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살아야 하는가...
이상하게 회사복이 없어서 그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또 다시 반복되려는지 이제 이렇게 살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회사에 들어온 이후 6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정시에 퇴근한 것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고, 왜 내가 서울과 여주를 왔다갔다거리며(게다가 서울 본사로 출근하는 날엔 인천 집에서 방배동까지 편도 1시간 30분 거리를 다니고 있고), 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억울하기만 하다.
여주 집이 빨리 빠지면 좋은데 아직 계약기간이 몇 개월 남아서 뭐라 독촉할 형편도 아니니 서울에 집을 구할 수 있는 형편도 안되고, 일은 원래보다 더 과중되어 여주에서 일하든 서울에서 일하든 야근은 피할 수 없다. 원래 내가 했던(내 커리어의 대부분) 일을 찾아가는 과정은 스타일이 달라 좀 고되긴 해도 그렇다 치는데 여주에서 하던 일을 다른 동료들에게 나눠주자니 괜히 내가 미안해져서 더 뭐라 하소연도 못하고 힘들다...
퇴사한 직원 충원 안하고 나와 몇몇 직원들에게 다 전가시키는 이 회사가 잘못인데 힘들어하는 직원
들은 나몰라라하고, 끝까지 외면하려는 이 처사는 계속 화가날 따름이다.
그렇게 일이 고되서 그런지 요즘 하지 않던 실수를 자꾸 해서 의기소침해지고 우울해지는데다 현기증도 다시 찾아오고 있으며 요즘들어 자꾸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느껴져서 혹여나 과로 상태인가싶어 저 테스트를 해봤더니 1번째는 32점, 2번째는 16점 모두 D이다. 확실히 내 인생일대 위기인 건 틀림없는 것 같다...
이렇게 살려고 여기를 들어온 건 아닌데 일단 참아야겠지... 1년이 되었을 때도 이러면 다시 이직을 고려해보던지, 일정기간 무급휴가라도 받던지 선택해야겠지?
잦은 야근때문에 학교도 휴학하고, 공부라곤 이렇게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끄적이는 영어 정도만 하고 있으니 이 치열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점점 기계가 내 일을 대체할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회사가 내 미래까지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계속해서 손해보면서 살고 싶지가 않다.
내가 여주까지 와서 살려고 한 이유가 조용하고 공기 좋은 곳에서 요양하며 업무 시간 외에 내 미래를 잘 준비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데 그들때문에 내 계획이 다 헝클어지고 있다. 병원비만 더 늘어나고......
뭐 이러다가 쓰러져서 강제휴가를 써야할 상황이 곧 올지도 모르겠다. 근데 왜 내가 이렇게 살아야하는 걸까...
아무리 남의 돈 버는 게 쉽지 않다고 할지라도 내 시간까지 왜 희생해야 하는 거지...
내일은 또 여주에서 서울로 출근해야 하고, 담주 수요일까지 인천에서 서울로 왔다갔다 해야 한다. 휴우... 한숨만 나오네...
본인들이 필요하면 여기 집 빠질때까지 기다려주던가, 서울 집이라도 하나 얻어주거나, 그도 안되면 여기 빠질때까지 보태주는 게 예의 아닌가... 왜 나만 이렇게 다 희생해야 하는 거지...
아, 답답하다. 좋은 회사에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아닌가보다. 이제 나도 직장인이 아닌 소호 창업으로 나의 길을 바꿀 타이밍이 된 건가... 그렇다면 무슨 일을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참, 나 자신도 답답하다.
돈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럴 땐 돈이 없는 게 속상하다. 좀 여유가 있었다면 다 때려치고, 내 미래를 위해 구체적으로 뭔가 공부하고 준비했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