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cape/마음의 양식

[도서리뷰] 아크엔젤 : 스탈린의 비밀노트

♥Elen_Mir 2014. 6. 20. 17:40

[2008.06.12 작성]



아크엔젤: 스탈린의 비밀노트

저자
로버트 해리스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01-0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스탈린 사후 45년, 오늘날의 러시아 역사를 송두리째 뒤집을 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Stalin, Iosif Vissarionovich)... 워낙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이라 그냥 스탈린으로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 사람 풀네임은 이 책에서 처음 접하였다. 간단한 이름 체계를 가진 우리 나라에 비해 역시 유럽쪽은 왜 이리 이름이 복잡한지....후훗~~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너무나 방대하고 두꺼운 스케일에 처음엔 약간 꺼려지긴 했으나 뭐 다른 소설 2~3권 합친 것 정도일테니 모험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전에 로버트 해리스가 쓴 '폼페이' 도 두껍긴 했지만 재미있게 읽었으므로 순전히 작가를 믿었다고나 할까.... 처음에는 역시나 구구절절 설명해주는 부분이 조금 지루하다고 느꼈으나 점점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독특한 구성에 끌렸고, 더더군다나 소재 자체가 흥미를 불러일으켰기에 진도빼기가 좋았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스탈린을 아주 잘 알고, 그의 광기에 의한 정치와 사상을 평생 연구해온 사학자 플루크 켈소.... 

  라프렌티 파블로비치 베리아(Lavrentiy Pavlovich Beria) 의 경호원이었던 파푸 라파바의 증언을 녹취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라파바의 증언은 다름아닌 스탈린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고, 결국엔 스탈린의 생존 당시에 지니고 다니며 중요하게 여겼던 비밀노트가 있음을 알게되면서 그 비밀노트를 찾아 떠나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사실 그 노트의 실체를 알게되는 과정이 너무 늘어지는 느낌이라 지루한 감이 있었으나 다 읽고난 후 생각해보면 스토리상 꼭 필요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역사적인 인물을 토대로 지어낸 허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아직도 러시아 인구의 3분의 1은 스탈린같은 독재자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구절을 보고 솔직히 난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하기사 현재 러시아의 상황이 많이 좋지 않음은 알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인권까지 무시한 독재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인데... 우리 나라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보면 경제력이 호전되면 다 용서되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갖게 된다.

 

  어쨌든 워낙에 많은 적을 두고 있었던지라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자신의 방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고, 싫증을 잘 냈던 탓에 자신의 방도 여러개였으며 개 짖는 소리를 담고 있던 레코드를 틀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까지 춤을 추게 만들면서 그에 따르지 않을 경우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자세히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숙청해버리는(심지어 자신의 아내와 그의 가족까지....) 악의 화신이자 독재자...

 

  켈소 박사가 학술 발표에서 이야기한 부분...

  "20세기 역사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히틀러가 아니라 바로 스탈린입니다.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단지 스탈린이 히틀러보다 많은 사람을 죽였기 때문이 아닙니다. 물론 사실이죠. 그리고 또 스탈린이 히틀러보다 더 미쳐서도 아닙니다. 예, 더 미친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그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히틀러와 달리 스탈린은 아직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탈린은 히틀러와 달리 1회용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튀어나올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 나라도 이러한 독재자가 있었고, 어쩌면 정말 이러한 독재자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재의 러시아처럼 어떠한 국가나 조직이든 어긋나게되면 다시 이런 위험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생각보다 많다고 여겨진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기에 이렇게까진 못한다고 여겨질지 모르겠으나 다른 형태로 국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수도 있고, 사지로 내몰지도 모른다.

 

  여기서 '아크엔젤' 이란 제목의 의미는 스탈린이 죽어서까지 음모(?)를 꾸미기 위한 가장 큰 단서가 숨겨져있는 러시아의 항구 도시를 뜻하는데 역시 이 책에서 나타내고자하는 스탈린에 대해 가장 잘 대변해주고 있는 적절한 제목이였다.

 

  과연 스탈린의 이 시대와 현재의 러시아, 그리고 우리나라... 너무나 다를 수도 있지만 왜 자꾸 연관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까...

  우리나라의 현 정권에 대한 암울한 그림자가 스탈린의 광기어린 정치와 그저 다르다고만 여겨질 수 있을까...

 

  대선 때 어르신들이 현 정권을 선택하며 모로 가든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말씀들이 많았었는데 현 정권은 정말 '모로 가든' 에 굉장히 충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야 나와봐야 아는 것이지만 과연 FTA에서 -10을 하고, 다른 협상에서 13을 얻어 3을 얻는다는 그 논리가 그대로 통할까...

  -10에서 더해져 -5가 더 보태지게 흐를지도 모르는데...... 과연 상대 협상국이 다음 협상 때는 양보해 줄거라는 근거없는 믿음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과연 그렇게 믿을만한 존재일까?!

 

  이성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광기의 정치이자 독재자 스탈린....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며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 하에 보수의 부활을 이루려는 현 MB 정권(그래 난 보수도 진보도 아니지만 그래도 진보에 가깝다..ㅡ,.ㅡ)

  아크엔젤과 우리나라의 현 상황이 놀랄만큼 닮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이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