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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s Diary/Diary Book

[984일째(984th day...)] My Medical Story (2)

by ♥Elen_Mir 2018. 8. 31.








올해만 병원비로 얼마를 쓰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연말 정산 때 소득공제 신청하면 소득세 전액 공제도 가능할지 모를만큼 참 많은 비용이 나간 거 같은데 그보다도 난 의료실비보험이 있어서 보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게 다행인 것 같다. 역시 암보험이니 종신보험이니 그런 보험은 쓸데없어도 의료실비만큼은 건강할 때 들어두는 게 아주 좋아보인다. 어릴 때야 별로 아픈데가 없으니 돈이 아까울 수는 있는데 이렇게 나이 들어가면서 어딘가 아프기 시작하면 연쇄 작용으로 다른 곳도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어쨌든 지난 5월 이후 또 다시 나의 메디컬 스토리는 멈출 생각을 안하고 있다. 



갑자기 생리주기가 길어졌고, 이게 2개월 연속으로 그런데다 더워지고 난 이후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기 시작해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일단 피부과를 먼저 찾았다. 선천적으로 원래 모발은 가늘고 힘이 없는 편이라 두피 스캔했을 때 이런 부분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긴 했다. 더워지면서 지루성 두피염도 생겼다고 하고... 사실 육안으로는 눈에 띄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텐데 머리감고 난 후 또는 빗질한 이후 직접 빠진 모발들을 보는 나에게는 이게 좀 예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라 2주 정도 지난 후 바로 병원을 찾았던 것이다. 참, 예민하기도 하지!!!


그나마 다행인 건 모발이 가늘어서 그런거지 머리숱 자체가 적지는 않다고 한다. 지금부터 관리 잘해주고, 치료 계속 꾸준히 받으면 나아질 것이라 본다.




문제는 생리주기일텐데 평소부터 내 호르몬이 뭔가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그래도 생리 주기는 일정했고, 생리통 약간 심한 것과 변비 있는 거 뺴고는 크게 이상한 건 없었어서 그냥 별 일 아니겠거니 지내다가 지난 4월말부터 생긴 어지럼증으로 인해 그때부터 뭔가 불안감이 짙어진 것 같긴 하다. 사실 어지럼증도 지금은 거의 없어서(물론 약간 경미한 어지럼증 정도는 왔다갔다한다.) 그냥 지나가려고 했으나, 생리주기가 이렇게 길어진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그것도 2개월 연속으로) 소화기 내과를 찾은 김에 같이 산부인과 진료도 본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자궁 초음파 검사도 받아봤고, 호르몬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과 소변 검사를 지난 주에 받았다. 일주일 정도 후인 어제 결과를 들었는데 다른 호르몬은 다 정상이나, 프로락틴(유즙분비 호르몬)이 좀 많이 높다고 신경외과를 연결시켜 주더라. 그렇게 크지는 않아도 종합병원이 집 근처에 있어서 몸이 이상하면 항상 여길 찾곤 하는데 진짜 이럴 때 보면 종합병원 가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다른 병원으로 이동할 것 없이 바로 다른 과로 가면 되니까...


프로락틴을 높게 하는 질병 중에 가장 심각한 게 뇌하수체 선종(경미한 뇌종양)과 갑상선 기능항진증이고, 그 외에 가장 확률 높은 원인이 약물, 그 다음이 스트레스라고 한다. 만약 안좋은 종양이었으면 5월에 찍었던 뇌혈관CT에서도 보인다는데 전혀 보인 건 없었다. 그래도 작은 종양이라도 있을지 모르니 그 원인을 제대로 알기 위해 오늘 MRI를 찍어봤는데 다행히 이건 이상이 없었다. 물론 MRI도 1mm 정도의 아주 작은 종양은 볼 수 없다고 의사가 그러긴 하던데 만약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어도 약물로 충분히 작아지거나 없어지게 할 순 있다고 한다. 갑상선 호르몬은 호르몬 검사에서 이상 없는 걸로 이미 나왔고......



그리고 사실 이 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으니 불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는 한다. 뭐 근데 이미 내 나이가...... 솔직히 결혼 생각도 없지만 혹시나 결혼을 한다고 해도 이미 나이때문에 임신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뭐 이 부분은 별로 신경 안 쓴다. 뭐 결혼해서 임신 되어도 현실적으로 아이를 양육할 국내외 환경이나 앞으로 펼쳐질 지구 환경을 생각하면 솔직히 아이를 낳는 게 그 아이한테 미안한 일이 되는지라 더 신경이 안 쓰이는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치료가 필요하면 치료는 할 것이다. 혹시나 모를 미래의 남편에게 미안할 일은 하면 안되니까?! 

실제 50대 이후에는 가임기가 아니라서 이 부분 치료를 모두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골다공증이 생기는 게 좀 문제기는 하다지만...




그래서 오늘은 MRI 결과를 들은 후 바로 내분비 내과로 가야했다. 의사와 요즘 먹은 약물들을 다 상담하는데 사실 주기적으로 위장약을 먹긴 했어도 약을 지속적으로 오래 먹은 것도 아니고, 검사할 당시 먹은 약도 없었어서 실제로 무엇이 프로락틴을 높였는지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 수면장애때문에 신경안정제 약을 9일 정도 먹은 적은 있는데 이 또한 기간이 맞지 않다고 하고... 

현재 먹고 있는 위장약을 일단 한달동안 끊고, 그 이후에 다시 재검사 받기로 했다. 그 때도 프로락틴 수치가 안 떨어지면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하더라... 


뭐 그래도 걱정은 안하기로 했다. 뭐 안 떨어지면 약 먹으면 되는 거고, 뇌하수체 선종 아닌 게 어디냐면서!!! 뭐 이것도 요즘엔 수술 방법 간단해서 힘든 건 없다지만 일단 돈이 많이 나가니까 이 부분 생각하면 더 다행인 것 같다. 더더군다나 요즘 보험사들 뇌종양도 심각한 거 아니면 보상 안해준다고 하니까......





친구는 나에게 너무 예민하다고 좀 마음을 내려 놓으라고 항상 이야기를 했었는데 미르가 어떤 고통을 받다가 세상을 떠난건지 간호하면서 직접 지켜본 이후 그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어서 그게 마음처럼 잘 안되는 것 같다. 진짜 예전에 다른 친구 말대로 미리 정신건강과 치료를 받았어야 했을까... 원래부터 불안장애가 있었다고 해도 미르가 떠난 이후부터 약간 더 심해진 건 맞는 거 같으니까...... 하긴 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우리나라는 아직 펫로스 증후군에 대한 치료가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 따로 받지는 못했을 듯 싶다. 외국에 살면 받았었겠지만......


반면, 그 예민함이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경미한 질병들을 거의 다 발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거 같다. 내 이성보다 내 몸이 그걸 더 빨리 알아차리는 거 같다. 실제 뭔가 고통이 수반되지 않고는 나도 어디가 안 좋은지는 잘 모르는데 몸이 뭔가 이상하다고 내 뇌에 신호를 보내주는 것을 보면 난 아마도 나중에 어딘가 좀 심각하게 아파도 치료가 가능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을 것이다. 


건강 염려증도 안 좋지만 뭔가 몸이 보내는 신호가 심상치 않고, 지속적으로 느껴지면 병원을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마냥 참으면 분명 큰 병이 될 거고, 치료비는 훨씬 더 많이 들어갈 것이다. 



물론 사람의 수명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고통의 시간을 가급적이면 줄이는 것이 사는 날까지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인 듯 싶다. 이제 조금 있으면 생일인데 생일을 기점으로 어릴 때처럼 그 때 건강 상태로 다시 돌아갈 순 없더라도 앞으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위염이나 식도염 외에 다른 부분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염이야 스스로 잘 관리하면 되니까 별 문제가 안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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