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cape/미디어 즐겨찾기

오랜만에 탄핵 지지 집회 & 퇴마록 애니메이션 관람

♥Elen_Mir 2025. 2. 23. 00:25

<커뮤니티에 올린 글 : https://www.reddit.com/r/Mogong/comments/1ivkhdv/comment/me6aebx/?context=3>

 

 

 

1. 오랜만에 오늘 안국역 집회를 다녀왔습니다. 계속 토요일마다 병원 진료 일정도 있었고, 전에 글을 올렸다시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무기력증도 있어서 주말에 칩거하다시피 했는데 오늘은 조금 힘을 내보자 싶어서 억지로 몸을 움직였죠. 조국혁신당원이지만 내란저지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는 민주당이 주최하는 3시 30분 집회에 참가해서 광화문까지 행진한 후 돌아왔습니다.

 

사실 안국역~경복궁역 이 쪽 동네는 처음 가봐서 좀 낯선 느낌이었는데(광화문은 원래 처음은 아닌데 항상 가던 쪽은 아니라서 매우 낯설더라고요. 광화문역 세종문화회관까지만 가봐서;;;;) 여의도보다는 확실히 집회하기 꽤 넓기는 하더군요. 물론 저같은 경우는 집이 여의도에서 10분 거리라 여의도가 훨씬 더 편하지만요. 게다가 본가도 인천이라 여의도가 접근성이 훨씬 더 편해서 자주 가기도 했었고...

 

아무튼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이 얼마 안 남아서 웬만하면 다음주도 나가보려고 합니다. 근데 파면 결정되어도 내란 종식되려면 아직 멀어서 집회는 계속될 거 같기는 해요. 아직 밝혀진 게 빙산의 일각이고, 내란 기획, 외환 쪽은 거의 밝혀진 게 없으니까요. 게다가 현재 내란 선동 세력들의 자금 출처도 밝혀내려면 시간이 걸릴거고(전 MB, 일본까지도 올라가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검찰, 모피아, 관료들 개혁까지 가려면 아직도 갈 길은 멀게만 느껴지네요.

 

 

 

 

 

 

2. 집으로 돌아오는 중간, 마침 이수역을 지나치는지라(제가 하차하는 역에서 멀지도 않고) 메가박스를 들러 퇴마록을 즉흥적으로 봤습니다. 원래 애니메이션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퇴마록은 반지의 제왕과 함께 정말 제가 좋아하던 작품입니다. 중 2때 친척오빠에게 국내편 1권을 선물 받아서 단숨에 읽은 후에 전 시리즈를 나올 때마다 다 사고, 수 십 번 읽었죠. 이 정도로 읽은 건 퇴마록과 반지의 제왕이 유이합니다!

 

사실 퇴마록을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이걸 영화나 드라마로 제대로 구현해내려면 헐리웃 블록버스터급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그 정도로 안 쓰면 절대로 만족할만한 퀄리티가 안 나오거든요. 특히 저처럼 눈이 높은 사람들한테는 말이죠. 그래서 차라리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 더 낫겠다 싶은 생각은 들더라고요. 3D도 돈이 많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영화나 드라마만큼은 아니니까요.

 

수 십 번 읽었다고는 하나, 너무 오래 전에 봐서 사실 내용이 아주 세세하게 기억난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보니 거의 다 되살아나긴 하더라고요. 약간 각색된 부분도 있긴 했지만 뭐 크게 벗어나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스포를 피하려다보니 자세한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퇴마록을 시작한 그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첫 시작이라 개인적인 감상평은 괜찮았다고 말하고 싶네요. 물론 설명이 좀 부족한 부분은 있는데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퇴마록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처음의 그 감동도 잊혀지지 않지만 에피소드를 진행하면 할수록 그 이후가 훨씬 더 재미있고 더 깊어져서 재미로는 사실 처음이 제일 덜합니다. 아마 후속편이 계속 나온다면 후속편들이 훨씬 더 재미있을 거에요. 꼭 손익분기점 넘겨서 후속편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퇴마록을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소개하면(스포는 아닌) 원작은 국내편 3권, 세계편 4권, 혼세편 6권, 말세편 6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윤규 신부(원래는 의사였다가 사제가 되었으나, 파문당한 후 영적 능력으로 사람을 도움), 이현암(선천적으로 태극기공이라는 무공을 연마할 수 없으나, 도혜스님의 도움으로 무공을 전수받음), 장준후(해동밀교의 수제자로서 영적인 능력을 타고난 소년으로 호법 중 한 명인 장호법의 아들. 부적술이 주특기), 현승희(라가랴자의 화신이자 박 신부의 친구인 화가 현웅의 둘째딸로 고고학 전공. 독심술이 주특기이나 이 능력을 두려워해서 사람들을 피해다님)가 주인공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면서 지금도 기억나는 게 박 신부가 항상 힘의 균형에 대해서 말합니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의 힘이 강해지면 선의 힘도 그에 대항할 수 있게 되고, 선의 힘이 강해지면 악의 힘도 결국 강해지게 된다는 그런 뉘앙스의 말이었는데 박 신부는 자신이 가진 힘을 극도로 아끼면서(방어에만 치중하는 식으로) 악에 대항하거든요. 그 모습이 매우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일견 수긍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자신이 가진 힘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여지더군요. 현암도 처음에는 이해 못했지만 점점 그 뜻을 이해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인도 철학 중에서 지금도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는 게 '카르마'와 '다르마'인데 전 이걸 퇴마록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아마 혼세편인가, 말세편이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카르마'는 정해진 운명, 숙명 이라면 '다르마'는 내가 바꿀 수 있는 문명 이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가령 나중에 내가 80세에 죽을 운명(카르마)이라고 했을 때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내가 만들어나가는 과정(다르마)은 각기 다르겠지요.

 

언제부턴가 서양에서도 'karma' 라는 용어를 많이 쓰더군요. 미드에서도 꽤 본 거 같고요. 물론 제가 아는 의미로 말이죠. 여기 레딧에서도 'karma' 란 게 있죠? ㅎㅎㅎ 가끔 신기합니다. 동양 쪽에서 쓰는 단어를 서양 친구들이 쓸 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