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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한국드라마 순위 (Ranking of my own show in Korea) - 2021.05.22 수정

by ♥Elen_Mir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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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활 (Resurrection 2005, KBS)





2005년 이 당시, 우리나라 드라마는 닳고 닳은 로맨스, 아니면 가족 드라마, 대하 혹은 역사 드라마(개인적으로 지루해서 별로 안좋아함) 정도밖에 없었고, 당시 미드에 심취하여 이런 한국 드라마가 너무 식상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거의 미드만 봤었는데 이런 내가 부활을 보고 나서 우리나라도 미드같은 스타일을 만들 수 있구나란 생각에 감개무량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16년 전에 나온 드라마라 다소 과장된 느낌도 있고, 촌스러운 스타일이나 화면도 가끔 보이기는 하나, 탄탄한 스토리, 출중한 연기력, 연출 등등 지금도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지금도 때가 되면 24부작의 이 긴 드라마를 정주행하고,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데 명작은 역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항상 얻곤 한다.




2. 시그널 (Signal 2016, tvN)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무전을 통해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타임 슬립 드라마.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명연기(이제훈 처음 몇 부작 연기는 좀 오버스러웠지만), 우리도 흔히 들어왔던 장기 미제 사건부터 시작해서 주인공들과 연관이 되는 사건들로 귀결되며 오픈 엔딩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시그널의 규칙은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바뀌지만 과거에 존재하는 이재한과 현재에 존재하는 박해영 둘의 기억은 그 이전 기억도 같이 가지고 있다. 타임 패러독스 차원에서 두 사람한테만 다중 현실이 적용되는 셈...




3. 괴물 (Beyond Evil 2021, JTBC)






변두리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며 인간 내면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정밀하게 잘 그려낸 작품. 절대적인 악으로 그려지는 괴물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내가 괴물이 될 수도 있고, 나에게는 내 옆의 가족이나 친구 등 누구나 괴물이 될 수도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인간의 믿음이란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드라마이다.

종영 후 이미 세 번이나 본 만큼(이 드라마는 볼 때마다 다른 느낌... 두번째는 이동식이 감내한 고통이 처절하게 다가왔고, 세번째는 가해자 가족으로서 한주원 고통이 더 처절하게 느껴진.. ㅠㅠ)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명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심리를 매우 잘 표현해주고 있고, 진행 속도가 빠르다 못해 과속일 정도로 반전에 반전이 계속 거듭되며,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 탄탄한 스토리 뭐 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다.

원래 추리를 꽤 잘하는 편인데 연쇄살인범 정체는 상상도 못했던 듯... 원래 의심이 많은 편이라 나머지 괴물들은 예측하긴 했지만......
그리고 자본주의의 괴물들은 내 주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아주 예리하게 짚어준 것 같아 더 마음에 든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 극본상, 최우수 남우주연상(신하균)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작품상 후보 중 "악의 꽃",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도 재미있게 봤는데 올해 최고의 작품은 내 생각도 괴물이 맞다고 본다. 다른 작품들도 많이 대기하고 있겠지만(심지어 보이스 시즌 4도) 이건 역대급이라 최소 올해는 없지 싶다.




4. 연인 (戀人 / My Dearest 2023, MBC)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중 하나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 에서 영감을 얻어 남북전쟁을 병자호란으로, 주인공 레드 버틀러는 이장현, 스칼렛 오하라는 유길채로 오마주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의 역사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은 상당히 다르게 그려진다.
병자호란 전후의 역사적인 기록을 토대로 인조, 소현세자, 세자빈, 김자점, 최명길, 소용 조씨, 장철, 누르하치, 용골대, 정명수 등 실존인물들도 다수 등장하고, 주인공 이장현도 당시 소현세자를 보필한 역관 장현이란 인물에 허구적인 요소를 입힌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도르곤의 후궁 중 효종의 양녀 의순공주(친부 금림군)가 있었다. 그녀의 시녀인 측복진이 도르곤의 눈에 들어 첩이 되면서 딸을 한 명 낳았는데 그 딸이 각화의 모티브가 된 것 같다. 실제 조선인 선비를 좋아했는데 결국 두 사람은 친구 사이가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어느 유튜브에서 본 내용)

예상대로 두 주인공이 너무 엇갈리는 순간이 많아 사실 계속 보기가 쉽지 않았고, 아직 못 본 회차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역사 고증을 너무 잘했다. 병자호란 때 왕실 뿐만이 아니라 일반 백성들의 척박한 환경,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고난과 귀환 이후로도 손가락질 받는 모습, 마찬가지로 볼모가 되어 끌려간 소현세자도 청나라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신문물을 배워 조선으로 돌아왔는데 인조(권력욕에 사로잡혀 청이 소현세자를 왕으로 추대할거란 생각으로)에게 환영받지 못했고, 더 나아가 독살되었다는 게 거의 정설이다. 세자빈 강씨도 같은 이유로 소용 조씨의 농간으로 인해 자진시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인공 및 주변 인물들이 그 속에 너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도 참 좋았고, 감정의 디테일, 색채, 연출, 연기, ost 모두 흠잡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가히 연인이 2023년 최고의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고 사극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에게도 굉장한 작품이었던 거 같다!




5. 비밀의 숲 (Stranger 2017, tvN)





권력형 범죄 사건을 다룬 드라마는 많이 있었지만 이 드라마는 누가 선하고 악한지 구별하는 게 모호할 정도로 각자의 아픔을 심도깊게 그려내면서도 정의 또한 외면하지 않는 작품이다. 살인은 당연히 정당화될 수 없는 강력 범죄이지만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가 없었고, 그만큼 세상은 너무 타락해서 이런 세상이 존재할 이유가 있을까란 생각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6. 보이스 (Voice 2017, OCN)





112 센터(골든타임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는 드라마. 강권주 센터장의 특이한 능력(소머즈 급으로 청력이 매우 좋은)으로 미세한 음성까지 잡아내고, 그걸 통해 분석해내는 수사 기법으로 많은 사건을 해결한다.

사실 시즌 2를 먼저 보고 나서 시즌 1을 역주행한 케이스인데 시즌 1에서 사이코패스 역을 맡은 김재욱, 시즌 2에서 권율, 시즌 3에서는 박병은이 엄청난 열연을 펼쳤고,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형사 역의 이진욱은 양 극단을 잘 오가면서도 다크한 분위기를 매우 잘 연기했다. 잔인한 장면은 많지만 그것만 잘 넘기면 꽤 재미있다.




7. 악의 꽃 (Flower of Evil 2020, tvN)





원래 멜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어바웃 타임이나, 러브 액츄얼리, 또 오해영!, 뷰티 인사이드 정도는 괜찮았던 듯) 이 작품은 로맨스와 스릴러가 결합되어있어 꽤 재미있었다.
14년동안 사랑한 남편이 연쇄살인범일 수도 있다는 전제로 만들어진 드라마. 연쇄살인범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본인도 그 피를 물려 받았다고 생각했고, 사고로 인하여 새로운 신분을 얻어 평범한 인간의 삶까지 배우며 연기한 남자와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여 그 마음으로 보듬어주며 살아온 여자가 어떤 사건으로 인해서 남편의 정체에 의심을 가지게 되면서 진실에 접근하는데 서로의 내면을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는 느낌이다.

두 주인공과 조연들 모두 연기도 괜찮았는데 특히 공중파 드라마에서 대중적인 역할만 해온 김지훈의 신들린 연기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8. 우아한 가 (Graceful Family 2019, MBN)





원래 재벌가 스토리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특히나 JTBC 제외한 종편 채널은 아예 삭제해서 보지도 않아서 드라맥스 채널을 통해 봤었는데 꽤 인상적인 드라마였다.

아마도 최고 권력층을 상대로 싸워서 승리하는 스토리라 그 통쾌함이 좋았던 것 같고, 인터넷이나 미디어 등의 정보를 치밀하게 이용하는 재벌그룹의 그 행태가 그냥 창작같지만은 않아서(청문회 보면서도 느꼈지만 실제 모 기업의 미래전략팀이 이런 일들을 하는 팀이었을거라) 현실성이 꽤 있었던데다 주인공이 재벌가의 자식이라 그 스타일대로 사건을 풀기는 했어도 뭔가 이곳에도 일반 국민들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막장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으나, 그 부분 제외하고 메시지 자체는 괜찮았던 듯....




9. 미생 (Misaeng 2014, tvN)





바둑에서 미생은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상태의 돌이지만 대국자가 어떤 용도로 사용하냐에 따라 완생으로 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드라마에서의 미생도 주인공이 완생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 바둑을 하다 실패하여 낙하산 계약직으로 대기업에 입사했고, 그 사실이 알려져 호되게 왕따를 당하기도 하지만 좋은 동기들과 동료들을 얻으면서 꽤 의미있는 시간들을 만들어나간다. 결국은 정규직 전환도 실패하였으나, 더 행복해지고, 더 나은 미래를 그려가는 모습에서 행복의 기준은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을 새삼 더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회사 생활도 이 드라마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면에서 더 와닿는 드라마였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렸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0. 왓쳐 (Watcher 2019, OCN)





경찰 감찰반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로, 각 주인공이 얽힌 과거 사건의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거대 권력의 정체가 밝혀진다. 하지만 그 거대 권력을 가진 사조직이 궤멸되지는 않아서 시즌 2가 나오리라고 보고 있는데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다.
선하지도 그렇다고 악하지도 않은 주인공들이 서로를 믿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만큼 심리적인 묘사가 압권이었고, 한석규, 김현주야 훌륭한 연기파 배우지만 서강준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처음 알았던 것 같다.




11.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365 : repeat the year, 2020, MBC)





누구나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누이 구루미의 장편 추리소설 '리피트'와 일본 드라마 '리피트-운명을 바꾸는 10개월' 이 원작인 리메이크작으로 이 드라마의 경우에는 '리셋'이라는 방법을 통해 딱 1년 전으로 돌아가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장 후회되는 사건의 과정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흘러가지는 않는 건 당연하고, 타임 패러독스 차원도 있지만 중간중간 여러가지 함정이 많이 존재한다.

MBC에서 보기 드물게 굉장히 좋은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가 나왔는데 차라리 넷플릭스 용으로 나왔다면 꽤 반응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전개 자체도 빠르고 반전이 많아서 중간에 유입되기 힘든 작품이고, 퀄리티도 괜찮은 편이라 공중파 작품이었다는 게 꽤 아쉬웠다. 솔직히 공중파 드라마 대부분이 나한테는 정말 별로라 잘못하면 나도 이 드라마 못 보고 넘어갈 뻔 했으니 말이다.



# 솔직히 최근에 만들어진 작품들이 연출이나 완성도 면에서는 더 좋아서(지금까진 단연 괴물이 최고이고) 상위권에 위치할 수 밖에 없는데 몇 몇 과거 작품들이 더 상위에 있는 이유는 트렌드나 기술, 아이디어, 연출 등등, 저 시대에 저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게 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만큼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현 시대가 한국 드라마 르네상스이긴 한 것 같다. 외국까지 이 감동을 전하려면 엄청난 번역이 필수인데 과연 가능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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