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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Diary/Diary Book

파란만장 초보운전 에피소드

by ♥Elen_Mir 2015. 6. 28.






최근 일은 많이 바쁘지 않아서 여러가지 여행 관련한 부분들을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가기 전까지 할 일도 많고, 아주 많이 바쁠 듯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압박감을 주는 부분이 바로 운전이다.


2007년 11월 정도에 운전 면허를 취득하였는데 솔직히 필수적인 자격증이라 따 놓은 것이지, 차를 구입해서 운전할 생각으로 취득한 건 아니었기에 8년 가까이 전혀 운전을 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수도권이 워낙 대중 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더욱이 우리 집은 전철역 도보 10분 거리) 운전에 대한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었지만 플로리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운전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기에 이번 기회에 장롱 면허에서 벗어나보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무서워... ㅜㅜㅜㅜㅜㅜㅜㅜ



여태까지 내가 도전했던 많은 것들 중에서 내가 제일 못하는 건 단연코 운전인 것 같다. 물론 도로 연수를 해주셨던 강사분도 그렇고, 잠깐 몇 시간 옆에서 코칭해 준 친오빠도 나에게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진 않았는데 그냥 내 스스로가 진짜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한국에서 운전하는 게 정말 어렵다고 모두들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긴 하다. 전에 외국인 친구도 차 렌트했다가 한국에서 운전하기 너무 어려워서 반납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그래도 앞으로 여기서도 운전을 조금씩 해나가려면 어떻게든 극복을 해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했던 일들 중에서는 이게 가장 오래 걸리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어제로 도로연수한 시간까지 합쳐서 20시간동안 운전 연습을 했다. 조금씩 하다보니 운전면허 딸 때 익혔던 감들도 돌아오는 게 있기는 했던 듯 하고(아직도 멀었지만), 전보다 두려움도 서서히 없어지고는 있다. 아마 30시간 정도 하면 그래도 느릿느릿하게(속도때문에 민폐 끼치겠지만) 덜 복잡한 도심 운전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당연히 차 많을 때는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가능하겠고... -_-;;;




도로 연수 끝나고 처음 카쉐어링으로 차를 빌린 후 오빠를 옆에 대동하고 약 3시간 정도 운전 연습을 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상습 정체 구간을 통과하고, 송도 신도시 쪽까지 가서 신나게 운전 연습을 하였는데 문제는 집에 다 와서 골목길에서 터진 것...... 평소에도 골목길이 가장 까다로울 것이라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까다로웠고, 자꾸 조수석 사이드 미러 보는 걸 깜빡깜빡한다.


그래서 집에서 도로로 빠져나가는 마지막 골목같은 좁은 편도 1차전(왕복 2차선) 도로에서 일이 터졌다. 워낙 주차 공간이 없다보니 보도와 도로를 걸쳐 차들이 쭉 주차되어 있었고, 그 곳을 빠져나가려는 도중 반대편에서 직진으로 들어오는 차량이 두 대 연달아 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오른쪽으로 약간 붙어서 가려고 했는데 그러다가 가장 튀어나와있던 큰 차량 운전석을 사이드미러 가운데 플라스틱 부분으로 좀 길게 긁은... ㅜㅜㅜㅜ

다행히 차주분께서 괜찮다고 하셔서 정말 운이 좋았고, 그 분께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었는데 다른 한편, 골목길 운전은 정말 못하겠다는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하다... -_-;;



그 다음주는 MLB 경기를 본 후 오전 일찍 혼자 나가서 약 1시간 30분동안 또 카쉐어링으로 차를 빌려 연습했다. 그냥 동네만 계속 빙빙 돌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도저히 무서워서 멀리는 못 나가겠는 것이지... 근데 실상 우리 동네가 운전하기 더 까다롭다. 오래된 공단 입구가 가까워서 도로도 좁고, 차도 여기저기 세워져 있으며, 공사도 해서 진짜 진땀 흘리며 운전했다. 다행히 이 날은 별로 문제는 없었지만 두려움이 전혀 가시지 않아 걱정이었다. 원래는 주차 연습을 더 많이 하려고 했던 날이었지만 빌린 시간이 애매해서 주차 연습할 곳이 없었고, 동네 대형마트는 오픈 전이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드디어 집에 있는 차를 모는 첫 날이었다. 저 큰 스포티지 R이라는 SUV...

오빠가 요즘 일이 바쁜지 토요일에 출근한다고 하고, 더욱이 오빠네 회사가 남동공단이라 송도와 엄청 가까워서 오빠 일하는 시간에 난 운전 연습을 하기로 한 것이다.


오빠 회사 앞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일단 오빠가 30분 정도 운전 연습하는 것을 봐줬는데 답답한 건 이해가지만 약간 핀잔을 들어서 더더욱이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크게 싸울 정도로 혼난 건 아니고, 핀잔 정도인데 이래서 차라리 혼자 모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미르도 주말까지 혼자 놔둘 수가 없어서 같이 데리고 나왔기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들었고...


오빠가 회사로 들어간 후 진짜 거짓말처럼 마음이 많이 편해지며 두려움도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송도에 다다르니 더 그랬고, 차도 별로 없어서 그랬던 것이지만...... 그렇게 신나게 운전 연습을 하다가 또 하나의 사건... ㅜㅜㅜㅜ

내가 신호를 좀 늦게 판단해서 급브레이크를 한번 밟았는데 그 때 조수석에 있던 미르가 앞으로 떨어졌던 것이다. 다행히 얼굴을 심하게 박거나 그런 건 아니었던 것 같고, 나름 요령있게 떨어진 것 같기는 했다. 그냥 차에 처음 탈 때부터 멀미를 하는지, 적응이 안되었던 것인지(차를 잘 안태워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 말고는 크게 다른 이상은 없었던 것이다. 


오빠가 무릎에 태우고 운전하지 말라고 해서(아마 초보여서 신경쓰다 사고날 수 있으니 그랬던 것 같지만) 조수석에 있게 한 것이었는데 이후에는 그냥 내 무릎에 앉히고 운전했다. 또 그런 경우가 생기면 내가 미르를 붙잡을 수 있으니까.... 다행히 이후에는 별 일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동물병원에 전화해서 이 일을 설명하니 심각한 건 아닌 것 같고, 월요일 정도까지 지켜보면서 아파한다거나 그러면 데리고 오라면서 뭔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면 진정제도 있고, 근육통 같은 거면 검사해본 후 약 먹으면 되니까 넘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셔서 그나마 약간 안도할 수 있었다. 아마 나와 비슷한 케이스가 좀 있긴 했는지 선생님도 크게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신.....


오늘 보니 평소와 다른 건 별로 없고, 기침을 좀 심하게 한다는 게 걱정이다. 그런데 이건 어제 그 경미한 사고보다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갔던 공원이 바다가 바로 앞에 펼쳐져 있던지라 찬바람을 많이 맞기도 했고, 더웠다가 다시 차 에어컨 바람도 쐬며 기온차가 있었으니 감기 기운인 것 같다. 내일 감기약 좀 세게 지어와야 할 듯.. ㅜㅜㅜㅜㅜㅜ


그리고 또 하나 실수했던 것이 오빠 회사 근처로 가서 퇴근을 기다리는 도중 시동을 걸어놓지 않은 상태에서 에어컨을 켜면 시동이 안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에어컨이 전기를 많이 써서 시동 안 걸린 상태에서 틀면 배터리가 방전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보험 회사에서 배터리 다시 충전시켜주고 좀 있다가 집으로 출발했는데 오빠한테 당연히 미안하다 사과했더니만 처음인데 당연히 모를 수 있다며 다음부터 안 그러면 된다고 해서 어찌나 고마웠는지......



진짜 나만 이러는 것이지, 다른 사람도 그러는 것인지 뭐 이렇게 운전하면서 많은 일들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이래서 내가 더 운전 못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것이고.......



그래도 어제 5시간 30분 정도 장시간 운전 연습을 했더니 전보다 두려운 건 많이 없어졌고, 저렇게 초보운전 문구 붙이고 다니니까 웬만한 다른 분들도 알아서 잘 피해주시고, 배려도 좀 해주셔서 그나마 편하게 운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송도에서 오빠 회사 가는 중간이 차량이 좀 많아져서(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엄청 긴장하면서 갔는데 다행히 별 일 없이 무사히 오빠 회사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속도를 많이 못 내서 차 한 대가 나한테 빵빵거린 것 같기는 하지만 솔직히 초보라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그런 소리 잘 안 들리기도 하고, 딱 그 한 대만 그랬지, 다른 차 운전하셨던 분들은 성격이 좋으셨던지 잘 참으셨던 듯 싶다... ㅎㅎㅎㅎㅎ


이렇게 30시간 정도 하고 가면 그래도 미국에서의 운전은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워낙 도로도 넓고, 평평하게 잘 닦여 있어서 가운데 달리는 건 별 문제 없을 듯 하고, 속도도 어차피 많이 안 내서 속도 제한 같은 부분도 별 문제는 없을 듯 하지만 과연 영어로 된 표지판이나 신호 체계를 잘 볼 수 있을지, 4 way stop인가 그런 교차로에서 누가 먼저 왔는가를 내가 파악할 수 있을런지가 좀 걱정이긴 하다. 가장 큰 문제는 비보호 좌회전일 듯 싶고.....


뭐 비보호 좌회전 못하면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조금 돈다고 생각하고, 유턴할 거니까... ㅋㅋㅋㅋㅋ



다음주는 주차 연습을 너무 못해서 주중에 한번 밤 10시 정도에 차를 빌려 동네 마트로 가서 주차 연습을 해봐야겠다. 주말에도 또 차 빌려서 기초적인 주행 연습 좀 하고... 이렇게 하다보면 30시간 연습은 하고 갈 수 있겠지.......!!!


그리고 계속 꾸준히 미국 도로교통법이나 표지판, 신호 등등을 더 정독하고 있어야겠다. 알고 가야 그나마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을테니까... 그나마 렌트를 많이는 안할 거긴 하지만 말이다!!!



운전 말고도 할 일이 산더미인데 이제 진짜 3주도 채 안 남은 것 같다. 앞으로는 엄청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거고, 미르도 같이 돌보려면 또 엄청난 과로에 시달리지 않을까 싶다. 비행기 타자마자 쓰러져 잘 수 있을 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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