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2 작성]
진영이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해댄지라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을까 싶었다. 반지의 제왕 이후 특별히 보고 싶다고 생각한 영화가 거의 없었고, 특히 판타지 영화는 더더욱 그 경향이 심하기도 했다. 해리포터는 그저 아이들 영화 같다가 그나마 요즘에는 점점 해리가 성장하면서 볼 만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꼭 극장가서 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적이 없었고, 원래 뱀파이어는 별로 안 좋아해서 트와일라잇은 그닥 끌리지 않았고......
사전 정보나 스포일러 없이 나선지라 "아바타" 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 그대로 정보통신 분야의 미래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전혀 다른 방향의 스토리로 진행되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 이후 오랜만에 대작을 가지고 나온 듯 하다.
주인공 제이크는 해병대를 전역하고, 과학자인 쌍둥이 형의 죽음으로 인해 대신 '판도라' 라는 행성으로 가서 '아바타 프로젝트' 를 수행하게 된다. 이미 지구의 에너지는 고갈되어 가고 있어 이 행성에서 자원을 채굴하다가 대기의 독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토착민인 '나비(Na'vi)의 유전인자와 인간의 유전인자를 결합한 아바타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일단 아바타 프로그램을 통해 판도라의 대기에 견뎌낼 수 있는 나비(Na'vi)의 외형에 인간 의식이 주입되면서 행성 곳곳에 자원 샘플을 채취해 그것을 바탕으로 연구를 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과정이 매트릭스와 유사한 점이 있는 듯 싶다. 매트릭스는 아바타와 달리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이 아닌 가상 공간이라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의 의식이 그 가상 공간의 몸에 자유롭게 들어가서 활동한다는 점은 비슷한 것 같다.
어쨌든 '아바타' 에 나오는 '나비' 의 외형은 우리에게 낯선 모습이지만 그들의 내면은 어쩌면 가장 순수하면서도 잔인한 인간 본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무시무시한 괴수(지구에서의 맹수와 비슷한 종류)들에게는 한없이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그들을 사살하게 되어도 생명의 존엄성을 잊지 않고, 자연의 조화를 무엇보다 우선시 여기며 같은 종족에 대한 의리 등등 현재 인류가 잃어버리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이 마음이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느낌이었다.
16세기 미국이 만들어질 때 신대륙으로 이주한 유럽인들이 그 대륙의 토착민이었던 인디언들을 내쫓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전쟁은 아직도 잔인했던 역사로 남아있을 텐데 아바타에서 벌어지는 전쟁 역시 이와 비슷한 행태를 보여준다. 함부로 자원을 착취해가려는 인간들과 토착민인 '나비' 의 전쟁......
또한 다이어호스, 그레이트 리오놉테릭스, 이크란, 태나토어 vs 전투기, 탱크 등의 대결도 팽팽하다.
주인공인 제이크와 그레이스 박사, 노엄, 트루디 등은 마지막 인간 본연의 양심을 보여주며 원주민들과 함께 전쟁에 맞서 판도라를 지키게 된다.
요즘 문화적인 트렌드는 자연 또는 고대로의 회귀인 듯 싶다. 얼마 전에 읽었던 로스트 심벌에서 언급되었던 노에틱 사이언스도 그랬고, 이 영화에서도 인간 본연의 최종적인 목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생명 하나하나의 고귀함이라는 가장 어려우면서도 단순한 해답을 내놓고 있다.
문명의 발전으로 우리들 모두 많은 부분에서 편한 삶을 살고 있기도 하고, 그에 따라 복잡하고 바쁜 점도 크겠지만 부디 이런 중요한 가치 기준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양심, 선한 마음은 어느 시대를 살든 무조건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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