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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Diary/Diary Book

[4일째(4th day)] 상실감(Sense of loss)

by ♥Elen_Mir 2016. 2. 3.





이렇게 또 별다를바 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그나마 눈물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으나,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이 심리 상태를 보니 시간이 꽤 걸릴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눈물을 펑펑 쏟는 게 더 빨리 정신을 차릴 가능성이 높은데 마음 한 켠이 너무 쓰라리고 아프다. 아마 꽤 오랜시간동안 이 아픈 마음을 안고 살아가야겠지......

그래, 일반적인 이별도 아니고 이 세상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소중한 이를 잃은 것인데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최고의 위기인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오빠가 이걸 걱정해서 수시로 날 체크한 것 같은데 아직 내 꿈을 다 이루지 못해서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나보다. 야구장 투어를 이미 끝냈다면 삶에 대해 별 미련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이것만 이루면 그 때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으니까......


사실 중학교 때는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엄마가 그리운 것도 있었지만 질풍 노도의 시기기도 했고, 그 어린 나이에 그냥 사는 것 자체가 나에게 버겁게 느껴졌나보다. 매일매일 가위에 눌리고, 불면증에 시달리며 피곤한 상태로 학교와 집을 왔다갔다 거렸는데 그 때 나를 지탱해준 건 팝이었고, 매일매일 팝을 듣고 따라 부르며 그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었다. 물론 순간순간 엄청난 선택을 할 뻔한 적도 있었으니, 아마 그 때의 그 시기때문에 그나마 내가 이렇게 무사히 살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몇년 동안 우리 나라가 자살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이 나라 자체의 분위기가 심리적인 병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게 더 커서 그럴 것이다. 

아마 나도 지금 이 상황에서 꿈이 없었다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겠지..... 


사실 요즘도 수면 장애를 겪고 있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무엇이 문제인지 내가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긴 하지만 그냥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더 많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지금 일본에서는 전화나 길거리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아르바이트가 유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대화가 중요한 시대인 것 같다. 나도 지금 내 마음이 이렇지만 않았으면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었을텐데......




어쨌든 이렇게 조금씩조금씩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이 감정을 억누르는 게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회사로 또는 카페로 또는 친구 집으로 피신가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나아보인다. 회사에서 일에 파묻혀 지내면(요즘 일도 많고) 그나마 여러가지 생각을 멈출 수 있고, 카페에 가면 다른 사람들의 대화 소리때문에 분위기가 처지지 않는다. 친구를 만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매일 만날 수는 없으니......


이러다가 또 집에 가면 우울한 기분이 나를 휘감겠지만 이런 시간을 최소화하다보면 더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고작 4일째니까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겠지......!!!


그래도 여전히 우리 미르가 너무너무 보고 싶고, 그립다. 여전히 내 옆에 없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꿈에서라도 미르가 하늘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더 많이 나아질텐데......

그래도 미르야, 이건 누나가 이겨내야 할 몫이니까 마음 아파하지 말고 여긴 신경쓰지 말고 하늘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야 돼!!!

생각보다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인생이란 게 생각보다 길지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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