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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Baseball/Baseball S. Tour

[해외야구장 리포트 - 일본편(1)]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코시엔구장(阪神甲子園球場)

by ♥Elen_Mir 2014. 5. 28.

I have a dream a fantasy... To help me through reality... (난 환상적인 꿈이 있어요, 현실적으로 내게 도움이 되는 것...)

And my destination makes it worth the while

pushing through the darkness still another mile... (또한 나의 목표는 어둠을 뚫고 나갈 수 있을 만큼 매우 가치있게 만들어줘요.)

 

I believe in angels... something good in everything I see... (난 천사를 믿어요,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선한 것이죠.)

I believe in angels... When I know the time is right for me... (난 천사를 믿어요, 그 시간이 나에게 적절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나는 강을 건널 거에요. 난 꿈이 있어요.)

 

 

삶의 무게가 내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내 인생에 뭔가 의미있는 것을 부여해보고 싶어졌다. 

실현 가능한 것 같으면서도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혹은 어쩌면 어이없는 것 같으면서도 멋진 나만의 꿈......

바로 '한국-일본-미국 야구장 투어' 의 꿈이다. 이미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신 분도 계시고...

어떤 미국인의 경우에는 자전거로 메이저리그 야구장 투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엄청난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내가 죽기 전까지 꼭 이루고 싶은 유일한 꿈이 바로 이것이다.

 

이 꿈에 유일하게 방해가 되는 것이 결혼일 것인데 어차피 죽고 못 사는 경우 아니면 할 생각도 없을 뿐더러 지금 와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기는 건 확률상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고 보기 때문에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을 듯 하다.

 

2군 or Minor league 구장까지는 부차적인 문제인 거 같아 이건 제쳐두고, 상위 리그의 야구장만 여행지에 넣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8개 구단 홈구장은 물론 제2구장까지 모두 다녀왔기 때문에 이젠 일본과 미국만 돌아보면 될 듯 싶다. 그래서 올해부터 일본 야구장 투어를 시작하게 된 것인데 일본도 Tokyo dome은 다녀왔기 때문에 이곳을 제외하고 시작하면 될 듯 하다......

 

 

 

 

6월 5일은 본격적인 야구장 투어... 가기 전에 한국에서 괜찮다고 입소문이 난 호텔이 묶고 있는데 기념샷을 남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호텔 일쿠오레 남바(ホテルイルクオレなんば) 라고 가장 좋은 점이 객실 키카드가 없으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없게끔 되어 있는 점이다. 여자 혼자 여행을 다닐 때 아무래도 보안이 가장 중요한 법인데 안전하게 머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대신 가격이 좀 센 게 흠이고, 전망이 딱히 좋지는 않았지만 일단 일본의 여타 호텔처럼 깔끔한 건 기본이고, 싱글룸인데도 생각보다 작지도 않았다. 탁자가 크게 나 있어서 이런저런 물건들을 놓거나 보관하기도 편했고, 옷장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공간 활용을 참 잘해놓은 듯 하다.

 

 

 

<호텔 외부 전망...>

 

 

 

<선반과 침대...>

 

 

 

<공간 활용이 돋보이는 옷장...>

 

 

 

그리고 에코 플랜이라고 해서 3일이상 연박하는 손님 중 청소를 하지 않으면 조식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상품이 있었다. 어차피 중간중간 내 숙소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는 것도 싫어하고, 조식도 공짜로 먹을 수 있다니 나에게는 금상첨화였다. 조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은 1층이 위치해있으며 내부도 굉장히 깔끔하다. 그리고 이렇게 음식 종류가 많이 나오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던 듯...... 역시 비싼 값을 하는 건가, 아.. 작년에 가고시마 갔을 때 선수들이 먹는 부페도 비슷했구나... ㅋㅋㅋ

 

 

 

 

<호텔 1층 레스토랑...>

 

 

 

 

 

<내가 먹을만큼만 담았는데 아마 다 한번씩 먹었어도 다 못 먹을 듯... 빵 종류도 다양함>

 

 

 

든든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2번째 날의 여정을 시작했다. 이 날 간 곳은 일본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이자 일본 야구의 역사와 전통, 자랑거리인 고교야구대회 코시엔 대회가 열리는 코시엔구장(阪神甲子園球場, Hanshin Koshien Stadium) 이다. 사실 애초에 염두해 두었던 곳은 오릭스 버팔로스의 홈구장인 오사카 쿄세라 돔(京セラドーム大阪, Kyocera Dome Osaka) 구장이었으나 이 날은 이곳에서 경기가 없고, 코시엔 구장에서 치뤘기에 어쩔 수 없었다.

뭐 사실 박찬호나 이승엽을 보러간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두 분이 오릭스에 계신...... 이 날 이승엽만 볼 수 있었지만 말이다.

 

숙소 근처에 바로 난바역(難波駅)이 있어 이동하기도 참 편했으나 문제는 난카이선이 아닌 한신선을 타야 해서 거의 15분은 걸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한신선을 타고 30~40분 정도 가면 바로 코시엔역(甲子園駅)에 도착한다. 분위기가 마치 도시이긴 하나 약간 외곽에 있는 도시같은 느낌, 약간 시골스러운 느낌도 나고... ㅋㅋㅋㅋㅋ 아무튼 코시엔역에 다다르니 정말 한신 유니폼을 입은 사람 천지에 유니폼 파는 곳도 어찌나 많은지 모르겠다.

 

 

 

 

<코시엔역 주변...>

 

 

 

<코시엔역에서 야구장 가는 방향에 바로 이 상징이 환영 인사를 해주고 있다.>

 

 

 

이 날 또 사건이 있었던 것이 난 야구장 근처에 가면 티켓 발권을 받을 수 있는 편의점이 있을지 알았다. 그래서 가서 발권해야지 이러고 있었는데 해당 편의점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 그래서 이거 어찌해야 하나, 경기 못 보고 가는 거 아닌가 얼마나 불안했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매표소 직원한테도 물어봤으나 여기서는 발권받을 수 없고 편의점에 가서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지... ㅡ,.ㅡ

정말 얼마나 당황했는지... 하지만 또 내가 누구인가, 일단 택시승강장 쪽으로 가서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아이패드랑 티켓확인서 출력해온 것을 보여주며 손짓발짓해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편의점에 가달라고 이야기했다. 몇 번 시행 착오를 거쳐 아저씨도 이해하셨는지 편의점에 내려주셨고, 거기서도 파트타임 직원의 도움을 받아 티켓을 출력할 수 있었다.

티켓이 딱 나오는 순간 얼마나 감격했는지 정말 그 기분은 이루 설명할 수가... 하아;;;;;;

 

게다가 야구장에서 편의점까지 택시비가 꽤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택시 기사분이 왕복 비용은 안 받으시고, 편도 비용만 받으셔서 또 어찌나 고마웠던지 모르겠다. 역시 난 외국에 나가야 복이 있나보다... 흠흠;;;;

 

아무튼 다행히 숙소에서 일찍 나왔는지 이 모든 과정을 거쳤는데도 경기가 1시간 정도 남아 용품매장으로 들어갔다.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 힘들었지만 기아팬 친구들이 생각이 나서 그녀들을 위한 선물을 좀 고르고, 내꺼도 좀 사면서 열심히 촬영했다.

 

 

 

 

 

 

 

<용품매장...>

 

 

 

경기 시작 30분 전 정도가 되어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시엔 구장에 입장하였다. 도쿄돔은 그닥 좋다는 생각이 안 들었으나 코시엔 구장에 들어서는 순간, 야구장다운 야구장은 바로 이 곳이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규모 자체가 일단 우리나라 야구장과 비교가 안되고, 잔디도 푸르른 것이 상당히 좋아 보였으며 관중석도 아마 5만석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거대하다는 느낌이 가득하다.

 

물론 그렇다고 단점이 없었던 건 아니었던 것이 관중석 의자 너무 불편하다. 물론 내가 일본어로 회원 가입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 좋은 자리의 티켓을 예매할 수는 없었던 것도 있지만 그래도 내야석인데 좌석이 뒤에 기대는 곳도 없고, 의자도 딱딱하고 게다가 공간도 무지 좁아서 엄청 답답했다.

야구장 자체는 좋은데 관중석에서 좀 실망했다고 해야 할라나... 다시 갈 일은 없겠지만 다시 가게 되면 무조건 좋은 자리로 예매해야 할 듯...

 

 

 

 

 

 

<코시엔 구장 모습들... 진짜 멋지지만 관중석 좀...;;>

 

 

 

아무튼 허기가 좀 지는 터라 치킨과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자리에 들어갔다. 치킨은 뭐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 별다른 바는 없었는데 아이스크림은 앞 자리 쪽으로 떨어뜨리는 바람에 먹을 수가 없었다. 그냥 호랑이 모양의 바라는 것만 사진으로 찍어놨을 뿐... ㅜㅡ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한신 유니폼 보고 깜놀;;;; 원래 유니폼이 저게 아니라는 건 알지만 저건 좀 많이 심한 것 같다. 저 유니폼 디자인 대체 누가 한건가요...  아무튼 그래도 NPB는 KBO보다 개개인들 실력과 수준이 높은 것이 사실이니까 그런 수준 높은 경기를 기대하며 경기를 지켜봤으나 한신은 야수들 에러 작렬에 투수들 공은 날리면서 무너지고, 오릭스는 그 기회를 잡아 대량 득점에 성공하고 참 싱거운 경기였다.

 

그러면서 우리 승짱은 멀티히트를 오랜만에 기록하셨다던데 내가 일본야구를 잘 안봐서 이렇게 심각하게 안좋은지는 몰랐었다. 이 날이 오랜만에 친 멀티 히트 경기였다니......

 

 

 

<후라이드 치킨... 혼자 먹기 딱 좋은 양이었음... 내가 대식가라서 그런가...;;;>

 

 

 

<한신 마스코트를 본 떠 만든 아이스크림...>

 

 

 

<이 날 한신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 무슨 꿀벌도 아니고.. ㅡ.ㅡ;;;>

 

 

 

 

<이승엽 경기 모습>

 

 

 

이 날 오릭스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가네코였다. 에이스인지는 몰랐는데 이런저런 정보 찾아보다 보니 이 선수가 시즌 초에 1선발로 점찍어놓은 선수였다고 하니까...... NPB에는 센트럴 리그와 퍼시픽 리그로 나눠지는데 센트럴 리그는 지명타자제도를 두지 않고 있어서(MLB National league 처럼) 투수들이 타석에 들어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터리그 경기라 그런지 오릭스는 퍼시픽 리그에 속해 있지만 홈팀이었던 한신이 센트럴리그에 속해 있어서 홈팀에 맞춰 경기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날 가네코가 타석에 들어선 모습도 봤는데 역시 번트 아니면 그냥 삼진이었던 걸로.. ㅋㅋㅋㅋㅋ

 

그리고 오릭스에서 최고로 인기가 있는 분이 오카다 이 선수인 것 같다. 나도 이 사람 이름은 많이 들어본 거 같은데 국대로도 몇 번 나왔었던 건가...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가 경기 후반쯤에 1루수로 들어왔었는데 이 날 홈런 치고 2루타 치고 아주 날아다니셨다.

 

한신에도 조지마 켄지라고 작년까지였던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유명하나 선수가 있다. 이 선수가 아마 WBC 때도 일본 국대로 나오긴 했을텐데 그때 본 기억이 있어서 이 이름보고 웬지 모르게 반가웠다. 그나저나 MLB에서 언제 방출된건가......

 

 

 

<선발투수 가네코의 투구 모습...>

 

 

 

<오카다 타석에서...>

 

 

 

<한신 포수 조지마... 역시 카리스마 있는 표정...>

 

 

 

오릭스 홈구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같은 오사카 내에 있어서 그런지 오릭스의 마스코트도 왔다. 오릭스 응원단이 외야에서 열심히 깃발을 흔들어대며 응원하고 있어서 그 모습도 멋있었는데 마스코트 완전히 맘에 든다. 얘네는 진짜 캐릭터는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 같은 게 너무 이쁘게 잘 만들어내는 것 같다. 얘네가 제비일텐데 제비계의 훈남, 훈녀가 아닐까 싶은 정도......

 

그리고 일본 야구가 그나마 맘에 드는 것이 있다면 응원단을 외야로 뺀 것이다. 아마 우리 나라도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현재는 아직 라이트한 팬들이 많아서 그런지 응원석이 너무 좋은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응원석 외야로 뺐을 때 참 좋았었는데......

그래서 난 우리나라에서는 테이블석이나 익사이팅존밖에 안 가는 거임!!! 제발 응원하실 분들은 응원지정석에 앉으시고 테이블석이나 익사이팅존에는 오시지 않았으면... ㅜㅡ

 

한신 홈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인 거 같은데 경기 중간에 저렇게 길게 분 풍선들을 팬들이 일제히 모두 하늘로 날린다. 물론 풍선이 크기도 하고 무거워서 나중에 다 땅으로 내려앉고 그라운드로도 들어가고 하지만 그래도 풍선 자체가 커서 치우는 데는 크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이 풍선들도 돈 주고 사는 것 같던데 아마 그 가격 안에 청소 비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오릭스 마스코트>

 

 

 

<오릭스 응원단>

 

 

 

 

<광각렌즈로 바꾸기 귀찮아서 아이패드로 찍었더니만 맛이 잘 안 나네>

 

 

 

NPB가 심각한 투고타저라고 하더니만 이 날만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에러를 빌미로 한 점수도 있었지만 한신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볼이 좋지 않았으니까...... 경기는 오릭스의 대승으로 끝이 나고, 선발투수였던 가네코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외야석으로 갔다.

일본 애들 완전히 시크한지 알았는데 팬들한테 잘해주나 보네.. ㅋㅋㅋ

 

 

 

<코시엔구장 전광판 그리고 이 날의 스코어>

 

 

 

<오릭스 선발승을 거둔 가네코>

 

 

 

<코시엔 구장에서의 인증 샷~~>

 

 

 

경기가 끝나고 그래도 오사카의 번화가인 도톤보리는 한바퀴 돌고 오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바로 다시 난바역으로 향했다. 사실 번화가 간다고쳐도 내가 술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그닥 할 건 없어서 저녁이나 해결하고 들어가기로 해서 윙버스에서 찾은 라멘집을 찾아갔다. 자판기로 메뉴를 뽑아 그 종이를 갖다주면 음식을 내어주는데 난 주먹밥과 김치라멘을 시켰다. 한국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한글로도 많이 쓰여 있었다.

역시 일본 라멘은 매운 거 아니면 좀 느끼하긴 한 것 같다. 그래서 김치 라멘을 시켰던 것...... 뭐 그래도 먹을만은 했음!!

 

 

 

<라멘집>

 

 

 

<김치 라멘>

 

 

 

<주먹밥>

 

 

원래는 친구들한테 살 선물 좀 사고, 내가 사용할 도시락통도 사오려고 했는데 막상 돌아보니 살 것이 거의 없었다. 내 도시락통도 겨우 산 정도고...

친구 아들이 좋아하는 로봇이 있다는데 완구점 자체를 아예 못 보기도 했고 말이다.

이렇게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갔다. 아마 다음에도 쿄세라 돔 때문에 다시 한번 가기는 할 것이고, 생각보다 크게 재미있는 여행은 아니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여행 마지막 날은 기분이 다운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야구장 투어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의미있는 여행이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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