 사람은 최소 연인은 있을거라 생각하며 꾹꾹 눌러참고 있다. 사실 구글링을 통해 그 사람의 정보를 약간 알아낸 게 있기는 하지만 그 집착(?)이 무섭다고 생각할 것 같아 거기로는 절대 연락 못하겠고...... 진짜 구글은 무서운 존재다. 파고들어가면 뭔가 정보가 나오긴 하더라... -_-;;


진짜 나란 사람은 하나에 꽂히면 뭔가 파고들어가는 게 있기는 한가보다. 그게 다른 대상이든 사람이든지......

물론 그렇다고 해도 사생활은 항상 존중해주는 편이라 여태까지 누군갈 만나면서도 그런 것에 대해서는 트러블이 전혀 없었지만(아마 엄청 쿨하다고 생각했을지도;;;) 알게 모르게 다 파악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테니 무서울 수 있을 것 같다. 하긴 가끔 내 자신이 스스로 무서울 때가 있긴 하다. 그 끈질김과 열정이... 집착은 아닌데 열정은 꽤 있어서... 아직 안 늙었나... ㅋ



생년월일이 나온 건 아니지만 구글링을 통해 대략 유추해보니 나보다는 훨씬 어린 것 같긴 했다. 게다가 여태까지 꽤 성실하게 살아왔던 것 같고...

다른 것보다 성실하고 침착하다는 면을 봤을 때 더 마음에 들었는데 에휴;;; 내가 대체 그 때 왜 그랬던 거지...

만약 잘 풀려서 내년에 가게 된다고 해도 계속 일하고 있을까... 그 때는 과연 내가 용기를 낼 수가 있을라나...


그런 생각도 든다. 만약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면 오히려 내가 더 신비스럽게 떠나서 그 쪽도 괜찮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

물론 대충 내가 왜 연락처까지 알려주고 가지 않았는지는 메시지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었을거란 생각은 들지만 말이다.



그래도 바쁘게 지내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겠지... 그 때는 좋은 추억이었다고 여길 수 있을테고...

참 나에게도 이런 새드 무비같은 일이 생기다니 뭔가 더 진행되었으면 책으로 썼으면 좋을 뻔 했다... ㅋㅋㅋ

나중에 진짜 책 한번 써보고 싶긴 했는데......


그냥 흘러가는대로 놔둬야겠다. 억지로 잊으려한들 잘 되지도 않을 것이니 미르 잘 회복시키고 업무 열심히 해나가면서 내 시간을 충실히 지내다보면 조금씩 무뎌질 것이다. 그나마 뭔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지 않아서 더 다행인 것 같단 생각도 든다. 그렇게 헤어지고 왔으면 더 마음이 많이 안 좋았을테니......


왜 이렇게 이런 쪽으로는 후회할 일만 남겨두는지 모르겠다. 내 생각이 맞든 틀리든 일단 밀어붙여보고 아니면 말고 그런 식으로 했으면 되는 것을 뭐가 그렇게 무서운 것일까... 상처받는 게 무서운 거겠지만 어차피 그런 마음 다 놔두고 오면 되었을텐데 왜 이렇게 용기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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