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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Diary/Diary Book

시민의식 혹은 문화수준...

by ♥Elen_Mir 2014. 9. 25.





지금 내가 살고있는 인천시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다. 

그래도 야구라는 종목을 좋아해서 나름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데 정말 여러모로 실망이 큰 대회인 것 같아 안타깝고 화가 난다. 



2002 한일 월드컵,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 1라운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올해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나름 국제대회 관람 경험은 잔뼈가 굵다고 말할 수 있는데 시대에 역행하는 대회 운영이라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잠시 휴학하고, 여행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이라 큰 경험이 될까 싶어 자원봉사에 지원했고, 나름 4: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출입관리 자원봉사를 할 수 있었다. 이 때는 1년전부터 관련 교육을 많이 받았었다. 

생각보다 빡센 교육이었고, 솔직히 집에서 다니기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그렇게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별 무리없이 대회를 치룰 수 있었던 것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나의 첫 해외 여행의 타켓이었다. 솔직히 그 당시 좋아하는 선수가 선발된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국가대표 경기를 본다는 것에 설레여서 6개월 전부터 관련 카페도 가입하며 꽤 오래 전부터 준비했었다. 하지만 역시 중국도 문화수준이 낙제점인 곳이라 정말 아직도 암표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구기 종목을 경기 대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6개월 전인가 판매를 시작하였기에 암표상들이 이미 다 선점했었고, 참가국도 꽤 있었던터라 어떻게 미리 사기도 어정쩡했으며 대진 정해지고 나서 티켓을 구하는데 세방여행사는 이미 다 팔렸다고 하니 진짜 눈앞이 깜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암표를 샀다. 뭐 경찰은 있으나마나 암표상들은 딜하기 바빴고, 용인할 수 없는 금액을 불러서 첫 경기 미국전을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한두경기만 보고 오는 거였음 좀 비싸게라도 샀을텐데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원봉사자들은 친절하고 좋았지만 경기할 때 중국인들의 매너는 어처구니가 없었고, 길을 건널 때도 덜덜 떨면서 건너갔던 기억이... 그나마 국제대회라 치안만 괜찮았지, 대회 운영도 솔직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2009 WBC... 원래 미국으로 가고 싶었지만 회사를 다니는 입장이었고, 3월이라 1라운드 도쿄를 가는 것에만 만족해야 했다. 역시 선진국에서 국제대회 치루면 편하다고, 일본은 정말 여러면에서 문제점이 없었다. 티켓 판매처도 다양하고, 그것도 미리 WBC 홈페이지에 공지해줬으며 현지에 가서도 별 불편함없이 안전하게 잘 돌아다닐 수 있었다. 가식적이든 아니든 일본인들의 문화 수준은 꽤 높았고, 뭔가 도움을 요청할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경기장 내에서도 매너있는 모습을 보여준건 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을 터이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사실 베이징때의 안좋은 기억들이 많아서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도 정말 엉망이었던...;;;

마치 우리나라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을 보는 듯 했다고나 할까... 물론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매너가 괜찮은 편이었고, 어린 친구들은 정말 순수하고 착했는데 어른들을 보니 뭘 배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음식도 입에 안 맞고, 냄새도 장난 아니고..... 뭐 이런건 옳고 그름이 아닌 생활양식 차이라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정말 기본적인 것들부터가 안 맞으니 너무 힘들었다. 좋았던 건 역시 치안문제...

티켓도 뭐 베이징때보다 더했다는 사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양반이긴 하다. 물론 그렇다고 본 받을만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올해 열리고 있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아무래도 인천시가 국제대회를 열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점이 준비 부족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안상수 물러난지 몇 년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니...... 정말 안상수가 이뤄놓은 업적(?)은 말하기도 입아프다. 그래서 전임 시장은 아시안게임 개최 반납하려고 했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한 걸로 들었었는데 왜 안됐는지는 모르겠다. 패널티가 좀 세다고 했었던가... 그렇다고 해도 차라리 열리지 않았으면 그만큼 적자가 더 쌓이진 않을텐데 왜 그때 무르지 않았는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니 여러모로 엉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쉴드쳐줄 수 없는 것은 운영상의 문제다. 돈이 없는 것은 둘째고, 최소한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대회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건 가능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어째 그런 기본적인 것도 안되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진짜 인천시에는 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나?? 인천시민들 세금 걷어서 대체 뭐하고 있는지???



이 많은 국제대회를 다녀오면서 느낀 것은 인천 시민들 뿐만이 아니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문화 수준을 좀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뭐 G20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이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선진국은 경제 규모만 따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어느 지역이든 나가보면 쓰레기 함부로 여기저기 버리고(담배꽁초는 덤;;;), 좁은 도로는 몰라도 4차선 이상 되는 도로에서의 무단 횡단은 보행자, 운전자 모두 위험한 일인데도 자행되고 있으며, 지하철에서도 내릴 사람 먼저 내리고 타야지, 내리지도 않았는데 먼저 타고, 경기장에서 보면 애들이 뛰어 놀다가 다치지 않으면 상관 안하고 보는 부모들이나 경기 중에 공 달라고 조르는 팬들 등등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것이 없다.


잘 살면 뭐하나... 서로서로에게 피해만 주고 있는 것을.....


이게 다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존중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그 입장이었으면 하고 조금만 더 역지사지로 생각해본다면 해답은 쉽게 나올텐데 나 편한 대로만 행동하지 타인이 불편하거나 말거나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큰 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내에서 자신의 자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에 대한 배려없이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자유' 가 아니라 '방종' 이기 때문이다.


봉사활동 많이 하면서 사람들을 도와주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이게 바로 준법정신, 도덕심 혹은 문화의식으로 귀결된다. 물론 선진국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나쁜 방향으로 나가면 안된다. 



모르겠다. 외국나가서 살아본 적이 없는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도 웃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무엇이 도리이고, 무엇이 서로에게 좋은 것인지를 잘 깨닫고 있어서 그런지 이 나라가 너무 답답하다. 정말 난 돌연변이 한국인인가보다. 그래도 좋은 돌연변이 한국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서울 시민들은 전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다는 점... 이 점에서는 희망이 보이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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