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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Diary/Diary Book

미국에서의 마지막 날...

by ♥Elen_Mir 2016. 10. 9.






드디어 길고 길었던 여행의 끝자락에 와 있다. 역시 돌아가려니 뭔가 시원섭섭한 기분이 든다. 몸 상태가 그닥 좋지는 않아서 돌아가긴 해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것 같다. 


어쨌든 그냥 여름휴가로 갈지 알고 2월에 In 필라델피아 - out 피츠버그로 국제선을 끊어놔서 피츠버그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너무 늦은 비행기를 끊었는지 체크아웃하고 공항에 오니 6시간이나 남아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대박 큰 거 하나 사서 점심으로 먹고, 계속 이런저런 자료를 정리하다 이렇게 또 일기를 써본다. 이크, 이제 저녁 먹어야겠네!!!




포스트시즌 시작하기 전 이틀동안 포트워스와 댈러스 관광을 했는데 포트워스가 또 예상외로 너무 좋았다.



다른 도시들은 미국과 유럽의 분위기가 엿보인다면 포트워스는 그냥 전형적인 미국의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그게 굉장히 특별히 다가온다. 미국 서부의 옛날 모습을 재현한 포트워스 스톡야드는 규모는 좀 작고, 소의 변 냄새가 여기저기 좀 나긴 해도 뭔가 우리나라 민속촌처럼 이 곳만의 유니크한 분위기가 매우 좋았고, 주말에 오면 로데오 경기가 열려서 더 좋았을 것 같다. 일정상 주말에 갈 순 없었지만.......  뭐 그래도 소몰이 현장은 봤으니... ㅋ


그리고 선댄스 스퀘어라고 포트워스의 번화가도 밝고 아기자기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평일이라 근처 직장인들만 좀 돌아다니는 것 같았지만 굉장히 조용하면서도 평화롭고, 역시 스톡야드가 있는 도시답게 건물 자체도 너무너무 이쁜 것 같다. 


근처 워터 가든도 작지만 여러가지 형태의 분수가 있는 평화로운 느낌이고......


여기저기 더 가볼 곳도 있는 것 같지만 시간상 그리고 체력상 딱 이 정도만 돌아다녔고, 알링턴 신구장 지어지면 다음에 또 오게 될테니 그 때 나머지 못 가 본 장소도 가보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피츠버그, 워싱턴, 세인트루이스, 포트워스 이 네 곳이 너무너무 좋았고, 만약에 나에게 어디서 살지 결정권이 주어진다면 이 네 곳 중에 한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ㅎㅎㅎ  


진짜 기회가 생기면 좋겠는데...... ㅜㅜㅜㅜ



댈러스는 솔직히 역시 평가대로 관광하기 좋은 곳은 아니었다. 웨스트 앤드 지역에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장소와 뮤지엄, 딜리 플라자가 있어서 안 갈 수는 없었는데 노숙인들이 너무 많아서 낮에도 돌아다니가 좀 무서웠다고 할까... 그래서 이 지역 다닐 때는 카메라는 가방에 넣고, 폰으로만 찍었던 것 같다. 

게다가 다운타운 내에 번화가가 이 곳이라 안 갈 수도 없었던 것이 필요한 물품이나 먹을 것을 사야 했으니까..... 업타운 쪽을 한번 갔었어야 했는데 업타운 쪽까지 가긴 체력이나 시간이 안되긴 했던 것 같다.


다만, Art districts 라고 이 쪽은 예상 외로 괜찮았다. 주위 큰 회사들 건물도 나름대로의 특색을 자랑하고 있고, 이 곳에 뮤지엄, 공원, 공연장, 오래된 성당, 제일 오래된 교회 등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모여 있어서 확실히 노숙인들이 거의 안 보였다. 난 댈러스 아트 뮤지엄 말고 내셔 조각 센터를 들어가서 이 곳의 예술 작품들만 감상했는데 여기도 작은 정원이 함께 있어서 여러가지로 꽤 괜찮게 다가왔다. 그래서 여기선 카메라 꺼내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는!!!




이렇게 3박 4일을 댈러스에서 묵은 후(포트워스는 알링턴이 더 가깝지만 대중교통 이용하려면 댈러스가 훨씬 나음) 다시 알링턴으로 돌아왔다.



진짜 예전부터 바라던 MLB 포스트시즌 관람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라 너무너무 기쁘고 좋았는데 경기 결과가 안타깝기 그지 없다. 느낌이 별로 안 좋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안 좋을지는 상상조차 못했으니...... 


솔직히 콜 해멀스도 올해 너무 많이 던지긴 했다. 후반기라도 관리를 해줬어야 했는데 걸러준 적이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이 나고(부상으로 중반 정도에 한두번 쉰 적은 있는 것 같지만), 토론토는 우타자들이 많아 좌투수가 고전할 거란 느낌은 들었다. 뭐 디크먼도 제구가 안좋았다해도 쳐맞았으니... 중간에 나왔던 알렉스 클라우디오는 좌완이긴 해도 사이드암이라 괜찮았던 것 같고, 바넷은 우투수였으니... 확실히 플래툰 시스템을 쓸 수 밖에 없는 게 이런 것 같기는 하다.   


물론 어제 나온 달빗은 우투수긴 했지만 토미존 수술하고 복귀한 첫 해인만큼 아직 크게 기대할 정도는 아니라서 어느 정도 안 좋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확실히 슬라이더 제구가 너무 왔다갔다거리긴 한 것 같다. 물론 심판이 이틀 내내 이상하긴 했지만... -_-;;


타선은 더욱 심각하긴 했다. 솔직히 이 것도 정규 시즌 때 보였던 부분이 그대로 온 거라 그닥 놀랍지는 않지만 다들 타격감이 너무 죽어있어서 앞으로도 걱정이긴 하다. 그나마 어제 경기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나, 토론토 타자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듯 하여 광탈 가능성도 보인다. 


이놈의 팀... 진짜 계속 이러니 내가 너희를 놔줄 수가 없잖아.. 내가 놔주면 잘할라나... 놔줘볼까... ㅜㅜㅜㅜ

그래도 포스트시즌 빼면 직관 성적이 정규시즌 2승 2패라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말이지... 그것도 2012시즌 이후 아주 약하다는 오클랜드한테... 게다가 둘 다 워크오프 경기였고, 우리 노마가 홈런도 치고 그랬는데 왜 이러니... 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래도 이 기억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월드시리즈 직관의 꿈은 아직 남아있지만 일단 첫 스텝을 끊었다는 것이 중요하고, 이렇게 큰 경기 현장을 직접 경험해보고 여러가지의 분위기를 느껴봤다는 게 너무너무 기쁘고 기분이 좋다. 빚더미에 더 앉았을지라도 뭐 앞으로 벌어서 갚는다고 생각하면 이게 그렇게 큰 부분은 아니라고 믿는다.


게다가 정규 시즌 때는 홈팀 선수들 훈련을 못 봐서 그랬는지 경기 전 웜업 때 텍사스 선수들 거의 다 사인을 잘 안해주나보다 싶어 좀 울적했는데(이안 데스몬드는 잘해줌;;;) 이번 포스트시즌은 3시간 전에 입장할 수 있어서 봤더니 훈련 끝나고는 해줄 선수들은 해주는 것 같아 보였다. 이래서 어웨이 게임을 갔어야!!!


그래서 우리 노마한테 유니폼에 사인 받았다!!! 문제는 사인 못 받을지 알고, 네임팬 얇은 걸 가지고 가서 자세히 안 보면 잘 안 보인다는 거... ㅜㅜㅜㅜ

뭐 그래도 앞으로 어웨이 게임 갈거니까 다시 받으면 된다고 보고 일단 이 사인 지워지지 않도록 세탁을 잘해야겠다...!!!


경기 전에 부를 땐 안해주고 들어가서 얘도 안해주는 스타일인가 생각했었는데 이 때는 경기 준비하는 데 집중하느라 그랬나보다. 훈련 끝나고는 그렇게 많은 팬들 사인 요청을 다 응해주고 들어갔으니.. 사인회를 열 정도로... 진짜 자슥, 이뻐 죽겠다!!! 게다가 내가 큰 카메라를 들고 계속 본인을 찍고 있어서 그랬는지 뭔가 나의 존재는 알게 된 것 같은 느낌?? 의식도 좀 하는 것 같았고, 아무래도 동양인 팬 중엔 유니폼에 사인 받으러 온 팬은 내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노마, 기다려봐... 누나가 너도 특별히 달력 만들어서 보내줄께!!! ㅎㅎㅎ

달력 만들어 줄 사람 많네... 정호도 만들어줘야 되고 노마도 만들어줘야 되고, 웬지 추신수도 작게라도 하나 만들어줘야 싶은 생각이......

그냥 추신수 선수 응원하는 팬은 아니지만 뭔가 짠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인터넷 상에서 너무 불필요하게 비판을 많이 받는 것 같고, 그래도 지금 현재 우리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니까...




어쨌든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여러가지로 참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정말 여기서 살고 싶을 정도로.....


사람 사는 데 다 똑같다고 한국이나 여기나 비슷한 면도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 분위기라는 게 나랑 훨씬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자유분방한 미국인들과는 안 맞는 것 같긴 하지만 약간 보수성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과는 꽤 잘 맞을 것도 같고...... 보수성보다는 성격이 침착한 미국인이라고 말해야 하나... ㅋ


지금 이직을 빨리 마무리하고 내년에도 꼭 다시 와야겠다. 아니, 이직할 때 뭔가 외국계 쪽으로 알아볼까란 생각이 많이 든다. 이제 뭐 창원이 되었든 충남 지역이 되든 화성이 되든 어느 지역이든 안 가리니까 조금 낫겠지?! 



이제 슬슬 사진 정리 시작해야겠다. 빨리 사진 편집하고, 리뷰 쓰고, 블로그 정리하고 그래야 이직도 제대로 할 수 있을테니... 그 전에 가급적이면 내 업무 관련한 알바부터 먼저 할 것 같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달력 작업도 언능 시작해야겠고...


내년엔 정호한테 달력주러 WBC 가야할지도 모르겠다. 녀석이 그 때 달라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겨서.. ㅎㅎㅎ

솔직히 작년에 큰 부상을 당해서 안 나갔음 좋겠는데 뭐 본인이 그렇게 선택하고, 팀에서도 허락하면 나도 응원해 줘야겠지!!! 나도 어쩔 수 없는 이기적인 팬인 것 같지만 그래도 녀석이 그리 선택한다면 당연히 응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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