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이들 - 8인 : 최후의 결사단
[2010.01.30 작성]
아바타에 이어 이 영화 역시 사전 정보 없이 나의 소중한 이들과 함께 무작정 찾았던 작품.
아무래도 나오는 배우들이 워낙에 유명한 분들이시라 그들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보기로 했었는데 엔딩 크레딧이 나오는 동안에도 계속하여 가슴이 먹먹해서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눈물이 많아 눈물을 삼키느라 혼났지만 정작 가슴으로 흘리는 눈물은 참지 못했다. 영화가 끝나고 지인들에게 한 첫 마디도 "마음이 아파." 이거였으니.....
어떤 이들은 잔인하다고 말하고, 어떤 이들은 지루하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난 머리와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도 그들처럼 아무 생각없이 봤으면 좋았을텐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이나 진정할 수 없었다.
영화의 배경은 1906년 홍콩. 중국의 위대한 지도자로 칭송받던 쑨원이 홍콩으로 들어오는 단 몇 시간동안 그를 지키기 위해 청나라에서 보낸 암살단을 막아내는 8인의 결사단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본 결과 이 영화의 토대가 되었던 역사가 우리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에 그런 잣대를 들이대기는 좀 힘들 거 같다. 역사적인 사실도 있지만 분명 픽션 부분도 있기 때문에...
어쨌든 중국의 봉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쑨원은 홍콩에서 혁명가들과 모임을 가지기로 했지만 청나라에서는 암암리에 많은 암살단을 파견하였고, 홍콩을 지배하고 있던 영국 정부는 이들의 나라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다.
누가 적인지도 모를 상황에서 이 영웅을 지키기 위한 8인의 결사단은 정말로 평범한 이들. 소림사에 있다가 홍콩에 내려와 시장에서 두부를 파는 남자, 청의 자객에 의해 극장단원인 아버지를 잃은 소녀, 인력거를 끄는 남자(사정봉), 혁명자금을 대는 홍콩의 대부호(왕학기), 그리고 그의 아들, 과거 불륜을 저지른 후 마약에 찌들어 살던 남자(여명), 도박에 빠져있던 남자(견자단), 소심하지만 모든 작전을 진두지휘했던 남자(양가휘) 등등 그 구성원은 지극히 평범했다.
그들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참여했던 이도 있었지만 자신이 믿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이들의 활약과 죽음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 사람들이 믿는 것이니까 좋은 것일 거라고 어떻게 그렇게 간단히 자신의 목숨까지 맡길 수 있었는지 그들의 정성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후계자이자 어린 아들이 쑨원의 대역을 맡게 되면서 마지막 죽음에 이르렀을 때 아들의 시신을 붙잡고 통곡하는 대부호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실제로도 이들의 혁명 안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가슴 아픈 죽음들이 많았을 것이다. 설사 우리의 정서와는 무관하거나 우리와 반대되는 정서라고 하더라도 혁명 또는 전쟁의 희생자들을 동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들도 그들만의 믿는 바가 있을 것이고, 아마 우리도 그 입장이었으면 그랬을 테니까...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독립 운동이 있었고, 그분들의 피와 땀과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각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말이다.
1900년대 초기는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이 있었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시대 가치관의 흐름도 갑자기 많은 변화를 있었던 시대였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냐 받아들이지 못하냐의 차이가 전쟁과 갈등을 일으켰고, 현재도 크고 작은 갈등은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니까...... 어쨌든 다시는 이런 최악의 방법으로 해결되는 시대는 오지 않았으면 한다. 이것이 이 영화를 통해 느낀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